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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린 스타머 영국 총리…노동당 분열, 차관 잇단 사임

벼랑 끝 몰린 스타머 영국 총리…노동당 분열, 차관 잇단 사임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자진 사퇴는 안 한다고 선언했으나 일부 차관들이 잇달아 퇴진을 요구하며 사임했습니다.

집권 노동당은 총리 지지파와 반대파로 쪼개지는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노동당에는 대표에 도전하는 절차가 있고, 이는 아직 발동되지 않았다"며 "이 나라는 우리의 국정 운영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그게 우리가 내각으로서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동당 절차에 따르면 하원의원 20% 이상의 지지를 모은 현직 하원의원이 대표에게 도전하면 경선을 치를 수 있습니다.

스타머 총리가 스스로 사임하지 않을 것이므로 당 대표를 바꾸고 싶으면 이 절차대로 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48시간은 정부의 불안정이었다. 그건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실질적인 경제 손실"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하지 않는 한 차기 총선은 3년 이상 남아 있습니다.

집권 노동당은 하원 650석 중 403석을 장악하고 있어 당 대표를 교체하면 총리는 자동으로 바뀝니다.

이날 오후까지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 103명은 스타머 총리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참담한 선거 결과를 받았고 유권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어려운 일을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는 여기에 집중해야 하며 대표 경선을 할 시간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까지 스타머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거나 퇴진 일정을 정하라고 요구한 노동당 하원의원은 약 90명으로 집계됩니다.

특히 차관 4명은 스타머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사표를 던졌습니다.

미아타 판불레 주택지역사회부 지방분권 담당 정무차관은 "대중은 총리가 이 나라를 변화시킬 거라 믿지 않고 나도 안 믿는다"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어 앨릭스 데이비스 존스 내무부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담당 정무차관과 제스 필립스 내무부 여성폭력 보호조치 담당 정무차관, 주비르 아메드 보건복지부 보건혁신 담당 정무차관이 차례로 사임했습니다.

전날 밤에는 스타머 총리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혀온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의 정무비서관을 비롯한 보좌관 4명이 스타머 리더십에 의문을 표시하며 사의를 표명했고, 총리실은 이들을 포함한 내각 보좌진 6명을 대체할 인사를 발표하며 맞섰습니다.

다만, 아직은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전 총리를 사퇴로 몰아간 장관 줄사퇴까지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앞서 일간 가디언은 샤바나 마무드 내무장관과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이 스타머 총리에게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위해 사임 일정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각료회의에서 스타머 총리가 준비된 발언을 마치고 나서 그에게 사임을 직접 요구하는 각료는 없었다고 팻 맥패든 노동연금 장관은 스카이뉴스에 전했습니다.

존 힐리 국방 장관은 각료회의 후 엑스(X·옛 트위터)에 "더한 불안정은 영국 국익에 맞지 않는다"고 썼고, 리즈 켄들 과학혁신기술 장관과 피터 카일 산업통상 장관도 스타머 총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2024년 7월 총선에서 노동당의 압승을 이끌면서 취임했지만, 경제 부진과 복지, 이민 정책 등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감으로 지지율이 급락했습니다.

올해 초부터는 피터 맨덜슨 주미 대사 인사 논란으로 사임 위기에 몰렸고 지난 7일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로 당내 사임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임 요구 목소리는 높지만, 당장 스타머 총리에게 도전할 만큼 지지층을 확보한 경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노동당 유력 인사인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은 당 대표 요건인 현직 하원의원이 아닌 터라, 버넘 지지층은 즉각 사임보다는 퇴진 일정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버넘 시장은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하원의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스타머 총리가 당장 사임한다면 스트리팅 장관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유력 인사인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는 지난해 부총리 및 부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던 사유인 부동산 세금 문제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밖에 마무드 장관과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 장관의 이름도 오르내리지만, 분명하게 총리직 도전 의사를 표시한 내각 인사는 없습니다.

이날 장중 영국 국채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5.12%, 5.81%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1998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금융시장에서 장기 국채 금리는 재정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1%로 전장보다 0.11%포인트 급등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물가 급등 우려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는데, 이에 거의 근접한 것입니다.

캐슬린 브룩스 XTB 리서치팀장은 로이터 통신에 "채권 시장이 스타머의 사임 가능성뿐 아니라, 차기 총리를 둘러싼 경쟁이 영국이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 약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운드화도 1.3151달러로 전장보다 0.7% 급락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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