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 침체 속에 문을 닫는 가게들은 늘고, 새로 가게를 시작하겠다는 사람들은 줄고 있습니다. 예비 창업자들이 중고 물품을 사기 위해 찾던 주방가구 거리의 분위기도 가라앉았습니다.
그 현장을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황학동 주방가구 거리에서 30년간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켜온 이 가게.
폐업 자영업자에게 사들인 중고 주방용품, 각종 집기를 되팔아 왔는데, 올 들어 중고 물품 매입량을 절반 이하로 줄였습니다.
사러 오는 예비 창업자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신택상/주방가구거리 상인 : 이제 안 팔리고 묵은 재고 같은 거 다 갖다 버리는 거예요. 계속 (가게를) 여는 분들이 와야지 저희도 경기가 살아나는데 그만큼 줄어드니까 저희까지도 다 죽겠는 거죠, 다들.]
인근 가게들도 창고에 중고 제품 재고가 가득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A 씨/주방가구거리 상인 : 옛날에 (손님이) 10명 나오는 것 같으면 지금은 한 명, 두 명 나올까 말까 해요. 창고가 꽉 차서 나가지 않으니까 재고도 (보관에) 한계가 있는 거죠.]
주방거리 곳곳을 돌아봤습니다.
최근 문을 닫은 가게, 몇 달째 임대가 나가지 않아 비어있는 곳, 창고로 쓰이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때에도 130명 가까이 되던 황학동 상인회 회원들은 현재 80여 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폐업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는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데, 장사에 뛰어드는 경우 또한 확연히 줄어, 올 상반기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 2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폐업 음식점주 : 재룟값도 다 오르고…. 내 음식값은 10%로 올렸는데 다른 거는 40%, 50%가 올랐어요. (마진이) 안 남아, 안 남아요. 이게 결국 무너지게 돼 있어요. (자영업은) 지금은 하면 안 되죠. 지금은 하면 안 되죠.]
이른바 '땡처리 중고 시장'에도 닥친 불황, 한계상황에 다다른 자영업 침체의 한 단면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박초롱, VJ : 김 건)
'중고 주방거리'까지 닥친 불황…줄줄이 폐업
입력 2024.10.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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