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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챙겨 도망쳤는데…"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

사진만 챙겨 도망쳤는데…"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
▲ 레바논 폭격한 이스라엘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싹 없어져 버렸죠."

레바논 남부 출신 피란민 아마드 아부 타암 씨가 현지시간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전했습니다.

아부 타암 씨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남부 데이르 세르얀 마을 출신입니다.

그는 지난 2024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전쟁 당시에도 피란했다가 귀향해 마을을 재건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마을 전체가 완전히 파괴되면서 그는 끝내 돌아갈 곳을 잃게 됐습니다.

데이르 세르얀 출신 농부 아마드 이브라힘 씨 역시 "내 인생 전체가 그곳에 있고 마을에서 10㎞ 쯤 벗어나 본 적이 거의 없다"라고 가디언에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달 2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마을을 떠나면서 곧 집에 돌아올 생각으로 사진 몇 장만을 챙겨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사진들은 이제 마을의 옛 모습을 간직한 마지막 기록이 됐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전쟁에서 레바논 남부를 공격해 데이르 세르얀, 타이베, 나쿠라 등 3개 마을을 전부 파괴했습니다.

민가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원격으로 대규모 폭발을 일으켜 건물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공격 당시 가자지구 모델에 따라 국경 마을의 모든 가옥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민가의 90%를 파괴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국경 마을 전체를 철거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이스라엘은 해당 지역을 점령하고 안보 지대를 설정하는 한편, 레바논 남부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북부 도시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공격을 이어가겠다고 방침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인권 단체들은 이스라엘군의 원격 폭발 작전이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전쟁법은 합법적인 군사적 이유에 따라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민간 주택을 고의로 파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민간 주거지를 파괴해 특정 지역을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드는 도미사이드 전술을 자행했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민가 공격이 도미사이드에 해당한다고 지적합니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람지 카이스 레바논 담당 연구원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국경 마을의 일부 민간 시설을 군사 목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마을 전체의 대규모 파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가디언은 레바논 남부가 1970년대부터 이스라엘의 반복된 공격과 점령을 겪으며 이미 수많은 피란민이 발생했고, 이들은 생존을 위해 세계 각지로 흩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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