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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포장 감자칩·주택 공급 연기…일본서 커지는 원유 부족 경고음

흑백 포장 감자칩·주택 공급 연기…일본서 커지는 원유 부족 경고음
▲ 일본 슈퍼마켓

중동 불안 장기화로 인해 원유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일본의 식품, 주거, 의료 등 필수 분야에서 재료 수급난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일본의 대표적 감자칩 제조업체 가루비가 나프타가 원재료인 잉크 부족 때문에 주력 제품인 '포테토칩스' 포장재를 이달 말부터 흑백으로 인쇄, 출하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본 국민들은 원유 부족 상황을 시각적으로 체감하는 상황입니다.

일본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들은 '흑백 포장 감자칩' 뉴스를 패러디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사진을 흑백으로 만들어 게시하면서 "석유 공급에 우려가 없다는 정부 설명이 과연 맞는가"라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농림수산성은 전날 흑백 포장재 방침을 결정한 가루비 담당자를 불러 상황을 청취하는 등 잉크 부족 여파가 다른 식품업계로 번지는 사태를 신경 쓰는 모양새입니다.

가루비의 '포테토칩스 저염 맛' 포장을 흑백 처리한 이미지

교도통신에 따르면 햄 제조업체 이토햄도 포장재 간소화를 검토하고 있고 한 파스타 회사는 파스타를 묶는 종이 포장재를 로고 인쇄를 뺀 백지로 최근 변경했습니다.

낫토 제조업체 미쓰칸은 낫토 가격을 다음 달부터 올리기로 했고 야마자키 제빵은 7월 출하분부터 식빵 등의 가격을 인상하는데, 잇단 가격 인상에는 나프타 부족에 따른 포장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르무즈 봉쇄 사태 이후 농업용 부자재 공급 부족을 호소해 온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JA)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석유가 원료인 비닐하우스 자재 등 농업용 자재 유통과 관련 "일부 생산자나 조합에서 필요량을 확보할 수 없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앙회에 따르면 일부 하우스용 비닐 공급업체가 출하를 제한하거나 수주를 중단하는 사례가 파악됐습니다.

일본 건축업계에서도 원유 부족에 따른 건축용 자재 수급 불안이 커지자 대기업 계열 건축업체들이 신축 아파트 계약자에게 중동 정세 추이에 따라 주택 인도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을 통보하고 나섰습니다.

일본 건축업계는 벽지나 타일, 욕조·주방 기구를 고정하는 접착제 원료가 석유여서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주택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업계에서도 원유 공급 부족 여파가 커지고 있어 의료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짚었습니다.

산케이에 따르면 의료용 장갑이 동나는 경우가 생기자 일선 병원에서 일회용 장갑 대신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사례도 나오는 등 의료의 질 저하가 지적되는 상황입니다.

일본 정부가 의료용 장갑 비축분 5천만 장을 의료업계에 제공하기로 했지만, 이달 말로 예정돼 있어 의료 현장의 필수 자재 갈증을 아직 풀어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산케이에 9월 말까지 일본 내에서 필요한 의료용품 공급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12일 중동 정세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원유의 대체 조달로 이달은 (필요량의) 약 60%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고 다음 달은 현시점에서 70%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달 중 국가 비축유 추가 방출을 하지 않고 6월도 세 번째 국가 비축유 방출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에도 대체 조달을 통해 필요량을 확보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유 수입량의 95%를 중동산에 의존하던 일본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국·러시아·남미·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으로 수입선 다각화를 추진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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