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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만에 복원…'한국 최초의 점자 책' 공개

<앵커>

우리나라에서 시작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만들어진 것은 129년 전인 1897년입니다. 미국에서 온 로제타 셔우드 홀 여사가 한글 점자를 만들면서 점자의 역사가 시작됐는데, 그 최초 교재가 복원을 거쳐서 공개됐습니다.

TBC 안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색바랜 겉표지에 '한국 시각장애인을 위한 최초의 점자책'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교재를 펼쳐보면 '아'를 뜻하는 세로 점 두 개를 시작으로 모음과 자음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다리', '도적' 같은 단어부터 '물 마셔라'와 같은 문장도 등장합니다.

최근 복원 과정을 마친 이 교재는 한국 최초의 점자 교재로 대구대학교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황정숙/대구대 중앙박물관 학예실장 : 1897년 유물이기 때문에 촉각 유물이라서 사용하다 보니까 마모도 많이 되었었고 많이 해진 상황이었습니다 굉장히 열악하다고 하죠. 그래서 조금만 건드려도 으스러질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 책을 만든 주인공은 미국인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 여사.

시각장애인 교육을 위해 기름 먹인 한지를 뾰족한 도구로 하나하나 찔러 제작한 겁니다.

1897년 대한제국 시절, 시각장애인 교육에 눈을 뜬 홀 선교사는 먼저 4점식 뉴욕 점자를 바탕으로 한글 점자를 창안했습니다.

이후 배재학당의 한글 학습서 '초학언문' 일부를 점자로 옮기며 이 교재를 완성했습니다.

1926년 6점식 한글 점자가 창안되기 이전까지 사용된 이 교재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 특수교육의 출발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유물로 2022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백순철/대구대 중앙박물관장 : 일종의 4점 점자 형태로, 요철이 드러나게 이렇게 바늘로 찍은 점자 형태로 만든 것으로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교재라는 점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겐 매우 각별한 그런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점 한 점 찍어낸 우리나라 최초 점자 책.

어둠 속에 있던 시각장애인에게 학문의 빛을 전한 홀 여사의 숭고한 헌신이 100여 년의 시간을 넘어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정우 TBC, 디자인 : 김세윤 TBC) 

TBC 안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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