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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멕시코 국경장벽 확장 공사로 1천 년 전 고대유적 훼손

미-멕시코 국경장벽 확장 공사로 1천 년 전 고대유적 훼손
▲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을 따라 장벽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1천년 전 원주민들이 남긴 거대 지상화 유적이 훼손됐다고 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WP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미 애리조나주 아호 서쪽 국경에 위치한 국경 장벽 건설 현장에서 지면에 그려진 '인탈리오'(지상 음각화) 유적이 훼손됐습니다.

이 유적은 길이가 약 61미터에 달하는 물고기 모양 그림으로, 조성 시기는 최소 1천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미국 민간 인공위성 업체 반토르(Vantor)가 제공한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물고기 형상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18∼21미터 구간에서 공사용 불도저 자국이 포착됐다고 WP가 전했습니다.

장벽 건설을 감독하는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존 멘넬 대변인은 WP의 보도 이후 성명을 내고 "국경장벽 건설 계약 업체가 공사 도중 부주의로 '라스 플라야스 인탈리오'라는 문화 유적지를 훼손했다"며 "남아 있는 (유적) 부지는 확보했고, 현장에서 보호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역 원주민 부족 '히아-세드 오드햄'의 원로인 로렌 마케즈 아일러는 "누군가 워싱턴에 가서 미국 사람들이 숭배하는 유적지를 파괴한다면 어떻겠느냐. 이것은 그와 똑같은 일"이라며 "그 유적은 우리 조상이 만든 것이고,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WP에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465억달러(약 69조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해 수백킬로미터에 달하는 추가 국경장벽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국경 지역 대부분은 이미 장벽으로 멕시코와 분리되어 있는데, 보안 강화를 명목으로 두 번째 장벽을 건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지역 원주민 사이에서는 국경장벽 건설 예정지에 있는 멸종 위기 생물 서식지인 '퀴토바퀴토' 샘과 미국 원주민 묘역 등 다른 유적지에 대해서도 훼손 우려가 제기된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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