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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 악화에 '코끼리 피부' 된 90대 노인…요양센터 소극대응 논란

옴 악화에 '코끼리 피부' 된 90대 노인…요양센터 소극대응 논란
▲ 옴 감염으로 피부 상태가 심하게 악화한 모습

감염병 예방과 어르신 건강관리를 위해 위생관리가 필수인 노인요양센터에서 옴 기생충 감염이 발생했음에도 치료를 위한 적절한 조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센터 관리자가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피해자 측은 "최초로 옴 진단을 받은 뒤 센터에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했다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노인학대죄까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제(20일) 피해자들 측에 따르면 90대 노인 A 씨는 지난해 5월 말 피부과의원에서 옴 진단을 받았습니다.

강원 속초시 한 노인요양센터에서 지내온 A 씨를 면회한 그의 딸이 '등이 너무 가렵다'며 계속해서 긁어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찾은 병원에서는 격리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A 씨의 딸은 곧장 센터에 전화해 담당 간호사에게 "옴 치료를 해달라"고 강도 높게 항의했고, 사나흘 뒤 센터에서는 A 씨의 자녀들과 담당 간호사, 사회복지, 책임자급 직원 등이 모여 후속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A 씨는 그 이후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침대에서 내려와 변을 보고는 이를 만지거나 먹으려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임을 확인한 A 씨의 딸이 담당 간호사에게 그 이유를 묻자 "정신과 약을 먹이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A 씨의 딸은 아무런 정신질환 없이 대퇴부 골절 수술 뒤 센터에 입소한 어머니가 주로 밤에 활동하는 옴진드기로 인한 가려움을 참지 못해 잠이 들지 못함이 뻔함에도 정신질환으로 치부해 정신과 약을 먹이는 센터가 답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센터에서 A 씨를 데리고 간 병원은 피부과 전문의조차 없어 가정의학과에서 진료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A 씨의 피부는 옴 증세가 심해져 마치 코끼리 피부처럼 변했고, 딱지가 덕지덕지 나 있을 정도로 각질화가 심각했습니다.

결국 입원 치료를 받기에 이른 A 씨는 다른 지역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옴 외에도 착란, 요로감염, 혈소판 감소증, 저혈압 등 여러 진단을 받았고, 지난해 9월 심장 질환으로 인해 숨졌습니다.

이에 A 씨의 유족은 "센터에서 기본적인 보호와 치료를 방임해 노인학대를 했을 뿐 아니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며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A 씨와 함께 옴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은 노인 B 씨 역시 센터의 방임 행위를 지적하며 고소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센터장은 A 씨의 보호자가 옴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아 감염 사실을 몰랐고, 피부 전문의가 없는 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진료를 본 점도 보호자들이 원했던 것이라며 당시 센터에서 할 수 있는 조처를 다 했다고 항변했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속초경찰서는 피해 노인들에 대한 청결 유지를 위한 목욕, 기저귀 갈이, 보습제·로션 도포, 가정의학과 진료 조처를 한 사정과 노인보호기관에서 센터를 대상으로 학대 정황을 살폈으나 확인되지 않은 사정을 근거로 노인복지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센터 측에서 피해 노인을 보호·치료하는 행위에 미흡하거나 개선할 부분이 있고,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소홀히 하거나 방임하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노인 다수가 함께 생활하는 센터에서 피해 노인 2명에게만 방임행위를 하며 보호나 치료를 소홀히 할 동기도 없었다고 봤습니다.

다만 피해 노인들이 지난해 4월 본격적으로 가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하기 전인 2024년 7∼12월에도 옴 의심 상황이 발생하는 등 옴 발생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담당 지자체와 보건소에 통보하지도 않은 점과 외부 피부 전문의를 통해 협조를 구한 사실이 없는 점, 피해 노인들에게 격리 치료 조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센터장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에 피해 노인들 측은 센터에 옴 진단 사실을 분명히 알려주었고, 진단서를 보여주었음에도 필수적인 청결 유지 활동 외에 격리 치료 등 옴 치료에 준하는 조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토대로 불송치된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방침입니다.

피해자들의 고소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중심 류재율 변호사는 "미필적으로나마 방임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조만간 이의신청하고, 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인정된 이상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 씨 유족 측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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