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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찐리뷰] "100조 비트코인 들고 사라졌다"…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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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찐리뷰] "100조 비트코인 들고 사라졌다"…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10일 방송된 '비밀의 창시자-비트코인이 처음 생기던 그날'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방송인 서동주, 가수 영탁, 개그맨 장동민이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극과 극의 평가 비트코인

만약 딱 15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 그때의 내게 5초간 말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말을 해줄 거 같아? 아파트를 사라? 주식을 사라? 이런 말을 해줄 수 있겠지. 그런데 요새는 무조건 '이걸' 사라고 할 거 같아. 뭘까? 바로 '비트코인'.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바로 이 비트코인이야.

혹시 비트코인 해? 해봤다면, 잃었니? 벌었니? 안 해봤다면, 해보려고 생각한 적은 있어? 주변에서 한다는 사람 본 적은 있고? 여기, 아까 그 과거로 돌아가는 일을 실제로 겪었을 것 같은 가족이 있어.
꼬꼬무 찐리뷰

네덜란드에 사는 '디디 타이후투'의 가족이야. 때는 2016년, 디디는 뭐에 홀린 것처럼 70평 규모의 집, 자동차 3대, 귀금속, 심지어 애들 장난감까지 팔 수 있는 모든 재산은 다 팔았어. 그리고 그 돈으로 몽땅 비트코인을 샀어. 주변 사람들은 다 미쳤다고 했지. 2016년 당시 비트코인 1개 당 가격은 한화로 98만 원이었어. 근데 지금은 얼마인 줄 알아? 약 7,800만 원(이하 '꼬꼬무'가 녹화됐던 지난 8월 기준의 비트코인)이야. 거의 80배가 올랐어. 디디 가족의 인생은 완전 역전됐지. 5년 동안 전 세계를 여행 다니다가, 지금은 포르투갈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져. 우리나라에도 인생이 뒤바뀐 사람이 있어.
꼬꼬무 찐리뷰

"제가 2000년도에 인터넷 신문사를 창업했었습니다. 제가 처음 (비트코인을) 사기 시작한 게 한 이백몇십만 원부터 샀어요. 2017년 말에 비트코인이 개당 2,000만 원 정도 했을 때, 한 10배가량 오른 거거든요. 그때 가지고 있던 비트코인을 팔아서, 암호화폐 전문 매체를 창간했습니다."
-최창환, 'ㅂ'미디어 대표
꼬꼬무 찐리뷰

"전 힙합 댄스크루 뱅크 투 브라더스의 멤버이며, 암호화폐를 8년 차 투자 중인 이웅휴입니다. 투자로 인한 수익이 여기(위) 있다고 치면, 댄서로 활동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한 여기(아래) 있고요. 유튜브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저 아래 있어요. 투자를 하면서 자산이 점점 불어나는 거를 제가 스스로 느꼈고 그로 인해서 암호화폐에 빠지게 된 것도 있는 거 같아요."
-이웅휴, 8년 차 암호화폐 투자자

웅휴 씨는 처음 투자를 한 그날 이후, 비트코인에 푹 빠져 산대. 일부러 지구 반대편 남미 엘살바도르까지 다녀올 정도로. 2021년,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을 국가 법정화폐로 지정했거든. 웅휴 씨는 그 소식을 듣고 무작정 떠났대. 거기서 웅휴 씨는 일상에서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걸 경험했어.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단적이야.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하게도 하고, 크게 좌절하게도 해. '미래의 혁신적인 화폐'라는 칭호부터, '디지털 쓰레기'라는 극단적인 평가까지 있어. 현재 보유한 사람만 전 세계에 4억 명인 비트코인. 넌 어떻게 생각해?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비트코인이 첫 발행한 그날로 가 볼게.

