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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언제 시진핑이 이렇게 커졌지?"…192cm 트럼프에 도발한 '의전 비밀' / SBS / AFTER 8NEWS / 한상우 베이징 특파원

00:00 인트로
00:17 의전은 높아졌는데, 뭔가 허전한 이유는?
01:54 공식 환영 행사..악수부터 기싸움
03:06 투키디데스와 타이완 경고
04:46 톈탄 공원 방문, 그리고 고립된 미국 기자들
06:03 공식 만찬, 9년 전에는 7명 총출동..이번에는?
06:48 시 주석의 공간 중난하이, 조급한 트럼프
08:33 미중, 이번 정상회담으로 뭘 얻었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2박 3일 방중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이미 수많은 언론들이 방중 성과와 한계에 대해 짚었는데, <AFTER8NEW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도착하는 첫날부터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중심으로 의미를 담아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1.  의전은 높아졌는데, 뭔가 허전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시간 지난 13일 밤에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레드카펫도 깔렸고, 의장대, 군악대 의전,  성조기와 오성홍기를 손에 든 학생들의 열렬한 환영 모두 9년 전과 변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공항에 누가 마중 나오냐, 이게 중요한 의미를 갖죠? 이번에는 한정 국가부주석이 마중나왔습니다. 인민대회 입장 순서를 기준으로 중국 서열 5위입니다. 장관급보다 한 등급 위인 국가부주석이 마중 나왔으니 최고의 의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실질적 내용을 보면 얘기가 조금 다릅니다. 9년 전에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외교담당 상무위원이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은 모두 7명입니다. 이 7명이 실질적 권력을 갖고 있는 최고위층입니다. 이른바 차이나 세븐이라는 권력의 정점에 선 인물들입니다. 면면을 보면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군사위 주석 겸 국가주석 이 이하로 리창 국무원 총리, 우리 국회의장에 해당하는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 정협 주석, 시진핑 주석의 오른팔이죠 차이치 중앙 판공청 주임, 딩쉐샹 상무부총리, 리시 중앙 기율위 서기입니다. 모두 실질적 권력을 갖고 있는 인물들인데, 9년 전에는 이런 실권을 갖고 있는 상무위원이 마중 나왔지만 이번에는 사실상 실권이 없는 국가부주석이 마중 나온 겁니다. 격은 높아졌는데, 뭔가 알맹이가 없는 게 시작부터 느껴졌습니다.

2. 공식 환영 행사..악수부터 기싸움
도착 다음 날 공식환영 행사와 미중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회담 장소인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을 시 주석이 계단 앞까지 마중 나왔습니다. 두 사람이 악수하는 장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손에 힘을 주고 흔드는 악수가 안 보입니다. 친근감의 표시로 시진핑 주석의 손등을 토닥이기도 하지만, 기선 제압을 하는 이전의 악수 모습이 아니죠. 또 하나, 두 사람의 키 차이가 얼마 안 나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키는 192센티미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젊었을 때는 180센티미터였는데 지금은 조금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의장대 사열할 때 모습을 보면 두 사람의 키 차이가  얼마 안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시 주석이 다소 높은 굽의 구두를 신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SNS에서는 시 주석의 키는 얼마냐? 2미터 20센티가 넘는 중국 농구 스타 야오밍과 만나도 키가 비슷해 보이게 만들 거다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뭐 하나라도 부족해 보이면 안 된다는 중국의 의전이 숨어있는 장면입니다.

3. 투키디데스와 타이완 경고
이번 방중의 하이라이트인 정상회담입니다. 모두 발언에서 시 주석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얘기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스파르타가 떠오르는 신흥 강국 아테네를 의식하고 견제하다가 결국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났고, 이후 역사에서 항상 기존 패권국이 신흥 강국의 부상을 두려워해 전쟁을 일으킨다는 논리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이죠.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 : 미국과 중국이 이른바 '투키디데스 함정'을 극복하고 강대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까요? 이는 역사적 질문이며, 세계적인 질문입니다.]

