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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씨네멘터리] 김고은 '대도시의 사랑법'..레이디 가가 '조커' 흥행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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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씨네멘터리] 김고은 대도시의 사랑법..레이디 가가 조커 흥행 대결
대도시의 사랑법 · 조커:폴리 아 되 · 와일드 로봇 · 해야 할 일
씨네멘터리 시간입니다. 이주형 위원, 어서 오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 연휴가 끼어있었는데, 먼저 오늘 박스오피스부터 알아볼까요?

네, 10월 첫째 주 금요일, 박스오피스 순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1위부터 5위까지 보시겠습니다. “베테랑2”를 끌어내릴만한 영화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700만 관객을 바라봅니다. 25%로 상영점유율 1위의 “조커” 속편은 개봉 당일에만 흥행 1위를 기록했다가 2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이 3위, 김고은 주연의 “대도시의 사랑법”이 4위에 올랐습니다. 27만 관객을 기록 중인 트랜스포머 원이 5위입니다

6위부터 10위 보여주시죠. 6위부터 10위까지는 애니메이션 판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두 편과 일본 애니메이션 두 편이 10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비긴 어게인”이 재개봉만으로 10만 관객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박스오피스는 여기까지입니다.

Q. 오늘 첫번째로 소개해주실 영화는 “대도시의 사랑법”이네요. 원래 베스트셀러 소설이죠?
2019년에 창비에서 출간한 박상영 작가의 연작 소설입니다. 박작가는 아직 등단 10년이 되지 않았는데, 이 소설로 영국 최고의 문학상인 국제부커상 1차 후보에 올랐고 프랑스의 유명한 문학상인 메디치상의 외국 문학 부문에도 1차 후보에 올라있습니다. 국내에서 이미 39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읽지 않은 분들도 아마 이 소설의 제목은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영화는 이 소설의 첫머리에 실린 ‘재희’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을 영화화했습니다. 

Q. 대도시의 사랑법이라, 외국에서도 이 소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더욱 궁금해집니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대학에 입학해서 만난 한 20대 대학생 커플의 30대 초반까지의 삶을 그리고 있는 코믹 청춘 로맨스 영화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제가 방금 커플이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이 두 남녀는 서로 애인은 아니고 각자 연인이 있다는 겁니다. 각자의 집도 아니고 한 집에서 같이 동고독락하는 사이인 이들이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요? 그것은 바로 남자 주인공인 흥수가 동성애자이기 때문입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술 마시고 춤추는 거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 재희는 어느 날 술 먹다가 으슥한 골목길에서 다른 남자와 키스하고 있는 흥수를 발견합니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를 싫어하는 흥수는 껀수 잡았냐고 힐난하지만 재희는 말하죠.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니?”

이렇게 가까워지게 된 두 사람은 생활비도 아끼고 서로 적당히 의지도 할 겸 동거를 시작합니다. 서로의 연애사를 시시콜콜히 알고 상의할 정도로 가까워진 두 사람. 티격태격, 복작복작,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면서 재희는 어느덧 취업을 하고 흥수는 흥수대로 게이, 작가 지망생로서의 인생을 살아나가면서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습니다.
책은 육십 몇쪽인데 영화는 두 시간입니다. 원작이 있는 영화는 보통 영화가 원작의 내용을 쳐내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원작에 가지를 쳐서 내용이 더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캐릭터가 더 선명해졌습니다.