▲ 비트코인이 처음 생기던 그날

비트코인의 첫 발행 날짜는,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땐, 분위기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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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는 사실은 그렇게 논문상으로 아주 특이하진 않았습니다. 기술적으로 '야 이거 대단한데?'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얘기예요. 그래서 발표된 논문 중에 어떤 게 있냐 하면, '비트코인이 과거에 발표됐다가 사장됐던 잊혔던 암호기술들을 전부 다 무덤에서 다시 불러 깨웠다', 이런 글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은 아마 몰랐을 거예요."
-김승주 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다던 비트코인. 그때로부터 15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서 지금 이렇게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걸까? 전 세계에 있는 비트코인을 다 합치면, 현재 금액 기준으로 약 1,546조 원이라 해.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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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자산들의 시가 총액이야. 부동의 1위는, 금. 그리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세계 유명 기업들의 주가 총액이 그 뒤를 이어. 쭉 가다가 8등이 은이고 10등이 바로, 비트코인이야. 금과 은은 오래전부터 귀했던 광물이고, 세계 최고 회사들의 주가는 여러 사람들이 만들어낸 가치야. 그런데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은, 단 한 사람이야. 바로 이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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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사토시 나카모토. 국적은 일본. 나이는 49살. 근데 사실, 이 모든 건 다 확인되지 않았어. 국적, 성별, 나이, 심지어 이름까지 모두 본인의 주장일 뿐이야. 사토시가 누군지 아무도 몰라. 사토시는 온라인에서만 활동할 뿐, 지금껏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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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 10월 3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비트코인 백서'를 발표했어. 비트코인은 이런 원리로 작동된다는 계획, 설계서 같은 거야. 그리고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을 처음 발행했어. 지금까지 발행된 비트코인은 약 1,970만 개야. 이 중 사토시가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비트코인 개수는, 약 110만 개야. 이걸 원화로 환산하면, 2024년 최고가 기준 대략 100조 원쯤 돼. 이 어마어마한 금액을 사토시 단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거야.

근데 2010년 말, 사토시 나카모토가 돌연 사라져. 100조 원이라는 돈을 놔두고,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정체불명의 사나이, 사토시 나카모토. 이 사람이 바로,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야. 과연 사토시 나카모토는 누굴까? 사람들은 그를 찾기 시작했어. 그리고 사토시라고 여겨지는 유력한 후보들이 언급돼.

▲ 첫 번째 후보, CIA

먼저 사람들이 사토시 나카모토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곳, 바로 여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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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인텔리전스 에이전시. 줄여서 CIA. 미국 중앙정보국이야. CIA와 사토시 나카모토,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먼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에 숨겨진 비밀이 있대.

사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은 일본인 입장에서 보면 좀 이상하대. 일본에선 보통 '사토시'는 이름에, '나카모토'는 성씨로 쓴대. 그럼 '나카모토 사토시'가 좀 더 자연스러운 일본식 이름인 셈이지. 그리고 이 '나카모토 사토시' 이름을 한 번 자세히 봐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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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모토 사토시(한글)
Nakamoto Satoshi(영어)
なかもと さとし(일본어)
中本 哲史(한자)

나카모토 사토시의 한글, 영어, 일본어, 그리고 한자 표기야. 이름에 특이한 점이 보여? '나카'의 뜻은 '중앙'이야. 그리고 '사토시'의 뜻은 '지혜, 아는 것' 바꿔 말하면 '정보'야. 자, 두 개의 뜻을 합쳐봐. 뭐가 돼? 중앙 정보! CIA는? 중앙정보국이잖아. 좀 그럴 싸 하지?

그리고 CIA는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이잖아.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대.

"CIA가 사토시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긴밀한 관계가 있거나, 정체를 숨겨주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이 CIA에 사토시 신원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했어. 그러자 CIA는 이렇게 답했어.

"요청을 거부합니다. 요청된 문서의 존재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 본국의 입장입니다."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는 거야. 어때? 좀 이상하지?

