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투자 등 내수 회복에 힘입어 중동발 악재 속에도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1.7%로 집계됐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1분기 성장률 전망치(0.9%)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에서 2분기 0.7%, 3분기 1.3%로 점차 개선되다가 4분기 -0.2%로 주저앉은 뒤 올해 들어 급반등에 성공했습니다.
1분기 성장률은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습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성장 하방 압력을 가중했지만, 수출 호조 등에 1분기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민간 소비가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요약했습니다.
이 국장은 "중동 전쟁 영향은 크지 않았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3월 하순까지 국내로 들어왔다. 4월부터 영향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4월 소비자심리가 악화했지만, 지난주 신용카드 사용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민간 소비도 아직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 소비는 의류 등 재화가 늘며 0.5% 증가했고, 정부 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늘었습니다.
특히 투자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나란히 늘어 2.8%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4.8% 뛰었습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5.1% 급증했습니다.
지난 2020년 3분기(14.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습니다.
다만, 수입도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을 위주로 3.0% 늘었습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전체 내수가 견조한 회복 흐름을 보이며 성장률을 0.6%포인트(p) 끌어올렸습니다.
수입이 늘었지만 수출이 더 크게 늘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1%p에 달했습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성장률을 0.3%p, 0.4%p씩 높였습니다.
민간 소비는 0.2%p 기여했으나, 정부 소비(0.0%p)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이 국장은 "반도체 제조업 기준으로 봤을 때 성장 기여도가 절반이 조금 넘는 55% 정도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제조업을 제외하면 1분기 성장률이 1.7%에서 절반 이상 낮아질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향후 전망에 관해선 "중동 전쟁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함께 2분기부터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어서 부정적·긍정적 효과가 얼마나 클지, 어떻게 작용할지에 따라 2분기와 연간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3.9% 증가했습니다.
2020년 4분기(4.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 및 원료 재생업을 위주로 4.5% 늘었습니다.
건설업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동반 증가에 힘입어 3.9% 늘었습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이 늘어 4.1%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문화 및 기타 등을 중심으로 0.4% 늘었습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작년 4분기보다 7.5% 급증해 성장률을 큰 폭으로 웃돌았습니다.
1988년 1분기(8.0%)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실질 GDI는 생산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이 오르면서 교역 조건이 개선된 영향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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