Q. 이런 영화는 남녀 주인공의 연기가 얼마나 공감을 주느냐가 관건인데, 여 주인공이 김고은 배우네요.
김고은 배우, 연초에 “파묘”로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했죠. “파묘”에서 컨버스화를 신은 신세대 무당 화림 역으로 상당히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빨간 색 컨버스화를 신고 등장합니다. 오컬트부터 뮤지컬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까지 이 정도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지고 수준급의 연기를 펼쳐 보일 수 있는 2030 배우는 김고은 밖에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만의 매력을 펼쳐보였습니다. 
이언희 감독의 캐스팅 소감과 김고은 배우의 이야기 이어서 들어보시죠

�� 이언희 감독 
뭔가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사실 그 내면에 그냥 겉으로는 이해받지 못하지만, 내면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훨씬 더 섬세하고 나약한 모습도 있고. 그러면서도 또 그 안에는 정말 그 되게 단단한 것이 자리잡고 있는 그런 캐릭터였기 때문에, 연기를 그냥 예쁜 배우가 해서 되는 건 아니고. 이런 재희라는 캐릭터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기 때문에, 저는 김고은 배우가 해주신다고 했을 때 정말 모든 걸 얻은 것 같았습니다.

�� 김고은 배우
어떤 차별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다름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그것이 저는 사회 저희, 모든 사회 전반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고 / 영화 자체는 무겁지 않지만, 상당히 깊이 있는 그런 영화이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은 깊이 있는 영화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김고은 씨 얘기처럼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코믹 청춘 로맨스물의 외양을 쓰고 있긴 하지만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성애나 소수자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 현주소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Q. 다음 영화로 가시죠. 지난 화요일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에 개봉한 화제작들이 많죠?

그날 “대도시의 사랑법”을 포함해서 모두 세 편의 메이저 영화들이 개봉을 했습니다. 오늘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영화는 지난 2019년에 개봉을 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세계적으로 예상 밖의 대흥행을 기록한 “조커”의 속편, “조커:폴리 아 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5백20만 명을 동원해서 그해 흥행 10위였구요, 세계적으로는 10억 달러, 즉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게 어느 정도 기록이냐면 2019년에 전세계 흥행 4위였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 거의 근접한 수치입니다. 게다가 코믹스 영화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포함해서 최다 부문에서 후보를 낼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게 뜻밖인 게 DC 만화가 원작인데다가 슈퍼 히어로 무비도 아니고, 감독인 토드 필립스도 주로 코미디 영화를 연출해온 감독인데, 처음으로 어둡고 무거운 범죄 스릴러물을 연출해서 얻은 성과였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사실 DC 확장 유니버스에 들어가 있지 않고 주인공 조커도 배트맨 프랜차이즈의 조커와는 사실 별개의 인물에 가깝기 때문에 속편이 나올지 안나올지 알 수 없었지만, 워낙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둬서 속편이 제작됐다고 볼 수 있고요, 여하튼 그래서 개봉 전부터 영화팬들의 기대를 받기는 했습니다.

Q. 1편이 조커가 어떻게 조커가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특히 조커가 계단을 내려오며 춤을 추는 씬이 굉장히 화제였죠?

네, 그 장면 잠깐 보실까요? 

1편이 웃음 발작증과 망상을 앓으면서 사회로부터 소외된 광대 아서 플렉이 점차 괴물로 변해가며 조커가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면 “조커:폴리 아 되”는 전편에서 여러 명을 죽여서 감방에 가게 된 아서, 즉 조커가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조커는 정신이상 범죄자 수용소에 갇혀 있으면서 재판을 받으러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용소에서 조커를 부모님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들어 온 할리 퀸을 우연히 마주칩니다. 할리 퀸은 조커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자입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할리 퀸은 아서에게서 조커의 모습을 끄집어내기 위해 수용소에 불을 지르고 재판정에 방청을 오기도 합니다. 1편처럼 현실과 망상이 마구 뒤섞입니다. 뮤지컬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노래가 나옵니다. 

