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페이
중국 알리페이에 고객 정보를 제공한 카카오페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향후 법리 공방의 핵심이 될 '업무 위수탁' 인정 여부와 고객 동의 범위 등 주요 쟁점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번 수사는 금융감독원이 적발한 대규모 정보 유출 의혹이 형사 처벌로 이어질지를 가르는 중대한 기로가 될 전망입니다.
어제(14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카카오페이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아 지난 3월경부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위반 혐의로 해당 법인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금감원이 2024년 현장검사 과정에서 카카오페이의 대규모 개인정보 전송 사실을 적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금감원 조사결과 카카오페이는 2018년 4월부터 2024년 5월까지 고객 4천45만 명의 개인정보 542억 건을 중국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측에 전송했습니다.
전송된 정보에는 카카오페이 전체 고객의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 충전 잔고 등이 포함됐으며, 특히 애플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의 정보까지 무차별적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수사의 가장 큰 쟁점은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의 관계를 신용정보법상 '업무 위수탁' 관계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수집된 개인신용정보를 타인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동의를 받아야 하며 특히 알리페이의 경우 해외 회사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국외 이전 동의도 받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는 신용정보법은 위탁업체를 통해 정보가 이전될 경우 정보 주체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고 정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1월 관련한 과태료 부과 조치 등을 발표하며 "카카오페이가 위탁자로서 계속 책임을 부담한다는 약정이나 안전장치가 없었던 만큼 양사가 위수탁 관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알리페이가 전송받은 정보를 애플의 'NSF 점수'(자금 부족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매기는 고객별 점수) 산출 모델 구축 등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는 해당 업체의 본업인 단순 대금결제 업무 범위를 벗어난 정보 활용이라는 점에서 위수탁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적법한 업무 위수탁에 따른 정보 제공이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개인정보보호위로부터 받은 제재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경찰은 알리페이가 전송받은 정보를 사용한 목적과 범위도 정밀하게 살필 계획입니다.
카카오페이가 애플 미이용자의 개인정보까지 한꺼번에 넘긴 점 또한 경찰이 들여다볼 주된 혐의 중 하나입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가 NSF 스코어 산출을 명목으로 전체 고객의 신용정보를 요청하자 이를 고객 동의 없이 그대로 넘겼습니다.
스코어 산출대상이 아닌 고객들의 개인정보까지 전송한 혐의와 관련해 경찰은 고객정보를 오남용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경찰은 카카오페이가 개인정보를 전송한 과정에서 암호화 등의 보호조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확인할 전망입니다.
카카오페이는 2024년 금감원의 적발 사실 발표 이후 설명자료를 내고 알리페이에 암호화된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신용정보법은 수탁자에게 암호화 등 보호조치를 한 개인신용정보는 제공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위법의 여지가 적다는 의미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와 금감원에서 과징금 부과 조처 등을 마친 사안이기는 하나 형사 처벌 측면에서의 판단은 다를 수 있는 만큼 원점에서 사안을 들여다볼 것"이라며 "현재는 금감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전달받아 수사 방향을 정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는 지난해 1월 카카오페이에 '이용자의 동의없이 애플에 개인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59억 6천8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애플의 경우 개인정보의 국외 처리 위탁 정보 주체에게 고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 과징금 24억 500만 원을, 위탁 사실을 밝히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과태료 22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이후 금감원 또한 카카오페이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지난 2월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하고 과징금 129억 7천600만 원과 과태료 48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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