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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7연승'과 '올림픽 5연패'가 맞붙는다면? 레슬링 GOAT는 누구일까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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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포츠+] 카렐린 vs 로페스, 누가 더 강할까
권종오 별별스포츠+ 썸네일
 

세계 스포츠사를 수놓았던 명승부와 사건, 인물, 교훈까지 별의별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별별스포츠+', 역사와 정치마저 아우르는 맥락 있는 스포츠 이야기까지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8월에 막을 내린 파리 올림픽에서 불멸의 업적을 세운 스타가 있습니다. 바로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최중량급(130kg급)에 출전한 쿠바의 미하인 로페스 선수입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2020 도쿄, 그리고 이번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무려 5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단일 종목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것입니다.

로페스는 도쿄 올림픽 이후 은퇴를 선언했다가 파리 올림픽에서 새 역사를 쓰겠다며 현역에 복귀해 불혹을 훌쩍 넘긴 42살의 나이에 대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원조 레슬링 전설' 카렐린

권종오 별별스포츠+
세계 레슬링계에는 로페스에 앞서 '원조 전설'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카렐린입니다. 오랫동안 그레코로만형 최중량급의 최강자였습니다. 카렐린은 1967년생으로 로페스보다 15살 위로 정말 경이로운 선수였습니다.

그의 별명은 '영장류 최강'. 그가 얼마나 강한 선수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별명이었습니다. 1987년 20살 때 한 번 패배한 이후 2000년까지 13년 동안 무려 887연승. 1987년부터 은퇴 무대였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까지 통산 전적이 경이적인 887승 2패였습니다.

카렐린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당시 21살로 소련 선수단의 개회식 기수를 맡았습니다. 서울에서 그는 5전 전승으로 우승했는데 압도적인 기량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각인시켰습니다. 결승에서 불가리아의 게로프스키를 5대 3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는데 이 경기에서 3실점 한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까지 무려 12년 동안 단 1실점. 1993년부터는 7년간 무실점 행진을 질주했습니다.

키 192cm, 몸무게 130kg. 골리앗을 연상시키는 카렐린 앞에 서면 상대 선수는 주눅이 들어 힘 한번 못 쓰고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주무기는 일명 '카렐린 리프트'로 불리는 '안아 넘기기'(상대 엉덩이를 손으로 감싸 뒤로 넘기는 기술)이었습니다.

권종오 별별스포츠+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카렐린의 전성기가 활짝 열렸습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석권하며 3연패. 특히,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5경기 중 4경기에서 폴승을 거뒀습니다. 세계선수권은 1989년부터 1999년 대회까지 9번 우승. 유럽선수권은 1988년부터 2000년까지 12회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어깨 수술 이후 출전했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는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미국의 매트 가파리를 결승에서 1대 0으로 누르고 우승했습니다. 당시 카렐린은 어깨 수술 여파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고 갈비뼈까지 다쳐 결승에서는 한 손만 사용하며 경기에 나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파리는 내심 승리를 기대했지만 카렐린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가파리는 동시대에 활약한 카렐린 때문에 비운을 겪어야 했습니다. 미국 국내 선수권에서 7차례나 우승하며 미국에서는 독보적인 1인자였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카렐린의 벽에 번번이 막혔습니다. 카렐린과 상대 전적 23전 전패. 그래서 메이저 대회 우승 한 번 없이 올림픽 은메달 1개, 세계선수권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머물렀습니다. 얼마나 벽을 느꼈는지 가파리가 남긴 유명한 명언은 이것이었습니다.

"카렐린을 이기려면 고릴라에게 레슬링을 가르쳐라."
 

'카렐린 천하' 막 내리게 한 미국 목축업자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때도 대회를 앞두고 카렐린의 우승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결승까지는 순항했습니다. 그런데 결승에서 올림픽 역사상 최대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결승 상대는 미국의 룰론 가드너. 카렐린은 3년 전이었던 1997년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가드너에게 5대 0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금메달이 유력한 상황이었습니다.

권종오 별별스포츠+
카렐린은 2피리어드 스탠딩 상황에서 먼저 그립을 풀고 다시 잡았는데 이게 반칙으로 인정돼 벌점 1점을 받았습니다. 개정된 규정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이후 가드너는 카렐린의 공세를 끝까지 버텨내 1대 0 승리하며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마지막 4초를 남기고는 카렐린도 패배를 받아들이고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카렐린으로서는 1987년 이후 무려 13년, 888전 만의 뼈아픈 패배이었습니다. 이 대회 이후 카렐린은 33살의 나이에 은퇴한 뒤 정계에 진출했습니다. 거함 카렐린을 침몰시킨 가드너의 이력이 독특했는데 그는 미국 와이오밍주 출신 목축업자로 소와 레슬링하는 것이 취미였고, 이를 통해 엄청난 힘을 키웠습니다.
 

'올림픽 5연패 신화' 로페스

권종오 별별스포츠+
쿠바의 미하인 로페스는 1982년생으로 카렐린보다 15살 어렸습니다. 키 196cm, 몸무게 130kg으로 키는 카렐린보다 4cm 정도 컸습니다. 첫 올림픽 출전은 2004년 아테네 대회였는데 이때는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2005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는데 올림픽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카렐린을 능가합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2020 도쿄, 그리고 이번 2024 파리 올림픽까지 무려 5연패를 달성하며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단일 종목 5연패라는 신화를 썼습니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전 경기 무실점으로 우승했고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4경기에서 20득점 2실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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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1차전에서 우리나라의 이승찬 선수를 7대 0으로 물리쳤고, 결승에서는 칠레의 야스마니 아코스타(36세)를 6대 0으로 누르고 우승했습니다. 아코스타는 원래 쿠바 태생으로 로페스의 훈련 파트너를 9년 동안 한 선수로 로페스의 벽에 막혀 국가대표의 기회를 얻지 못하자 칠레로 귀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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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스는 파리 올림픽 우승 직후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매트에 입을 맞춘 뒤 레슬링화를 벗어 매트 위에 올려놓고 관중의 기립 박수 속에 퇴장하며 완전한 은퇴를 알렸습니다. 로페스는 세계선수권에서는 5회 우승(2005년, 2007년, 2009년, 2010년, 2014년)과 3회 준우승(2006년, 2011년, 2015년)을 차지했습니다.
 

카렐린 vs 로페스 누가 더 강한가?

로페스가 올림픽 5연패 위업을 달성하자 이른바 'GOAT'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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