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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일수록 빨리 오른다…연금 불안감 큰 젊은 층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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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일수록 빨리 오른다…연금 불안감 큰 젊은 층 달래기
정부가 공개한 연금개혁안에는 알려진 대로 '나이가 많을수록 빨리 오르는' 세대별 보험료 차등 인상 제도가 담겼습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부양 부담과 국민연금 급여에 대한 불신을 줄이고 세대 간 형평성과 제도 공정성을 높인다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차등인상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데다가, 50∼60대의 경우 정규 일자리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하면서 부모·자녀를 모두 부양해야 하는 '샌드위치 세대'라며 이들 세대의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오늘(4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정부 측 연금개혁 추진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안에서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까지 올리는 모수개혁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청년 세대는 가장 오래 많이 내고, 가장 늦게 받는다'는 지적에 따라 세대 간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연령별로 올리는 속도에 차등을 뒀습니다.

내년을 기준으로 50대(세대별 대표 연령 기준)는 매년 1.0%p, 40대는 0.5%p, 30대는 0.33%p, 20대는 0.25%p씩 보험료를 올리는 식입니다.

젊은 층일수록 납입 기간이 길게 남아 있고 보험료 부담은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입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렸을 때(40년 납입 가정) 50대의 생애 평균 보험료율은 9.6%지만 20대는 12.9%입니다.

그러나 세대별 생애 평균 명목소득대체율을 살펴보면 50세는 50.6%인 반면 20세는 42.0%에 그쳐, 청년 세대는 생애에 걸쳐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내면서도 반대로 급여는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 적용방안 (사진=연합뉴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민연금의 공정성을 개선하고 제도에 대한 청년 세대의 부담과 불신을 줄여 주는 조치라는 긍정적 평이 나왔습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이 50%를 넘는 50대들은 대부분 평생 9%의 보험료를 내고 몇 년 후 연금 받을 일만 남은 반면, 2030세대는 소득대체율 40%대의 급여를 받으며 최소 13%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며 "청년 부담과 불신 해소를 위해 기성세대가 최소한으로 해야 하는 조치"라고 환영했습니다.

'세대 간 갈라치기'라는 일각의 지적에는 "국민연금 미적립 부채가 1천800조 원을 넘는데, 미래 세대가 세금이든 뭐든 다 부담해야 한다. 그렇게 제도를 방만하게 운영해 놓은 세대가 무슨 할 말이 있나"라며 "(차등 인상은) 오히려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도 "국민연금 제도 내부의 형평성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제도인데, 갈라치기라고 지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높은 소득대체율과 9% 보험료율의 혜택을 본 중장년층에 좀 더 일찍 인상을 적용하는 것은 국민연금 안에서의 공정성을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이 같은 세대별 차등 보험료 인상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라며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중장년층의 부담과 반발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다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이런 식으로 부담을 차등화하는 것은 해외 연금개혁 사례에서 찾아보지 못했다"며 "급여의 변화라든지 결과적으로 세대 간 형평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정량적인 수치들이 나와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의 50대들은 여전히 부모와 자식을 부양하지만 반대로 자식에 부양은 기대할 수 없는 '샌드위치 세대'인 데다가,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다가도 밀려나기 시작하는 세대"라며 "여전히 임금의 일부를 가족 부양에 쓰기 때문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같은 50대라 하더라도 노동시장 지위나 경제적인 상태가 저마다 굉장히 다른데, 그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세대별) 코호트만으로 구분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같은 우려에 보험료 차등 인상과 함께 '중장년층 취약계층을 위한 보완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이다미 센터장은 "연금 제도는 소득 수준에 따른 재분배 기능도 갖추고 있는데, 그런 본연의 기능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런 방식으로 인상하려면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료 지원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저소득층 중년층 가입자를 위한 보험료 지원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는 못했지만 50대 저소득 지역가입자 등에 지원하는 보험료 지원 사업을 조금 더 확대할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연금개혁)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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