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해역까지 노리는 중국의 속내는 [스프]

* 이안 얼비나는 바다에서의 인권과 환경, 노동에 대한 탐사보도를 하는 비영리 저널리즘 단체 'The Outlaw Ocean Project'의 책임자다. 그는 뉴욕타임스 기자로 17년을 일했으며 퓰리처상과 조지 포크상, 에미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기사 중 몇몇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단지 물고기 때문일까요?"

중국 정부는 일자리와 이윤 창출, 중산층 확대를 위해 연료 할인이나 선박 건조 또는 엔진 구매 보조금을 통해 어업 산업을 지원합니다. 개발도상국 해역에 깃발을 꽂는 중국 어업 회사들도 이러한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어업 산업 회장인 페르난도 리베라는 "중국이 이들 어선단을 보조하는 이유는 단지 물고기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이유가 있죠."

미국과 유럽의 어선단과 해군이 축소됨에 따라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및 태평양 지역에 대한 서구의 개발 자금과 시장 투자가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인 중국 정부의 글로벌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공백을 채우게 됐습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의 무역은 120억 달러에서 3,150억 달러까지 성장했습니다.

중국 개발은행과 중국 수출입은행, 두 주요 국영은행은 2005년부터 2020년 사이에 라틴아메리카 정부에 1,370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했습니다. 그 대가로 중국은 때때로 석유부터 리튬 광산까지 다양한 자원에 대한 독점적인 접근 권한을 갖게 됐습니다. 중국 소유의 선박들이 합작 투자를 통해 깃발을 꽂는 것은 어업 산업에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가난한 국가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을 부유하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이런 투자가 투명하게 관리된다면, 현지 경제에 정당한 수익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해양 분야는 중국의 성장 계획에서 중요한 전선입니다. 여기에는 남중국해와 같은 논쟁적인 해역뿐만 아니라, 외국 해역과 해외 항구에서의 어업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90개 이상의 외국 어업 또는 해운 항구에서 수십 개의 해외 가공 공장과 냉동시설,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 대부분은 눈에 띄지 않지만, 일부는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07년부터 중국은 국영회사가 항구와 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스리랑카에 10억 달러 이상의 대출을 제공했습니다. 이 거래는 해당 프로젝트가 스리랑카가 대출을 갚을 수 있는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약속에 기반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까지 항구와 공항은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고, 스리랑카는 대출을 갚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에 중국은 새로운 거래를 체결하여 신용을 연장했습니다. 이 거래는 중국에 스리랑카 항구와 주변 지역에 대한 99년간의 통제권을 부여했습니다.

2018년, 중국 회사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70에이커의 땅을 구입해 반 마일 길이의 부두 2개, 면세 '자유무역 지대', 새로운 얼음 공장, 선박 수리 창고, 연료 창고 및 직원 기숙사를 포함하는 '메가포트'를 건설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계획은 현지 시위 뒤 취소됐지만, 우루과이 정부는 나중에 외국 투자를 받아 항구를 자체적으로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중국 대사 왕강은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2021년 5월, 시에라리온은 중국과의 협약을 통해 국립공원 인근 해변에 새로운 항구와 어분 가공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지 시민단체들은 해당 지역의 생물 다양성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계약을 더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급등하는 국내 물가와 다른 국가들의 투자 및 대출 기관들의 신중한 태도 속에서 중국의 수십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중요한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아르헨티나의 철도 시스템, 수력 발전 댐, 리튬 광산,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실행했거나 약속했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이러한 자금이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또한 루 얀 유안 유호의 선원들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정치적 영향력을 사들인 것이기도 합니다. 이 선박은 2016년 불법 어업 혐의로 아르헨티나 당국에 의해 침몰당했습니다. 당시 선상에 있던 중국인 선원 29명 전원이 구조되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중국 회사인 CNFC 소유로 아르헨티나 해역에서 불법 어업 전력이 있었고 얀 유 11호에 의해 구조되어 곧바로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선장을 포함한 선원 4명은 아르헨티나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조됐고, 어업법 위반, 체포 저항, 해안경비대를 위험에 처하게 한 혐의 등 다양한 범죄 혐의로 기소되어 가택 연금 상태에 놓였습니다.

