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에 나포됐던 활동가 김아현, 김동현, 승준
분쟁지역인 가자지구행 국제 구호선박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활동가들이 이스라엘군의 성적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팔레스타인긴급행동 등 단체는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를 촉구했습니다.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씨는 "남성들은 테이저건으로 고문을 당하고, 여성들은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며 "군인들이 조롱하고 명령하는 소리, 항해자들이 구타당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명은 숨이 막힐 정도로 길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허벅지에 총을 맞은 선원이 있었는데, 이를 방치해 상처가 계속 커졌다"며 "컨테이너 안은 뼈가 부러진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어떠한 치료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구호 선박마다 의사가 한 명씩 있었지만, 이스라엘군이 의료 물품을 내어주지 않아 비닐봉지 등으로 응급 처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활동가 김동현 씨는 "고문으로 고통받는 소리가 들려왔고, 상습적인 성추행이 이뤄지는 듯했다"며 "5∼10분간 셀 수 없이 구타당했고 케이블타이로 묶인 손에서는 계속 피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 손이 묶인 채로 감옥선에서 내릴 때 이스라엘 언론인 두 명을 마주쳤는데 그들은 우리를 아무렇지 않게 보기만 하고 항의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 언론을 비판했습니다.
이날 회견엔 한국계 미국인 활동가 조나단 빅토르 리(활동명 승준)씨도 참석했습니다.
그는 "어두운 컨테이너에서 무장한 병사들에게 구타와 전기 충격을 당해 오른쪽 갈비뼈가 골절됐다"며 "머리를 잡아 올려 동료가 폭행당하는 모습을 강제로 보게 하거나 섬광탄, 빈백탄(비살상용 진압용 탄환) 등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한 명도 빠짐없이 폭행당했고, 몇 사람들은 성폭력에도 노출됐다. 우리가 겪은 신체적·성적 폭력은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임상혁 녹색병원 원장은 활동가들을 검진한 결과 김동현 씨는 횡문근 융해증 진단을 받았고 김아현 씨는 고막에 구멍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조나단 빅토르 리 씨는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였으며 테이저건을 맞은 자리가 아직도 동그랗게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국제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고, 지난 20일 석방됐습니다.
김아현 씨와 김동현 씨는 22일 귀국했으며, 조나단 빅토르 리 씨는 25일 귀국했습니다.
여권이 무효가 된 활동가 김아현 씨는 "다음 달 2일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외교부 면담을 하기로 했다"며 "여권 신청을 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아현 씨는 지난해 10월에도 구호선단을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다가 이스라엘군에 배가 나포된 뒤 이틀 만에 풀려났습니다.
이후 외교부가 여권 반납 명령을 내렸으나, 김 씨에게 송달되기 전인 지난 3월 중순 재항해를 위해 출국했고 여권은 무효화됐습니다.
한편 외교부는 사건 수주 전부터 이스라엘과 접촉해 우리 국민이 나포될 경우 영사 접견 기회를 즉각 제공하고 이들을 신속하게 추방하는 등 어떤 경우에도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김아현 씨와 김동현 씨는 지난 20일 구치소 구금 없이 추방됐으며 주이스라엘대사관 영사가 공항 경찰서에서 개별 영사 접견을 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또 이들이 영사 접견에서 주장한 폭행 피해 내용도 본부에 즉각 보고됐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보고 내용과 언론 인터뷰를 토대로 지난 23일 주한이스라엘대사대리를 불러 사실관계 조사와 책임자 조치를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은 이날 활동가들의 발언을 전면 반박했습니다.
대사관 측은 "우리는 어떠한 증거나 입증 자료도 제시되지 않은 이러한 근거 없는 주장들을 다시 한번 거부한다"며 "이들은 처음부터 이스라엘을 악마화하고 이스라엘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한 목적으로 플로틸라(구호 선단)에 합류한, 오로지 그것만을 의도로 하는 법을 어기는 자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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