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광주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30살 오선재 씨.
옆자리 다른 손님들과 붙은 시비가 식당 밖 몸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만취 상태에서 폭행을 당한 선재 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위성준/이십년지기 친구 : 선재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항상 일어났거든요. 가지 말라고 했어요. '가지 마라. 뭐하냐, 일어나라고.']
남편과 일찍 사별한 뒤, 어머니는 선재 씨와 두 동생을 홀로 키워냈습니다.
그런 사이 선재 씨는 집안의 든든한 장남이자, 어머니에겐 친구 역할까지 모두 해내는 소중한 아들로 컸습니다.
[최라윤/어머니 : 7살쯤일 거예요. 퇴근하고 왔는데 그 어린 나이에 밥을 했더라고요. '엄마, 내가 동생들 다 목욕시키고 밥도 하고 빨래도 해놨다. 엄마 힘들지 내가 다 해놨어.' (라고 말했어요)]
성실히 취업 준비를 한 끝에 최근엔 한 배터리 회사에 취업해 어머니의 자랑이 됐습니다.
[최라윤/어머니 : '엄마, 나 돈 버는 일만 남았으니까 걱정하지 마. 엄마, 내가 나중에 담양에 집도 사주고 엄마 편하게 해줄게.' 그랬거든요.]
아들과의 이별을 준비하던 어머니는 생전 아들과 했던 약속을 떠올렸습니다.
[최라윤/어머니 : 아빠도 일찍 갔지만, 세상에 그냥 죽음은 의미가 없다고. 우리 언젠가 장기 기증서 작성해서 장기 기증자가 되자.]
지난 2월 선재 씨의 심장과 폐, 간, 신장, 안구까지 모두 7명에게 전달됐습니다.
[최라윤/어머니 : 젊디젊은 나이에 간 아들 어디 하늘 아래에 심장이라도, 안구라도 남겨서 세상 볼 수 있게 해줄 수만 있다면…. 잘했다고 말해주길 바랄 뿐이죠. 아들이.]
여러 생명을 살리고 떠난 선재 씨를 마음속에 묻었지만 어머니는 아직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선재 씨를 숨지게 한 20대 가해 남성은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돼 현재 1심 재판 중인데, 줄곧 합의 의사만 전달해 온 가해자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판사의 질문에 사과 없이 "할 말 없다"고만 말했습니다.
[최라윤/어머니 : 왜 할 말이 없을까. 왜 저 사람은 미안하다고 말을 안 했을까. 저한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아들한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음 달 15일 가해자에 대한 검찰의 구형이 진행됩니다.
(취재 : 김지욱, 영상편집 : 최강산,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출처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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