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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내려앉자 철거 멈췄는데…12시간 통제 없던 이유

<앵커>

붕괴 위험성을 감지해 안전 진단을 하기로 결정한 뒤로도, 앞서 보신 것처럼 현장 통제는 없었습니다. 열차는 물론 차량과 보행자까지 12시간 가까이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사고 발생 24시간 만에 서울시가 내놓은 해명은 붕괴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어서 손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신호가 바뀌고 화물차 한 대와 오토바이가 서소문 고가차도 옆을 지납니다.

눈 깜짝할 사이 화물차 위로 상판 잔해가 쏟아지고, 화들짝 놀란 오토바이 운전자는 급히 운전대를 틀어 가까스로 피했습니다.

사고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간신히 피해를 모면한 차량 운전자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아무런 통제가 없었기 때문에 자칫 큰 화를 당할 뻔한 겁니다.

서울시는 어제(26일) 새벽 2시 반쯤 상판을 떠받치는 '거더' 일부가 2.9cm 내려앉자, 철거 작업 중단을 결정하면서도 현장 통제는 하지 않았습니다.

12시간 뒤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고가차도 아래로 열차는 물론 차량과 보행자가 계속 지나다닌 겁니다.

서울시는 오늘 브리핑을 통해 거더의 안전성엔 이상이 없었다며, 붕괴 사고로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임춘근/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 : 거더 자체가 무너지는 사고가 있으리라곤 현장 내에선 그때 당시엔 파악하기 어려웠지 않았을까 하는….]

정밀 안전진단에 나선 인원들이 안전 확보 조치 없이 구조물에 올라간 것도 비슷한 이유였을 거라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사고 직후 전담수사팀을 편성한 경찰은 어제 서울시로부터 고가차도 철거 공사와 관련한 서류를 임의 제출받았습니다.

또 오늘 새벽 0시부터 4시간 동안 국과수 등 관계 기관 합동으로 현장 정밀 감식을 벌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새벽 일부 시간에만 이뤄진 고가차도 철거 작업이 보다 신속하게 진행됐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서울시가 '24시간 공사'를 주장했지만 국가철도공단이 제한했다고 밝혔는데, 철도공단은 "서울시에서 먼저 '아간 공사' 계획서를 들고 왔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렇게 두 기관 사이에 붕괴 위험성에 대한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승객들을 태운 열차는 고가차도 아래를 무방비로 다닌 셈입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이준호·이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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