로베르토 윈 휴즈 변호사는 그 당시 아르헨티나 당국이 일반적으로 중국 어업 회사들을 기소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중국 회사들이 벌금을 내면 선원들을 석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루 얀 유안 유 10호의 침몰 사건은 달랐는데, 관련 보도가 쏟아지면서 은밀하게 처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지 매체들은 중국 선박의 충돌 장면과 침몰 장면을 보도했습니다.
 사건을 담당한 휴고 사스트레 판사는 처음에 기소를 정당화했습니다. 그는 중국 선원들이 "중국 배와 선원들, 아르헨티나 해안경비대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곧 반발했습니다. 3월 16일,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침몰 사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정부가 선원들을 대신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틀 뒤, 아르헨티나 정부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사나 말코라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 사건이 "중국 정부의 큰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녀는 아르헨티나가 국내 및 국제 법규를 따를 것이라며 중국에 이를 재확인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들에게는 "이 사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몇 주 후 아르헨티나 사법부도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법원은 "사실과 형사 책임에 대한 의심"이 존재한다며 선장과 다른 선원 3명을 처벌 없이 석방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4월 7일, 중국 선원 4명은 중국으로 송환되었습니다.


5월이 되자 아르헨티나 외교부 장관은 중국 외교부 장관 왕이와의 만남을 위해 베이징으로 향했습니다. 회담 후, 중국 외교부 장관은 양국의 협력의 여정을 환영하며 아르헨티나에 대한 또 다른 중국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왕이 장관은 "중국은 아르헨티나가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은 어선 위에서도 나타납니다. 2021년 봄, 아르헨티나 승무원인 마누엘 키킨테는 신스 스지 89호라는 오징어잡이 배에서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이 배는 중국 소유였으며, 아르헨티나 국기로 항해하면서 아르헨티나 해역에서 조업 중이었습니다. 선원들은 아르헨티나인과 중국인이 섞여 있었습니다. 키킨테가 병에 걸린 지 며칠 후, 아르헨티나 선장은 중국 소유주에게 연락해 선박이 아르헨티나로 가서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거부하며 계속 조업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키킨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배에서 사망했습니다.

키킨테의 배에서도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키킨테의 사망과 관련된 법원 서류에서, 아르헨티나 법에 따라 비 아르헨티나인이 어선의 선장이나 고위 간부가 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 선원이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들이 서류상으로는 단순 갑판원으로 지정되더라도, 배가 입항해 아픈 선원을 하선시킬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아르헨티나인들이 선박의 엔지니어로 지정될 수는 있지만, 항구를 떠나면 기계에 손을 대는 것은 불가합니다. "우리는 단지 사고에 대한 책임만 진다"고 신스 스지 89호의 엔지니어인 페르난도 다니엘 마르케스는 말했습니다.

기자들이 사망 사건에 대해 문의했을 때, 선박의 모회사인 저장 오션 패밀리는 해당 선원이 탑승 전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배에서 병에 걸려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하여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션 패밀리는 해당 선박이 현지 아르헨티나 회사에 속해 있으며, 자신들은 투자만 했고 현지 회사가 상황을 처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육지와 바다에서 중국은 외국 해역 접근과 현지 이익 보호를 위한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 방식을 사용합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현지인에게 선박을 판매하거나 임대하지만, 의사 결정과 이익은 여전히 통제됩니다. 다른 곳에서는 외국인이 해역에서 조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부 규정을 피하고자 '접근 협정'을 통해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현지 주민과 협력하여 대다수 소유 지분을 제공함으로써 외국 선박 소유 금지 규정을 우회했습니다.

아르헨티나 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소유 어선의 선원 중 약 4분의 1은 중국인입니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12개의 선원 명부를 검토한 결과입니다. 아르헨티나 어선 선장 연합회장인 호르헤 프리아스는 아르헨티나 국기를 단 어선에서 중국인이 실질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선장은 아르헨티나인이지만, '리더'인 중국인이 어디로 갈지와 언제 갈지를 결정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