▲ 두 번째 후보, 일론 머스크

두 번째 후보 역시, 깜짝 놀랄 만한 인물이야. 사토시가 가진 재산이 100조 정도라고 했잖아. 그런데 그런 비트코인을 아직 하나도 현금화하지 않았어. 그대로 비트코인으로 남아있는 거야. 그럼 그 돈을 쓸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는 거잖아. 사토시 나카모토로 의심받는 두 번째 후보, 바로 이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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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그도 사토시 나카모토 후보 중 한 사람이야. 그 의혹의 시작은, 어떤 블로그에 올라온 글 때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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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개발했을 것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스페이스X의 전 직원이었던 '사힐 굽타'. 일종의 내부 폭로인 셈이라, 이 글은 순식간에 주목을 받게 됐어. 사힐 굽타의 주장에 따르면, 사토시 나카모토는 경제학과 암호학에 능통한 사람 같은데, 일론 머스크가 딱 그렇다는 거야. 또 비트코인 시스템에 쓰이는 특정 프로그래밍 코드가 있는데, 일론 머스크가 직원들에게 그 코드를 사용하라고 자꾸 고집한다는 거야. 게다가 사토시가 쓰는 표현과, 일론 머스크가 평소에 쓰는 표현들과 유사점이 많다는 주장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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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온라인 지불 시스템 회사 '페이팔'의 홈페이지야. 거기 첫 줄을 봐. 그리고 아래 사토시가 쓴 '비트코인 백서'인데, 제목을 봐. 두 글에 똑같이 'Peer-to-Peer'란 표현이 쓰였어. '개인 대 개인'이란 뜻인데, 이건 그 당시엔 많이 쓰지 않았던 표현이라고 해.

자신을 사토시라고 의심하는 눈초리 속에, 일론 머스크는 SNS에 이런 사진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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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도시바, 나카미치, 모토로라. 세계적인 기업들의 이름이야. 이 기업명의 앞 글자들만 따서 읽어봐. 뭐가 돼? '사, 토시, 나카, 모토'. 일론 머스크는 갑자기 왜 이런 사진을 올린 걸까? 뭘 말하고 싶었길래?

게다가 일론 머스크는 2021년에 이런 말을 해서 난리가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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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제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한 마디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6,300만 원에서 8,000만 원까지 올랐어. 그리고 불과 두 달 뒤, 일론 머스크가 다시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결제를 중단한다'고 하자, 3,600만 원까지 급락하기도 했지.

누군가의 말 한마디 때문에, 시세가 요동을 쳐. 그걸 노린 사람은,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어. 사람들의 의혹은 커져갈 수밖에 없지. 쏟아지는 의혹에 결국 일론 머스크가 입을 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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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트코인에 왜 진작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
"비트코인 초기에 참여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쨌든, 본인은 사토시가 아니란 말이야. 어때? CIA와 일론 머스크, 사토시일 가능성이 있어 보여? 아직 모르겠어? 그럼 사토시 나카모토는 어떤 사람일까. 이걸 알려면, 그가 남긴 과거의 행적들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어.

▲ 사이퍼 펑크

처음 사토시 나카모토가 활동한 곳은, '크립토그래피 메일링리스트'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야. 거긴 '사이퍼펑크'가 활동하는 공간이야. '사이퍼'는 '암호'를, '펑크'는 '기존 체계에 대한 반발'을 뜻해. 한국에서 '사이퍼펑크'로 활동하는 한 분을 '꼬꼬무'가 직접 만나 봤어.
꼬꼬무 찐리뷰

"사이퍼펑크의 모토가 '약자에겐 프라이버시를 강자에겐 투명성을'인데요. 사이퍼펑크들은 '기술은 발달했지만, 사람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기술 또한 발달하고 있다' '이런 걸 고쳐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고요. 계속 암호학적 기술을 개발하면서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전 그런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요. 위대한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1분 비트코인, 비트코인 교육 유튜버
꼬꼬무 찐리뷰

"저도 사실은 사이퍼펑크 정신 때문에 암호를 공부한 거고, 사이퍼펑크를 공부하다 보면 무정부 주의자 비슷해집니다. '거대 글로벌기업은 믿을 수 없고 정부는 더더욱 믿을 수 없고 이제는 금융기관도 믿을 수 없다' 이런 식이니까."
-김승주 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사이퍼펑크는 '정부와 대기업 등 거대한 집단이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개인을 감시, 통제하고 있으니, 암호 보안 기술을 이용해 스스로를 지키자'는 운동이야. 사토시 나카모토도 바로 이 사이퍼펑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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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프라이버시가 (휴대폰의) 마이크나 무언가로 계속 감시를 당하고 통제를 당하는 그런 사례 거든요. 그런 것에 대해서 불쾌하다고 생각을 하면, 비트코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거예요. 익명의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는 게 사토시의 목표였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의 핵심은 탈중앙성에 있고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1분 비트코인, 비트코인 교육 유튜버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백서'를 올린 이 공간도 상당히 의미심장하지만, 백서를 올린 타이밍에도 힌트가 있어. 비트코인 백서를 처음 공개한 건, 2008년이야. 그때 아주 어마어마한 일이 있었거든.