Q. 조커 역은 1편에서 뛰어난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호아킨 피닉스가 그대로 나오고, 할리 퀸 역에는 가수이자 배우인 레이디 가가가 나온다고요?

그렇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노래, 연기, 춤이 다 되는 만능 엔터테이너죠. 이번 영화에서도 특유의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현장에서 동시녹음으로 노래를 했습니다. 
호아킨 피닉스야, 1편에서는 심지어 등이 연기했다고 할 정도로 광기 그 자체, 조커 그 자체로 현신했었는데요, 속편에서는 더 감량해서 나왔습니다. 여전히 뛰어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문제는 1편과 확 달라진 영화 전체의 분위기인데요, 조커의 펄펄 끓는 세상을 향한 분노와 에너지는 어디로 가고, 정신의학 용어인 ‘폴리 아 되’라는부제처럼 공유 정신병적 장애 상태에서 서로에게 빠져드는 조커와 할리 퀸의 관계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호아킨 피닉스는 자신은 시리즈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다고 공언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해오다 이번에 처음으로 속편에 출연하면서 “조커를 촬영하면서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만, 1편을 인상적으로 봤던 관객들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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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음은 어떤 영화입니까?

지난 화요일 개봉한 세 편의 경쟁작 중 마지막 영화이자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3대 명가라고 하면 “토이스토리”, “인사이드 아웃”을 만든 픽사, “슈퍼배드”의 일루미네이션, “슈렉”, “쿵푸팬더”으로 유명한 드림웍스를 들 수 있는데요, 이 중에 드림웍스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서 내놓은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아동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피터 브라운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와일드 로봇”이 원작입니다. 아동 문학이지만 어른이 봐도 유치하다거나, 지루하지 않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공 지능 로봇인 로즈가 어느 날 사고로 ‘와일드’ 즉, 야생에 불시작합니다. 로즈가 깨어나보니 자신이 야생에 와있고 프로그램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수행할 임무를 찾을 수 없습니다. 하릴없이 야생의 생태를 딥러닝하고 있던 어느 날, 로즈는 버려진 알 상태의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과 만나게 되는데, 브라이트빌은 껍질을 깨고 나오면서 와일드 로봇 로즈를 엄마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아기 기러기가 살아남으려면 겨울이 오기 전에 남쪽으로 떠나야 하는데, 비행 기술을 가르쳐줄 부모가 없습니다. 와일드 로봇도 나는 법은 모르지만 역시 딥러닝을 통해서 나는 법을 배우고 자꾸만 포기하려는 아기 기러기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 들으시면 한국의 어떤 애니메이션이 떠오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1위, “마당을 나온 암탉”인데요, 이 영화에서도 닭이 자신과 다른 종인 오리 새끼를 품어 키운다고 점도 그렇고,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이 모두 작품성과 흥행 면에서 성공적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가을에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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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독립 영화 한 편 소개해주신다고요?

“해야 할 일”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영화입니다. 여기서 해야 할 일은 바로 한 조선소 인사팀의 신입 팀원의 임무인데요, 바로 정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이 정리 해고 기준이란 게 좀 웃깁니다. 기준을 정하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볼 때 해고하고 싶은 직원을 정하고 그게 가능하도록 기준을 만드는 것이 인사팀의 ‘해야 할 일’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주로 해고 당하는 노동자의 시각에서만 영화가 만들어졌나 싶지만, 영화는 어느 회사나 직원 어느 쪽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1990년에 나왔던 “파업전야”이어 그동안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카트”, “다음소희”, “울산의 별” 등 많은 노동 이슈를 다룬 영화들이 있었는데, 새로운 시대의 노동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조선소 인사팀에서 4년을 일한 박홍준 감독이 실제 경험을 토대로 각본을 썼고요, 각종 독립영화제를 중심으로 작품상과 연기상 등 6관왕을 기록했습니다.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기사 내용은 라이브 방송과 100%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이주형 SBS 논설위원

● 이주형의 씨네멘터리

"대도시의 사랑법, 성소수자의 차별 담은 깊이 있는 코믹 영화"
"조커:폴리 아 되, 소외된 광대 조커와 할리 퀸의 난해한 로맨스"
"와일드 로봇, 인공지능 로봇과 아기 기러기의 따듯한 캐미 돋보여"
"해야 할 일, 사내 '정리 해고'로 보는 새로운 시대의 노동 영화"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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