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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Y] 경쟁자 200명 제친 DNA 힘…자파 잭슨은 어떻게 '마이클'이 되었나

마이클 스틸
"단순히 외모 때문만이 아니었다. 너무나 강렬한 느낌이 들어서 무시할 수 없었다"

영화 '마이클'을 제작한 그레이엄 킹은 그룹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그린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음악 영화의 새 장을 연 미다스의 손이다. 이 영화 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배우 라미 말렉은 프레디 머큐리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타며 스타덤에 올랐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전기 영화 제작에 나선 그레이엄 킹은 다시 한번 촉수를 세웠다. 전 세계에서 200명에 가까운 배우들을 만났다. 그러나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은 멀리 있지 않았다. 마이클 잭슨의 조카이자 형 저메인 잭슨의 아들 자파 잭슨이었다.
마이클

그레이엄 킹은 자파 잭슨을 처음 본 날을 떠올리며 "라미 말렉이 제 사무실에 들어와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달랐다. 자파라는 캐릭터에는 뭔가 영적인 면이 있어서 그와 마이클 잭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전 세계 200명에 가까운 배우들을 검토했지만, 자파를 능가할 배우는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자파 잭슨은 저메인 잭슨과 알레한드라 주느비에브 오아지아자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삼촌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가수다. 2019 싱글 앨범 '겟 미 싱잉'(Got Me Singing)로 데뷔해 다수의 앨범을 발매했다. 그러나 그의 삼촌이나 아버지처럼 주목받는 가수는 아니었다.

'마이클'에 참여하기 전까지 연기 경력이 전무했고, 정식 댄스 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 자파는 삼촌의 모습을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약 3년의 시간을 쏟았다. 마이클 잭슨의 전 안무팀인 리치&톤 탈라우에가(Rich+Tone Talauega)에게 삼촌의 히트곡 속 대표춤 동작들을 배웠다.
마이클 스틸

안무 연습은 마이클 잭슨이 훈련하던 댄스 룸에서 이뤄졌다. 자파 잭슨은 삼촌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마이클 잭슨 집 안의 여러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자파 잭슨은 인터뷰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삼촌의 모든 걸 해부하고 싶었다. 과학자처럼 해부해 나 자신에게, 연기에, 춤에 다 적용하고자 했다. 리듬은 항상 있었는데 마이클처럼 춤추는 법은 몰랐다"다고 밝혔다.

방법은 연습밖에 없었다. 마이클 잭슨은 전성기 시절 매번 마찰력이 없는 로퍼를 신고 무대에 올라 신들린 댄스를 소화해 냈다. 자파 잭슨 역시 로퍼를 신고 하루에 몇 시간씩 연습을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발가락 모양이 변하고 피가 나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빌리 진'(Billie Jean) 무대는 특히 많은 공을 들였다. 자파 잭슨은 이 시퀀스를 가장 어려웠던 장면인 동시에 가장 애정하는 장면으로 꼽았다. 1983년 TV 스페셜 '모타운 25'(모타운 레코드 창립 25주년을 기념한 1983년 텔레비전 특집 프로그램)을 재현한 이 신은 마이클 잭슨이 전설적인 댄스 '문워크'를 처음으로 선보인 무대기도 하다.
마이클

자파 잭슨은 춤과 안무에 관해서는 삼촌의 흉내가 아닌 공연 스타일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빌리 진' 무대만큼은 모든 동작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해 실제 공연을 완벽하게 재현하고자 했다. 그는 "모든 순간, 모든 박자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은 물론, 동작에 담긴 에너지와 쇼맨십까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했다.

자파 잭슨은 '팝의 황제'이자 삼촌인 마이클 잭슨을 연기한 경험에 대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바꾸는 경험이었다. 그의 신발을 신고 살아보고, 그가 느꼈을 감정을 느끼고, 마이클 잭슨이 봤던 것처럼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흉내를 내거나 동작의 형태를 따라 하는 게 아니라 그 동작 뒤에 있는 의미와 본질을 배우고 싶었다"면서 이를 위해 마이클 잭슨이 남긴 일기, 시, 만트라 등을 공부했다고 전했다. 자파 잭슨은 벽과 거울에 삼촌이 남긴 긍정의 말들을 붙여놓고 그의 목소리와 동작 등을 익혀나갔다.
마이클

다만 자파 잭슨은 '마이클'에서 노래는 전혀 부르지 않았다. 영화에 삽입된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들을 립싱크했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의 육성을 모사하는 데는 많은 공을 들여 연기에 반영했다. 이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평단과 관객의 평가가 나뉘고 있는 '마이클'은 마이클 잭슨 유가족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장남인 프린스 잭슨은 프로듀서로 참여할 정도로 이 작품에 깊이 관여했지만, 딸 패리스 잭슨은 영화화의 방향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막내 동생인 자넷 잭슨 역시 마찬가지다. 패리스 잭슨과 자넷 잭슨은 이 영화의 시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파 잭슨이 '팝의 황제'를 스크린에 구현한 공만큼은 부인하기 힘들다. 마이클 잭슨은 어떤 배우의 연기로도 대체 불가한 존재지만 자파 잭슨이 최선이었음을 영화를 보면 인정하게 된다. 연기적인 부분을 논하기엔 부족하지만, 그의 외형과 퍼포먼스를 재현해 낸 노력은 박수받을 만하다.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인 캐서린 잭슨 역시 손자의 스크린 속 활약을 보며 "자파르는 제 아들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그가 잭슨 가문의 엔터테이너이자 공연가로서의 유산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쁩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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