이걸 시 주석이 모두 발언에서 언급하면서, 시작부터 묘한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공개 회담에서 타이완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미국에 경고를 날렸습니다. 타이완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충돌할 수 있다라고 한 건데, 정상회담에서 직접 언급하기에는 상당히 수위가 높은 발언입니다. 또 하나, 트럼프 면전에서 시 주석이 '미국은 쇠퇴하는 국가'라는 말을 꺼냈죠?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정부 시절 얘기를 한 거고, 본인이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다시 부흥하고 있다는 칭찬의 말이라고 해석했지만, 예를 들어 우리 이재명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한국은 쇠퇴하는 국가'라고 했다면 우리 언론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과거 정부 얘기고 지금 정부는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이라고 해석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외교상 결례라고 해도 충분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4. 톈탄 공원 방문, 그리고 고립된 미국 기자들
9년 전 트럼프 대통령 방중 당시 시 주석은 황제의 거처였던 자금성을 통째로 비우고, 트럼프 대통령을 영접했습니다. 물론, 톈탄 공원 역시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황제의 공간이지만, 격이 낮아지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 공간에서 미국 취재진이 중국 공안에게 잠시 감금을 당하고, 트럼프 경호 요원들은 공안에게 접근을 제지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보안 문제 때문에 나갈 수 없습니다. 저기서 우리 기다리고 있어요. 가야해요. 우리 갑시다. 갑시다.]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취재하던 미국 취재진을 중국 공안이 특정 공간에 가둬놓고, 못 나가게 하자 마찰이 빚어진 겁니다. 물리적 충돌까지는 없었지만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방중 당시 중국 공안에게 한국 취재진이 폭행을 당했던 장면이 떠오르는 건 저만이 아닐 겁니다. 게다가 트럼프 경호 요원들도 총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두 정상에게 접근을 못하게 했습니다. 결국 총을 풀고서야 경호에 나설 수 있었는데, 과거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5. 공식 만찬, 9년 전에는 7명 총출동..이번에는?
공식 만찬에서도 참석 인물들의 면면이 중요합니다. 참석자 자체가 의전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9년 전 트럼프 대통령 방중 당시 공식 만찬에는 앞서 말씀드린 중국 권력의 핵심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전원 총출동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 3명만이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 주석과 리창 총리,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 이렇게 세 사람만 참석한 겁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방중단 뿐만 아니라 테슬라 일론 머스크와 팀 쿡 애플 CEO 등 주요 기업 대표들까지 총출동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일일이 시 주석에게 직접 소개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6. 시 주석의 공간 중난하이, 조급한 트럼프
트럼프 방중 마지막 날 일정은 중난하이 회동이었습니다. 자금성 바로 옆에 있는 원래 황제의 정원이었습니다. 자금성 옆에는 크게 3개의 호수가 있는데, 베이하이, 중하이, 난하이, 우리식 표현으로는 북해, 중해, 남해입니다. 이건 황제가 용이기 때문에 용은 큰 바다에 살아야 하고, 그래서 '바다 해'자를 붙인 겁니다. 그 중에서 중해와 남해를 묶어서 중난하이라고 부르고, 과거 마오쩌둥 주석이 그곳에 집무실과 거처를 만들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곳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불러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겁니다. 전 세계 언론은 54년 전 닉슨 대통령과 마오 주석이 만났던 공간이라면서 데탕트, 일시적 해빙 무드가 조성된 걸 연상하는 장면이라고 했지만 조금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시 주석의 공간인 중난하이에서 오히려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는 아닐까 이런 해석이 가능한 장면들이 보입니다. 차담과 실무 오찬에 앞선 모두 발언 때도  의자 팔걸이에 손을 올리고 여유 있게 얘기하는 시 주석과 두 손을 가운데 모으고 다소 웅크린 채 얘기를 하는 트럼프의 모습이 대조적이었습니다. 발언 내용을 보면 시 주석은 덕담만을 이어갔습니다. 이곳이 어떤 곳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 공간인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 자택에 초청해준 데 대한 감사의 의미로 중난하이에 초청했다고 했지만 트럼프는 모두 발언에서부터 다짜고짜 이란 문제에 대해 얘기부터 꺼냈습니다. 두 정상이 이란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많은 것을 이뤄냈다는 등의 자화자찬을 늘어놨죠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함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7. 미중, 이번 정상회담으로 뭘 얻었나?
미국 대표단이 떠난 뒤 공항 쓰레기통에는 중국 측이 대표단에게 제공한 각종 기념품들이 통째로 버려져 있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얻어갈 게 그만큼  없었다는 상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정리해 보면 먼저 경제적으로는 얻은 게 뭘까 생각이 드는데, 양국 무역 전쟁의 핵심인 관세 문제, 제대로 논의된 게 없습니다. 무역법 301조 조사 정도가 남은 무기인데, 사실 중국은 이미 여러가지 준비가 돼 있던 상황입니다. 9년 전에는 중국 수출에서 미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9%였지만 지금 11%로 낮아졌고, 상당수 제조 시설을 동남아 등으로 이전하면서 관세 전쟁에 대비했습니다. 오히려 희토류 공급망을 쥐고 미국을 압박하는 상황입니다. 유일하게 중국이 아쉬워하는 부분이 반도체 분야인데, 첨단 반도체 칩을 달라는 게 아니라 첨단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장비를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네덜란드 ASML의 노광장비 등 첨단 반도체 제작 장비 정도가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에는 무역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결정적 내용이나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미국산 소고기, 가금류 등의 시장을 개방하고, 보잉기 200대 구매 정도의 성과인데, 세기의 담판이라 불렸던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로 내세우기에는 약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국제 정치 분야에서 보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실질적 승자가 누구인지 좀 더 명확해 보입니다. 이번에 두 정상이 합의한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 이게 무슨 말인가 싶지만 쉽게 정리하면, 세계에서 가장 센 두 나라, 미국과 중국이 서로 합의를 중심으로 경쟁하고, 갈등은 잘 조절해서 평화를 유지하자는 겁니다. 예전처럼 미국이 일방적으로 중국에 뭔가를 강요하고 위협하는 상황은 만들 수 없는 겁니다 진짜 G2로 대등해진 관계를 상징하는 선언입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타이완입니다. 중국은 타이완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충돌할 수 있다는 언급까지 했고, 타이완에 미국 무기 판매 문제까지 얘기했습니다. 미국에 돌아간 트럼프는 타이완 무기 수출을 '거래 카드'로 언급했습니다. 이게 심각한 이유는, 이른바 미국과 타이완의 안보 공약 때문입니다. 이른바 6대 보장 원칙, 타이완에 무기 판매 종료 시점을 설정하지 않고, 무기 판매와 관련해 중국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는다, 타이완과 중국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지 않는다,
타이완 관계법을 수정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 중에서 두 번째인 중국과 무기 판매에 관해 협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겁니다. 타이완에 무기를 팔지 말지를 중국과 논의 테이블에 올리는 것 자체가 기존 원칙 위반인데, 아예 중국과 협상 카드라고 미국 대통령 입으로 얘기해 버린겁니다. 타이완 입장에서는 속이 타들어가고, 중국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를 내용입니다. 이제 진짜 글로벌 양강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 세계 정세, 더욱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취재 : 한상우,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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