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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km 거리에 소방서 있는데 7명 사망…호텔 피해 왜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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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km 거리에 소방서 있는데 7명 사망…호텔 피해 왜 컸나
▲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합동 감식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는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사건과 관련해 소방 인력이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했지만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지 못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밤 7시 34분쯤 경기도 부천시 중동의 9층짜리 호텔에서 발생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불이 나자 밤 7시 39분부터 20건 넘는 화재 신고가 잇따라 119에 접수됐습니다.

호텔로부터 1.2km와 2.1km 떨어진 곳에 부천 서부119안전센터와 부천소방서가 각각 있어서 소방 선착대는 신고 접수 4분 만인 밤 7시 43분에 도착했습니다.

소방의 신속한 출동에도 인명피해는 사망 7명, 부상 12명 등 19명에 달했습니다.

자고 있다가 대피를 못하는 심야시간대가 아니라 비교적 이른 저녁시간대 발생한 화재이고, 초기에 화재 경보까지 울린 점을 고려하면 막대한 인명피해로 볼 수 있습니다.
 

준공 20년 된 호텔, 방재 설비 취약
 


소방 당국은 인명피해가 커진 원인 중 하나로 호텔 측의 취약한 화재 설비를 꼽았습니다.

우선 2004년 준공된 이 호텔에는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2018년 스프링클러 설치기준 개정에 따라 6층 이상의 호텔·여관에 전층 설치 의무가 적용됐으나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는 않았습니다.
 

피난계단이 발화지점 옆…대피 어려워


23일 오전 전날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합동 감식 및 현장 정리하는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

피난계단이 발화지점인 810호(7층) 옆에 위치한 점도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습니다.

당시 투숙객들이 화재 경보를 듣고 대피했지만 발화지점인 810호 객실 문이 열려 있었던 탓에 화염과 연기가 급속하게 퍼졌고 신속한 대피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건물 양쪽에 있는 피난계단 중 1곳이 810호 옆에 있어서 7∼8층 투숙객 상당수는 계단을 통해 1층이나 옥상으로 이동하기 어려웠습니다.

사망자 7명은 모두 7∼8층 투숙객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불이 난 객실의 문을 닫고 나왔으면 괜찮은데 문 열고 나오며 연기가 급격히 확산됐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복도에 연기가 차는데 이곳 특징상 복도가 좁고 열 축적이 많아 투숙객들이 대피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에어매트 도움 안되고…사다리차 사용 못해


구조작업 당시 여러 가지 여건이 좋지 않았던 점도 인명피해를 키웠습니다.

소방 당국은 현장 도착 5분 만인 밤 7시 48분 에어매트를 설치했지만 매트로 뛰어내린 남녀 2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매트 가운데가 아닌 모서리 쪽으로 떨어지면서 매트가 뒤집어지는 바람에 보호막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구조 현장에서는 고가 사다리차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호텔 주변에 지정 주차구역과 불법주차 차량들이 있어 7.5m 폭의 사다리차를 배치해 사다리를 위로 올리기 쉽지 않았고, 에어매트를 펴는 게 더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규정이 적용되기 전에 지어진 건물 현황을 파악하고 점검해 안전조치를 취하겠다"며 "사고 위험도가 높은 건축물 현황을 파악해 추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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