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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거래에 덜미 잡힌 마약 알선자…'함정수사' 주장 기각 이유

위장거래에 덜미 잡힌 마약 알선자…'함정수사' 주장 기각 이유
▲ 춘천지법

수사 협조자의 위장거래로 적발된 마약 알선 등 사건에서 30대가 '함정수사'를 주장했으나 기각돼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상 향정 혐의로 기소된 A(32)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5만 원을 명령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8월 향정신성의약품인 펜사이클리딘 유사체와 케타민 매매를 알선하고, 케타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신원을 알 수 없는 마약상과 지인 B 씨가 마약 매매를 할 수 있도록 이른바 '드라퍼'(마약류를 지시하는 위치에 가져다 두는 인물)가 마약을 둔 소화전에서 펜사이클리딘 유사체와 케타민 각 6g을 찾고 매수대금 300만 원을 가져다 뒀습니다.

이후 A 씨는 인근 건물에 정차한 차량에서 B 씨에게 마약을 건네 마약 매매를 알선했습니다.

또 차 안에서 B 씨로부터 케타민 약 1g을 건네받았습니다.

조사 결과 B 씨는 지난해 6월 마약류 관련 사건으로 체포됐다가 수사 협조를 하겠다고 약속해 구속되지 않고 석방됐고, 이후 마약과 관련된 연락을 하는 인물이 생기면 곧장 수사기관에 제보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 씨 협조로 덜미가 잡힌 A 씨는 법정에서 "수사기관이 B 씨를 이용해 범의를 유발한 함정수사"라며 이를 토대로 수집된 증거들 역시 위법해 증거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이 범죄 행위임을 알고서도 이를 행하려는 의사를 이미 품고 있던 A 씨에게 적절한 기회가 제공돼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B 씨는 피고인에게 적극적으로 마약 매수 거래를 제안하거나 먼저 권유한 적은 없다"며 "피고인이 먼저 마약 구매가 가능하다고 얘기해 B 씨가 위장거래를 진행하겠다고 경찰에 제보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B 씨의 위장거래 과정에서 A 씨의 동정심 등 감정에 호소하거나 금전적·심리적 압박, 위협을 가하거나 거절하기 힘든 유혹을 하는 등 범의를 유발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B 씨가 먼저 마약류를 매수할 곳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다"는 A 씨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으로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수단이나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이상 이는 단순한 부탁에 불과해 피고인에게 범행의 기회를 제공한 것을 넘어 범의를 유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이 B 씨에게 위장거래의 상대방,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은 점, B 씨가 경찰로부터 '거짓말을 하거나 먼저 판매를 권유하면 법에 어긋난다는 것을 계속 고지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역시 함정수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근거가 됐습니다.

재판부는 "마약류 관련 범죄는 환각성, 중독성으로 인해 재범의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국민 보건을 해하거나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매우 크므로 이를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 이 사건 각 범행에 나아간 점, 피고인이 매매를 알선한 마약류가 실제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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