"비트코인이 나온 2008년이라는 시기가 굉장히 특이한 시기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2008년에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났고, 그래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벌어졌거든요."
-김승주 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당시 미국에서 4번째로 큰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을 했어. 그 영향으로 기업들이 연달아 망하면서 최악의 금융위기가 닥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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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라더스 파산과 더불어 닥친 전 세계적인 공황이 있었고, 그때는 한국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에 미국으로 쫓아가서, 미 연준하고 중앙은행 간 통화스왑을 성공리에 체결하는 것이 저희 금융계와 한국은행의 가장 큰 숙제였었고요. 한 1년 정도, 그렇게 계속 긴장감 속에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차현진, 전 한국은행 국장

리먼브라더스는 왜 파산했을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이야. '서브프라임'은 대출을 갚을 능력이 부족한 저소득 계층을 의미해. '모기지'는 주택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야. 그럼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대출을 갚을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집만 담보로 있다면 대출을 마구 남발하는 거야. 은행은 대출 채권으로 또 다른 상품을 만들어 다른 투자은행에 팔았어. 이 상황에서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니, 대폭락 하는 거야. 그리고 이 파생상품에 투자한 투자은행들까지 줄줄이 부도가 나기 시작한 거지. 이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뭘 했을까? 돈을 미친 듯이 찍어냈어.
꼬꼬무 찐리뷰

"사토시 나카모토가 제일 불만을 가졌던 건, 공적 자금을 투입했거든요. 돈 찍어낸다는 얘기예요. 그래서 은행을 다 구제시키는 거거든요. 그렇게 해서 사실은 은행은 다 살아났죠.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생기면서 서민들이 고통을 받았거든요. 이게 굉장히 잘못된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김승주 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2008년, 이 난리 속에서 등장한 게 바로 비트코인이야.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백서와 함께 이런 글을 올렸어.

"기존 통화의 근본적인 문제는 신뢰에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신뢰를 지켜야 하지만, 화폐의 역사는 신뢰를 위반한 사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일반)은행은 보유현금(지불준비금)도 거의 남겨두지 않은 채로 신용 버블 속에서 대출을 남발합니다."
-사토시 나카모토

금융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야.

▲ 비트코인의 탄생

그래서 사토시는 직접 본인이 화폐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게 바로 비트코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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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신뢰하는 제3자 없이, 완전하게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동작하는 새로운 전자화폐 시스템을 만들어 왔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

신뢰하는 제3자 없이,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하는 수단? 그럼 개인끼리 현금을 주고받으면 되는 걸까? 아니, 사실은 그렇지 않아. 개인이 개인에게 돈을 준다고 해서, 제3자가 개입하지 않은 거래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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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지폐를 보면, 가운데 '한국은행'이 떡하니 쓰인 거 보이지? 한국은행 총재 직인에, 일련번호도 보이고, 여러 가지 위조 방지 장치들도 있지. 이렇게 개인 간의 거래에도 신뢰하는 제3자, 한국은행이 껴 있어. 이 돈의 가치를 평가하고 보증해 주는 한국은행이 있으니, 그 신뢰를 바탕으로 현금을 거래하는 거지.

사토시 나카모토의 표현에 의하면, 이렇게 우리는 '신뢰하는 제3자', 즉 중앙은행의 보호와 통제를 받고 있다는 거야. 근데 비트코인은 신뢰하는 제3자를 거치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럼 사용자에게 어떻게 신뢰를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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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세상에 이런 '장'이라는 글자를 쓴 돌멩이가 딱 2,100개가 있다고 치고, 이걸 '장코인'이라고 할게. 이 '장코인'을 하나 주고, 그 내역을 장부에 기록해. 그리고 그걸 다시 돌려받고, 그 내역을 또 장부에 기록해. 이렇게 장코인이 거래될 때마다 장부에 모두 기록해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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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성되는 순서대로 장부에 기록하고, 그렇게 쓰여진 장부들을 계속 연결해. 이걸 '블록체인'이라고 해. 장부 하나하나가 '블록'이고, 이런 블록들을 연결하는 걸 '체인'이라고 해. '블록체인'은 한마디로, 거래장부 모음이라고 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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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문제가 될만한 게 뭐가 있을까? 누군가 이걸 위조할 수 있잖아? 사토시는 이렇게 해결하려고 했어.

