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국가최고안보회의(SNSC)를 중심으로 한 '안보 중시' 강경파 세력이 전쟁을 계기로 실권을 장악해 최고지도자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습니다.
전쟁 첫날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폭사하면서 이란에서 단일한 정책 결정권자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 그 배경입니다.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돼 체제의 정점에 섰지만, 그의 현재 역할은 직접 결정하고 지시를 내리기보다는 대체로 장성들이 제도적 합의를 통해 내린 결정을 추인하는 데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권력은 SNSC를 중심으로 한 통합 전시 지도부로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직 취임 이래 공개석상에 나타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이 때문에 상당히 큰 부상을 당했다는 설이 매우 유력합니다.
모즈타바의 측근 인사들과 가까운 취재원 2명은 로이터에 그가 보안 문제 때문에 IRGC 소속 측근 인사들을 거치거나 제한된 오디오 채널을 통해서만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쟁에 따른 압박으로 이란의 권력은 SNSC, 최고지도자실, IRGC에 기반을 둔 강경파에 집중됐으며, 그중에서도 IRGC는 군사전략뿐만 아니라 정치 분야의 핵심 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미국 사이의 대화를 중재 중인 파키스탄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란 측의 반응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다"며 "단일한 의사 결정 구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때는 응답하는 데에 2∼3일이 걸리기도 한다"고 로이터에 설명했습니다.
종전 합의의 장애물은 이란 내부의 권력 투쟁이 아니라, 미국이 제안할 용의가 있는 것과 이란 강경파 IRGC가 수용할 용의가 있는 것 사이의 격차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과의 회담에서 이란이 외교적 얼굴로 내세운 인물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부 장관이었으며, 최근에는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으로 테헤란 시장을 지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도 미국과의 대화 전면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전쟁 기간에 이란의 정치, 안보, 성직자 엘리트들을 연결하는 핵심 통로로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중재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란 측의 실질적인 의사 조정과 막후 통제 역할은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이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취재에 응한 파키스탄 취재원 1명과 이란 취재원 2명은 지난 8일 휴전이 발표됐을 때부터 그를 이란의 중추적 인물로 꼽았습니다.
이란 외무부는 기사의 주요 내용에 대해 로이터가 보낸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과의 협상에 관해 이란 내부 분열이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미국 외교관 출신인 이란 전문가 앨런 에어는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미국은 경제적 압박과 봉쇄를 통해 시간이 흐르면 서로 상대방을 약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란 IRGC는 미국에 유연함을 보이면 약점을 드러내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의 압박에 직면해 있어 유연성을 발휘하려면 정치적 대가를 치러야만 합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군사적, 경제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전쟁 발발 2개월간 분열의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중동 담당 선임 분석가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이란의 현 지도부 내에서 ▲ 전면전으로의 복귀는 피하고 ▲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지렛대를 유지하며 ▲ 전쟁이 마무리되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더욱 강해진 상태가 돼야만 한다는 전략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