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하와 맞물려 내려가기 시작하던 달러 가치가 이달 들어서는 다시 빠른 속도로 올랐습니다. 앞으로 달러 전망은 기름값 걱정과 함께 갈 것으로 보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10월 들어서 우리 돈 대비 달러 가격이 연일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한 주 동안만 2.1% 올랐고요. 7일엔 주간 거래 기준으로 하루 만에 13원이 더 비싸졌습니다.
이 정도 속도는 환율에서 '급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딱 1달러에 1,300원(1월 2일 1,300.4원)에서 시작한 환율은 그 후 한 번도 그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사실 2년 넘는 기간 동안 금융위기 이후에 10여 년간 본 적이 없었던 수준으로 달러가 비싼 상태죠. 그만큼 수입 물가에 부담이 컸습니다.
9월 중순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공식적으로 인하 주기에 들어서면서 달러가 조금씩 저렴해지는 모습이 나와서 원화가 힘을 좀 받나, 했는데 다시 달러가 강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좀 더 설명하면
9월에 금리를 한꺼번에 0.5%P 큰 폭으로 내린 것 같은 조치가 11월에도 또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미국에서 나온 미국의 9월 고용지표에서 미국의 일자리 상황은 '서프라이즈' 수준의 견조함을 드러냈습니다. 이밖에도 미국의 경기가 역시 나쁘지 않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를 빠르게 내릴 만한 상황이 아닌 겁니다. 미국 중앙은행을 이끄는 파월 의장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FOMC 위원들이) 서두를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딱 그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기준금리가 11월에도 0.5%p 또 내릴 수 있을 거란 기대치까지 이미 반영돼서 내려갔던 미국의 시장 금리는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두 번째로 미국 달러를 제외한 세계 주요 통화들의 힘이 달러보다 훨씬 더 빨리 빠지고 있다는 점도 작용합니다.
환율이란 말 그대로 상대적인 건데, 달러가 약세가 되기엔 다른 돈들이 더 약하다는 겁니다.
유럽은 다음 주에 있을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금리를 또 내리겠다고 예고하다시피 했습니다. 일본도 새로 취임한 총리가 "일본이 금리를 또 올릴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대놓고 하면서, 비싸지던 엔화를 다시 약세로 돌려놨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서도 중동 리스크가 문제입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역시 이럴 때는 미국 돈을 들고 있어야지' 이런 분위기가 다시 커진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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