예를 들어, 우리가 부동산 계약할 때, 계약서를 판매자와 구매자를 나눠 갖잖아. 그 계약서가 위조되지 않은 원본이란 걸 증명할 때, 계약서를 붙여 가운데에 도장을 찍지? 같은 방식으로, 도장을 찍어서 순차적으로 연결하면, 중간에 거래내역을 바꾸거나 뺄 수 없겠지? 블록이 쌓일수록, 위조나 변조는 거의 불가능해. 이 도장들이 블록체인에선 '암호값'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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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때 암호는 무엇이냐? 그냥 아주 마구잡이의 숫자와 영어의 배열이야. 순서도 규칙도 없어. 암호값은 맥락 없이 바뀌어. 게다가 한 글자만 바뀌어도 전혀 다른 암호값이 생성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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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암호값을 맞추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슈퍼컴퓨터를 돌려서 어마어마한 연산 작업을 하고 있어. 그 과정을 '채굴'이라고 해. 왜 암호를 맞추고자 할까? 제일 빨리 맞추는 사람에게는 비트코인이 주어지거든. 비트코인을 받는 건, 일종의 '보상'인 셈이야.

이게 바로 '신뢰하는 제3자' 없이 작동하는 화폐 시스템이 된다는 거야.

▲ 비트코인의 첫 거래, 엄청난 변동성

근데, 아무리 이런 장치가 있다고 해도, 사토시 개인이 만든 화폐잖아. 처음에는 사용하는 사람이 없었지. 이건 비트코인 차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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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가격이 어마어마하지만, 초창기에는 거의 '0원'이야. 비트코인의 가격이 처음 매겨진 날은, 2009년 10월 5일이야. 처음 보는 시스템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됐을까? 처음 책정된 비트코인 가격은,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할 때 드는 컴퓨터 전력 요금이었대. 당시 1390개의 비트코인을 만들 때, 1달러 정도의 전기값이 든다고 계산했어. 바꿔 말하면, 1비트코인은 0.001달러도 안 돼. 한화로 바꿔 말하면, 약 1원. 근데 지금은 얼마라고 했지? 무려 7,800만 원이야.

비트코인이 세상이 나온 지 1년 정도 지난 2010년 5월 18일. 사이퍼펑크 커뮤니티에 글이 하나 올라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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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두 판에 10,000 비트코인을 지불하겠습니다. 당신은 피자를 직접 만들어서 우리 집으로 가져올 수도 있고, 내게 배달을 시켜줄 수도 있지만, 제가 목표로 하는 것은 비트코인과 교환하여 음식을 받는 것입니다. 관심 있으면 연락 주세요. 거래합시다."

그 커뮤니티에서 반응은 폭발적이었어. "어느 나라에 살고 있고 계시죠?", "유럽에 있다면 내가 도미노 피자를 사줄 텐데!", "꼭 거래가 성공했단 얘기를 듣고 싶네요!"라면서.

거래는 실제로 이뤄졌어. 이날이 실생활에서 비트코인이 처음 사용된 날이야. 영국에 사는 '제레미'라는 사람이 1만 비트코인을 받고 피자 2판을 대신 시켜줬대.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4원 정도였어. 이때 지불한 게 10,000비트코인이니까, 4만 원에 피자 2판을 먹은 셈이지. 근데, 1만 비트코인 지금 가격으론 얼마일까? 무려 7,800억 원이야. 이런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어.

2017년 수원이야. 당시 수원지검 이은강 검사는 한 사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어.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다 체포된 안 모씨의 재산을 몰수하려 했는데, 그중에 비트코인이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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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객관적인 기준 가치를 상정하기가 어렵고, 전자화된 파일의 형태로 돼 있어서 몰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1심에서 몰수 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은강, 전 검사

2016년 체포 당시 압수한 비트코인은 191개야. 당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개당 약 45만 원. 191 비트코인이면, 총 8,600만 원 정도야. 근데 구속, 재판까지 진행하면서 2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이 1,300만 원까지 올랐어.

