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의 형량이 1심 징역 1년 8개월에서 2심 징역 4년으로 늘었습니다. 1심에서 무죄였던 주가조작과 일부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겁니다. 김 씨 측은 반발하며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첫 소식, 안희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희재 기자>
지난 1월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1심 이후 석 달 만에 열린 김건희 여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
서울고법은 김 여사에게 1심 형량의 2배가 넘는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신종오/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 : 피고인을 징역 4년 및 벌금 5천만 원에 처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김 여사의 핵심 3가지 혐의 가운데 2심 재판부는 우선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로 본 1심을 뒤집고,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의 시세 조종 범죄에 직접 가담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신종오/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 : 시세 조종 행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것으로,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 주를 매도한 것은 통정매매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이에 가담한 걸로 봐야 합니다.]
또 김 여사가 2022년 4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802만 원짜리 샤넬 가방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본 1심과 달리 "단순 선물로 보기 어렵다"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 받은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양형에 대해 "김 여사가 시세조종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대통령 못지않은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범죄를 저질러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질타했습니다.
[신종오/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오히려 그 지위를 이용해 알선수재 행위를 했고,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그로 인한 국론의 분열과 국민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세 혐의 중 두 가지에 무죄 판단을 내린 1심 재판부를 향해선 답변과 함께 두 차례나 고개를 숙였던 김 여사는,
[김건희 (지난 1월 28일, 1심 선고) : (무죄 부분에 대해서 일간지 등에 공시되길 원하시나요? 그럴 필요까지는 없으신가요?) 없습니다.]
이번엔 답변이나 인사 없이 어두운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습니다.
김 여사 측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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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유죄로 뒤집힌 부분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입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 김건희 씨가 단순 방조를 넘어, 시세 조종 가능성을 인식하고 적극 가담한 주가조작 공범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처음 의혹이 제기된 지 7년 만에 나온 유죄 선고입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원종진 기자>
김건희 여사의 핵심 혐의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김 여사가 시세조종행위를 인식했을 수는 있지만,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우인성/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재판장 (지난 1월 28일) : 피고인이 시세 조종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였는지에 관한 자료가 없습니다. 시세 조종 세력이 피고인을 공동 정범으로 여기며 함께 범행을 수행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를 추가하기도 했는데, 2심 재판부는 아예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단순히 방조한 정도를 넘어 범행에 적극 가담한 '공범'으로 판단했습니다.
1심과 달리 범행의 공소시효도 지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신종오/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 : 미래에셋 대우 계좌 및 자금과 블랙펄 측에게 매도한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시세 조종 행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용인함을 넘어서 결론적으로 공동정범 책임은 인정된다는 것이 저희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우선 김 여사가 20억 원이나 되는 자금과 계좌를 블랙펄 등 시세조종 세력에게 맡기고 수익의 40%를 대가로 주기로 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수익의 40%는 블랙홀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주가 상승에 대한 대가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구체적으로 지난 2010년 10월부터 11월 사이 김 여사 계좌에서 매도된 주식 18만 주 가운데 13만 주가 블랙펄 등 시세조종 세력이 지정한 시점과 가격에 맞게 통정매매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시기 김 여사는 시세조종 세력에게 맡긴 계좌에 추가로 입금하거나,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에서 녹음을 염려하기도 했는데, 재판부는 이를 주가조작 공모의 증거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이 범행은 건전한 시장발전을 저해하는 등 경제질서를 해치는 중대 범죄"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여사가 챙긴 부당이익에 대해선 가담자의 전체 주식 거래 현황, 외부 요인 등이 밝혀지지 않아 '산정 불가'로 판단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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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항소심 재판부는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며 형량을 높였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받은 샤넬 가방에 대해서,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은 겁니다.
자세한 내용, 장훈경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장훈경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고 한 달쯤 뒤인 2022년 4월 7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802만 원 상당의 샤넬백을 검건희 여사에게 전달했습니다.
김 여사는 가방을 받기 전 윤 전 본부장과 한 차례 통화만 했을 뿐 당시 통화에서도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고, 1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우인성/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재판장 (지난 1월 1심) : (윤영호 전 본부장과)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취지로 전화 통화를 했으나 이는 의례적인 표현이고 그 대화 내용 중 청탁이라고 볼만한 것이 없고.]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여사와 윤 전 본부장의 첫 통화에서 명시적 청탁이 없는 것이 도리어 자연스럽다며, 이후 건네진 가방을 단순한 인사치레로 보기는 어렵다는 정반대 결론을 내렸습니다.
[신종오/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 :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기여한 통일교가 대선 지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 예견된 상황이었으며…. 친분 관계에서 주고받은 단순한 선물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통일교가 단순히 친분 형성만을 위해 고가의 선물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김 여사 역시 통일교의 정부 협조 요청을 짐작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 외에도 2022년 7월 수수한 1천270만 원 상당의 또 다른 샤넬 가방과 6천22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김 여사가 제5 UN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청탁을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유죄로 인정된다는 게 재판부 결론입니다.
[신종오/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 : 피고인이 대통령인 배우자 윤석열에게 이와 같은 청탁을 전달하지 않았더라도 알선수재죄가 성립할 수 있는 점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금품을 반환한 점을 강조했지만 이미 금품을 받은 상태에서 일부는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기도 해 유리한 정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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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찬종 법조전문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Q. 도이치모터스 2심은 '유죄'…검찰 '불기소'는 잘못?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 지난 2024년 10월에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던 검찰 수사팀은 1심에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과거 불기소 처분이 정당했다는 점이 입증됐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28일) 2심에서 김건희 여사를 주가조작 공동정범으로까지 인정하는 유죄 판결이 나왔으니, 같은 논리대로 라면 이번엔 과거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Q. 2심 '유죄', 도이치모터스 관련 종합특검 수사에 영향?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 꼭 그렇진 않습니다. 과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법리적으로 잘못됐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결론에 대해 형사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무마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의 핵심은 직권남용 혐의 입증입니다. 즉, 당시 대통령실 측 외압 때문에 주임검사 등이 정당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거나, 의무에 없는 일을 하는 등 본인 의사와 달리 불기소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겁니다. 그런데 당시 주임검사는 자신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실 측 외압 때문에 불기소된 것이라는 직권남용 혐의 성립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종합특검이 당시 대통령실 관여 여부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수사하는 만큼, 어떤 사실관계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Q. '명태균 사건'은 2심도 무죄…이유는?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 1심 논리와 비슷합니다. 여론조사 무상 제공이 불법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기 위해선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정치인 의뢰로 실시된 여론조사이거나, 해당 정치인과 협의 하에 실시된 것이어야 하는데,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 부부에게 제공한 여론조사는 그렇게 보기 어려워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입니다.]
Q. 내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방해 사건에 대한 2심 선고?
[임찬종 법조전문기자 : 내일 오후 3시부터 선고 공판이 시작됩니다. 오늘 김건희 여사 2심 선고와 마찬가지로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박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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