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행정법원
근로자가 대지급금을 받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경우 '부정 수급'을 이유로 환수 처분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지급금은 사업주의 지급 능력이 없을 때 정부가 대신 내주는 체불임금입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A 씨 등 3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대지급금 환수 및 부당이득 추가징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A 씨 등 원고는 2019년 11∼12월 마포구 소재 건설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이들과 계약한 노무사 B 씨는 이듬해 5월 A 씨 등 명의로 2019년 9∼10월 근무에 대한 대지급금을 달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했습니다.
공단은 신청을 받아들여 A 씨 등의 계좌로 총 2천100만원을 보냈으나, 같은 날 이 돈은 전액 노무사 B 씨 계좌로 자동 이체됐습니다.
약 5년이 지난 작년 2∼3월 공단은 A 씨 등이 근로한 사실이 없음에도 부정한 방법으로 대지급금을 받았다며 이들을 상대로 환수와 추가징수 처분을 했습니다.
A 씨 등은 "대지급금을 받은 즉시 B 씨 계좌로 이체돼 입출금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고 아무런 이득도 얻지 않았다"라며 불복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A 씨 등이 거짓 등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B 씨가 A 씨 등으로부터 받았다는 위임장의 서명 필체가 실제 A 씨 등의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A 씨 등이 위임장 작성에 관여해 B 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받는 사정을 인식했는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 등 명의 계좌에서 B 씨 계좌로 자동이체 출금 신청이 이뤄진 시점이나 경위, 특히 A 씨 등이 이에 동의하거나 필요한 서류 작성에 협조했는지가 여전히 규명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A 씨 등이 이 사건 대지급금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