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한 20살 여성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을 두고, 한 시민단체가 담당 수사팀을 고발했습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어제(12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과 담당 과장을 법왜곡죄 등 혐의로, 안산단원경찰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각각 고발했습니다.
시민단체는 "경찰이 피해자를 납득시킬 만한 설명이나 추가 조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1차 피해 진술 조서 작성만으로 결론 내린 건 황당한 변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순환/서민민생대책위원회 대표 : 몸을 가를 수 없는 정도의 심신미약 상태로 볼 수밖에 없거든요. 경찰의 부실 수사로밖에 볼 수 없다.]
앞서 지난해 12월 피해 여성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주점의 40대 사장을 준강간 혐의로 안산단원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신고 당일 새벽 영업을 마친 뒤 오전 11시 반까지 이어진 가게 회식 자리에서 술에 만취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 사장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당일 오후에 해바라기센터에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는데, 피해 여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 0.08%가 넘는 0.085%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한 여성을 추가로 부르지 않고 올해 2월 무혐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장 측이 제출한 CCTV에 피해 여성이 사건 직후 웃으며 대화하고 걷는 모습이 포착된 점, 사장이 '합의에 따른 관계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을 고려했다는 겁니다.
피해 당시로부터 수 시간이 흐른 뒤에도 혈중알코올농도가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였는데도, 여성이 만취해 '항거 불능'이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단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불송치 통보서를 받은 여성은 사흘 후 이의신청서와 "더 이상 살아갈 자신이 없다"는 유서를 남긴 채 단원구의 한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습니다.
경찰은 무혐의 결정을 내리기 전 피해 여성이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 디지털 자료를 확인하지 않다가 여성이 숨진 뒤에야 참고인 2명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함께 검찰에 보고했습니다.
(취재 : 김지욱, 편집 : 류지수,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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