"그때 당시에도 아마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이 25억에서 35억 정도 됐던 걸로 생각이 됩니다. 이거 몰수 선고가 안 되면 당장 이 사람이 비트코인을 돌려받게 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재판부를 설득하는 작업을 했던 거죠."
-이은강, 전 검사

이은강 검사는 해외 사례도 수집하고, 법리적 근거도 검토하며, 철저하게 2심을 준비했어. 그리고 마침내 2심 공판에서 몰수 판결을 받았어. 이 재판이 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 몰수를 선고한 첫 번째 판례라고 해. 비트코인을 법적 자산으로 인정한 거지.

판결 후에는 국고 환수 절차를 밟았고, 3년이란 시간이 걸렸어. 판결 당시 1,300만 원이던 비트코인 1개 가격이 6,400만 원이 됐어. 8,600만 원에 압수한 비트코인이, 국고에 환수할 땐 122억 원이 됐어. 어때? 놀랍지?

비트코인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변동된 일은, 바로 얼마 전에도 있었어. 2024년 7월 14일. 비트코인 가격에 엄청난 영향을 준 사건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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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후보 트럼프가 유세 연설 도중, 총기 피습을 당한 사건. 기억나지? 그 사건 이후, 비트코인 역시 요동쳤지. 1개 당 8,000만 원 정도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9,000만 원까지 올랐어. 순식간에 1,000만 원이 오른 거야. 왜냐하면, 트럼프는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대통령 후보로 알려져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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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트코인 차트를 다시 보면, 항상 오르기만 한 건 아니야. 수십%씩 폭락할 때도 있었어. 주식시장 같은 경우는, 8% 정도만 빠져도 서킷브레이커(주가가 급락 혹은 급등하는 경우 주식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제동)가 발동돼. 근데 비트코인에는 그런 안전장치가 없어.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비트코인이 화폐가 될 수 없다고 해. 한국은행에서 38년 동안 근무한 차현진 전 국장님의 말을 들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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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예산을 편성을 하고 그다음에 세금을 거둘 때, 적용하는 계산 단위가 곧 화폐가 되는 건데, 어느 나라도 비트코인을 갖고 예산을 편성하거나 그걸로 세금을 받는 나라는 없거든요. 그리고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의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 그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들을 봤을 때, 비트코인은 분명히 화폐는 아니다..."
-차현진 예금보험공사 이사, 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

근데 아까 웅휴 씨가 다녀온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잖아? 이렇게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인데, 왜 채택했을까? 바로 인플레이션 때문이야. 엘살바도르는 인플레이션이 높기로 유명해.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거지. 사토시 나카모토는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서, 비트코인 시스템을 이렇게 만들었어.

"총 발행량은 2,100만 코인이 될 것입니다. 액수는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이렇게 줄고 줄어서, 2140년쯤이면 비트코인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해. 발행량이 정해져 있으니까, 인플레이션을 방지할 수 있다는 거지.

▲ 세 번째 후보, 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

도대체 이런 비트코인 시스템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가 누구냐. 그 의문이 점점 커져가던, 2014년 3월 6일. 미국의 한 시사 주간지에서 특종 보도를 냈어. "사토시 나카모토를 찾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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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매체에서 찾은 사람의 이름은, '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 일본계 미국인이야. 아까 얘기했던 사토시의 신상정보, 기억나? 일본 국적의 남성. 심지어 금융정보회사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했대. 컴퓨터 공학과 경제학에 능통한 거지. 더 결정적인 건, 인터뷰 내용이야. 기자가 직접 도리안에게 비트코인에 대해 질문했는데, 도리안이 이렇게 대답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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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더 이상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맡고 있어요. 저는 더 이상 연관성이 없습니다."

도리안의 대답, 어떻게 들려? 사토시가 본인이라고 자백한 거나 다름없는 거잖아. 이 소식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흥분했어.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상황이 뒤바뀌어.

"그전에 비트코인과 관련된 것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관련이 없어요. 사토시라는 이름은 그렇게 흔하지 않아요. 정말 이 이름을 생각해 낸 사람을 찾고 싶네요. 가상의 이름일 거예요."
-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의 인터뷰

도리안이 단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버린 거야. 기자가 갑자기 왜 입장을 바꿨냐고 물으니, 도리안은 앞서 자신이 영어를 잘 못해서 질문을 잘못 알아들었다고 말했어.

