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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에 빠져 '일본도 살해' 그 후…충격적인 국민참여재판 신청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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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 취파] 귀에 쏙! 귀로 듣는 취재파일
일본도 살해

국민참여재판 신청한 일본도 살인 피의자

지난 7월 29일 밤 11시 22분쯤,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이 이웃 주민인 40대 남성을 향해 일본도를 휘둘렀습니다. 

범행 직후, 가해 남성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자신의 머리를 정리하며 침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포착된 이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살인 사건처럼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가해자의 심각한 망상이 있었습니다.

서울 은평구에서 벌어진 일본도 살인 사건은 가해자 백 씨가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는 확인서를 제출하면서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백 씨는 피해자 A 씨를 오랜 기간 스파이로 의심했고, 일본도를 휘둘러 그를 살해했습니다. 

백 씨의 희망대로 국민참여재판이 열린다면 그는 배심원들에게 무엇을 주장하려는 걸까요?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대기업에서 일하던 백 씨는 자신이 일하던 사업 부문이 다른 기업에 인수되자 불만을 느끼고 2022년 4월 퇴사했습니다. 

백 씨는 대기업 본사로의 복직을 준비하며 정치·경제 뉴스를 탐독하다가 2023년 10월부터 중국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졌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자주 마주친 피해자 A 씨를 중국 스파이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백 씨는 지난 1월 "중국 스파이를 처단하겠다"라고 마음먹고 일본도를 '장식용'으로 쓰겠다며 구입했습니다. 

7월 29일, 이 일본도를 골프 가방에 숨긴 채 아파트 단지 안을 돌아다니다가 A 씨를 마주치자 일본도를 꺼내 휘둘렀습니다. 

A 씨는 아파트 경비실로 도망갔지만, 백 씨는 그를 쫓아가 또다시 공격했습니다. 

결국 A 씨는 경비실 앞에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백 씨는 범행 전날인 7월 28일에도 아파트 단지 근처의 무인 카페에서 일본도를 숨긴 채 손님에게 시비를 걸고 욕설을 한 사실이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당시 시비가 붙은 손님은 백 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검찰은 백 씨에 대해 모욕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습니다.

이 사건은 정신적 문제가 오랜 기간 방치되면 얼마나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백 씨는 중국 스파이가 전쟁을 일으킬 거란 망상에 빠져, 자신이 정의를 위해 행동한다고 믿었고, 비현실적이고 극단적인 망상은 현실에서 끔찍한 범죄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백 씨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이 사건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심신미약이 인정될 경우, 법원은 백 씨의 형량을 감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백 씨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망상이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뿐, 백 씨 스스로 자신의 행위와 책임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백 씨가 범행 전에 일본도를 구매하고 관련 범죄 사례를 인터넷으로 검색한 기록을 제시하며, 백 씨가 자신의 범행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일, 백 씨는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라는 확인서를 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배심원들에게 직접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재판 제도입니다. 

앞서 백 씨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를 스파이로 생각해 범행했다"라고 진술한 만큼, 국민참여재판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칠 수 있습니다. 

백 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도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다"라며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가족들은 백 씨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두고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피해자 A 씨의 외삼촌은 "가족들 모두 황당해 한다"면서 "국민참여재판이 가해자에게 이로울지 오히려 의문이고,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사건을 저지른 백 씨의 아버지까지 아들을 옹호하는 글을 온라인에 남기자, 유족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습니다. 

백씨의 아버지는 "대의를 위한 행동이었다"라며 아들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취지의 댓글들을 반복해 썼습니다. 

이에 유가족 측은 백 씨의 아버지를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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