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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봉쇄"…휴전 이후에도 사실상 이란 선박만 통행

"여전한 봉쇄"…휴전 이후에도 사실상 이란 선박만 통행
▲ 호르무즈 해협

미국과 이란이 휴전 조건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영국 BBC 방송이 해상데이터 서비스업체 '마린 트래픽'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일(현지시간) 휴전 이후 9일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겨우 11척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올해 2월 28일 전쟁을 시작하기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하루 평균 138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한 봉쇄를 의미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간 선박은 사실상 모두 이란이 소유하거나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유조선과 화물선으로 분석됐습니다.

원자재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추적 결과에 따르면 이날 팔라우, 가봉 깃발을 단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했습니다.

이는 휴전 이후 첫 비이란 선박의 통행으로 주목받았으나 선적만 외국에 있을 뿐 사실상 이란 선박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케이플러는 이들 유조선이 대이란 제재를 받는 기업과 연계된 선박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확인했습니다.

BBC는 호르무즈 해협 근해의 선박들이 무허가 통과를 시도하면 공격받아 파괴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여전히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해운시장 분석업체 '베스푸치 마리타임' 라스 옌센은 "대다수 해운선사가 통행을 위해 무엇이 실제로 필요한지 구체적 정보와 확답을 원하지만 그런 게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해상 전문 일간지 '로이즈 리스트'도 선사들에 현시점은 휴전 전과 다름없이 매우 불확실하고 위험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통제하는 상황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허가를 받아야 할지, 그런 허가는 어떤 식으로 작동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국면이라는 얘기입니다.

해운업계가 직면한 불확실성은 불안한 휴전, 기뢰의 위험, 통행료 납부의 후폭풍 등으로 요약됩니다.

미국과 이란은 2주 휴전에 합의해 협상에 들어가는데 휴전이 그 기간에 지속될지 불확실합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이유로 들어 휴전을 파기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휴전이 시한을 넘어 지속하거나 종전에 이를 가능성도 불투명해 선사들로서는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쉽게 결단할 수 없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뢰도 전쟁 당사국들의 실태 공개와 안전 확인 전까지 상선 통행을 저해하는 요인입니다.

해운업계는 이란의 통행료 징수 계획 때문에도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란은 휴전 기간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통행료는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징수되며 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집니다.

해운업계는 운송비용 증가에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통행료를 내더라도 이란에 자금을 전달함으로써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해 대가를 치를 위험이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휴전 합의 준수를 촉구하며 통행료도 걷지 말라고 압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들에 요금을 부과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게, 그렇게 하고 있다면 당장 중단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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