그리고 그날, 자취를 감췄던 사토시 나카모토가 3년 만에 인터넷 게시판에 나타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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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시가 직접, '나는 도리안 나카모토가 아니다'라고 짤막한 댓글을 남긴 거야. 이렇게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사토시 정체에 대한 논란은 허무하게 종결이 났어.

▲ 네 번째 후보, 할 피니

비트코인 유저들 사이에서 꼽히는 유력한 사토시 나카모토 후보는 따로 있어. 바로 이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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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토마스 피니 2세. 줄여서, '할 피니'라고 불러. 피니가 왜 의심을 받냐? 우선, 피니는 비트코인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컴퓨터공학자이자 암호학자, 그리고 사이퍼펑크였대. 여기서 끝이 아니야. 피니는 비트코인이 아무런 관심을 받지 않았던 초창기부터, 많은 관심을 표했어. "정말 가능성 있고 독창적인 아이디어군요. 이런 개념이 어디까지 발전할지도 기대가 됩니다"라면서.

이런 호의적인 반응에 고마웠던 건지, 아니면 뭔가를 확인해 보고 싶었는지는 모르지만, 혼자서 채굴하던 사토시가 할 피니에게 10 비트코인을 보냈어. 그게 비트코인 역사상 가장 '첫 거래'였다고 해. 게다가, 사토시를 제외하면 최초로 채굴을 통해 비트코인을 얻은 사람도 바로 피니야. 그러면서 피니는 사토시와 함께 비트코인의 초기 개발에 힘쓴 걸로 알려져 있지.

아까 도리안이 한 인터뷰 중에 이런 말이 있었지. "사토시란 이름은 흔하지 않다. 아마 누군가 만든 가상의 이름일 거다"라는 것. 여기서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어. 할 피니와 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는 약 10년 동안 같은 마을에서 살았었대. 할 피니가 만약 한 동네에 살던 도리안의 이름을 따서 가명을 만든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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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가는 건 한 가지 더 있어. 혹시 'LEET 암호'라고 들어봤어? 기존 글자를 조금씩 변형시켜서 다른 형태로 만드는 암호야. 사토시의 정체를 추적하는 사람 중 한 명이, LEET 암호 방식으로 사토시 나카모토의 이름을 풀어봤는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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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아랫줄은 사토시 나카모토를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로 섞어 쓴 글자야. 이걸 LEET 형식으로 풀어봤어. 그러자, サ→H / ト→A / し→L / な→fi / カ→n / モ→E / と→Y 라고. 할 피니(HAL FinEY)가 나온 거야. 어때?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고 하잖아. 정말 할 피니가 사토시인 걸까?

근데, 머지않아 할 피니에게 예상치 못 한 큰 문제가 생겨. 할 피니가 루게릭병에 걸린 거야. 이후 그가 남긴 글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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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나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증상이 가벼워서 계속 일을 했지만, 2011년 초에 은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의 나는 거의 마비된 상태입니다. 튜브를 통해 영양소를 공급받고, 호흡을 합니다. 아이트래커 시스템을 사용하여 컴퓨터를 조작합니다."

할 피니는 2011년 초에 병의 증세가 악화돼서 은퇴한다고 했잖아. 근데, 사토시가 자취를 감춘 때가 언제지? 2010년 말이지. 그리고 다시 나타난 건, 도리안이 사토시라고 의심받았을 때, 3년 뒤인 2014년. 그 당시에 할 피니는 안구마우스를 이용해서 컴퓨터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때였어.

할 피니가 사토시가 아니냐는 의심이 한창일 때, 할 피니는 포브스지에 메일을 보냈어. 안구마우스를 이용해 하루가 넘는 시간 동안 답장을 작성해서 보내왔대.

"나에 대한 의심에 관해서는 자랑스럽긴 하지만 이러한 혐의를 단호히 부인합니다.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사토시와 주고받은 메일을 가짜로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에 대해선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할 피니

자신은 사토시가 아니라는 글을 남기고 몇 달 뒤, 할 피니가 사망했어. 더 이상 사토시가 활동하지 않고, 100조도 그대로 있는 게, 혹시 할 피니가 사망했기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할 피니의 시신은 냉동보존되어 있다고 해.

유력한 후보 할 피니가 사망하며, 사토시 나카모토가 누구인지는 영원히 확인할 수 없는 미스터리로 남았어.

▲ 비밀의 창시자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토시를 찾아다녔고, 심지어 자신이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았어. 하지만 아무도 입증하지 못했어. 왜냐하면,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걸 입증할 가장 완벽한 방법이 있거든. 바로, '제네시스 코인'을 움직이는 거야. 사토시가 가장 처음 채굴했던 비트코인을 '제네시스 코인'이라 불러.

사토시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하나도 움직이지 않고 지금도 그대로 있어. 누군가 그걸, 아주 극소량만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가 바로 사토시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거지. 블록체인은 다 연결되어 있어서, 비트코인 이용자라면 누구든 그걸 확인할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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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토시의 첫 비트코인 지갑으로 추정되는 주소야. 이 지갑으로 사람들이 소량의 비트코인들을 보내왔어. 왜 보냈을까? 사람들은 제네시스 코인이 있는 첫 지갑이니까, '비트코인으로 돈 많이 벌게 해 주세요' 하는 염원을 담아 조금씩 보내는 거래. 여기서 가장 마지막 페이지로 가서, 제일 처음 기록된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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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보이지? 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이 가장 처음 만들어진 날이지? 발행 개수는 50 BTC. 이게 바로, 사토시가 처음 채굴했던 비트코인이야. 그런데 이 제네시스 코인을 지금까지 그 누구도 옮기지 못했어. 그리고 그 제네시스 블록에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 사토시의 메시지가 남아있어.

사토시는 왜, 자신을 공개하지 않는 걸까? 사토시가 남긴 메시지 중에 마지막으로 공개된 메시지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을까?

"저를 신비한 그림자 같은 인물로 계속 이야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언론에서 비트코인을 불법적인 통화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 뿐이니까요. 그런 시각을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시각으로 바꿔주시고 개발 참여자들에게 더 많은 신뢰를 보내주세요."
-사토시 나카모토의 마지막 메시지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과 극으로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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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돈의 혁명입니다. 혁명이라는 건 사고와 시스템을 다 바꾸는 거거든요. 발행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건 뭐냐면, 경제가 100에서 200으로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면, 당연히 비트코인의 가치는 2배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면 전 세상에서 활용하는 최종적인 돈이 비트코인이라고 하면, 그 비트코인이 세상의 경제가치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그 가치가 경제성장만큼 커져야 되는 거거든요."
-최창환, 암호화폐 전문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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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머니 프린팅은 계속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될 거고요. 신뢰 하나로 이루어진 달러가 신뢰를 잃고 있죠. 반면 비트코인은 유한한 공급량과 고정된 통화정책으로 그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거예요. 지속해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비트코인으로 흡수될 것이고, 결국 비트코인은 미래의 화폐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분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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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관되게 답을 드리는 게 비트코인은 디지털 아트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가치가 있고 형편없는 물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은 피카소의 그림 같은 것이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이 엔지니어다 보니까 너무 기술에만 초점을 맞추는데요. 금융은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금융은 제도이기 때문에 사회적 약속이나 관습이 중요한 거지, 기술이 중요한 건 아니거든요. 암호화만 강조하는 것은 목적물이 없는 암호화다. 도대체 비트코인은 무엇을 암호화했는가."
-차현진, 전 한국은행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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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언가를 암호화했다 라기보다는, 암호기술은 처음에는 단순히 어떤 문서를 남이 못 알아보는 이상한 기호로 바꾸는 것, 이런 좁은 의미의 암호기술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암호 기술의 범주가 자꾸 늘어나요. 그래서 우리가 쓰는 공인인증서도 암호 기술의 범주에 들어오는 거고, 블록체인 기술도 암호 기술의 범주에 들어오는 겁니다. 그래서 탈중앙형 전자화폐를 암호화폐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김승주 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우리는 비트코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투자를 하든 하지 않든, 그건 개인의 선택이긴 하지. 하지만 꼭 유의해야 할 점은 있어.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가상자산이용자 보호법이 시행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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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의 예치금과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 관리하도록 의무를 부과하였습니다. 또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금지하고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과 위험성을 고려해서 투자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SNS, 텔레그램, 유튜브 등 투자권유는 사기일 확률이 높으므로, 반드시 응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드립니다."
-김수영,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 선임조사역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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