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돌연 하루 연기하면서 양국의 무력 충돌 사태가 중대한 갈림길에 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 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핵심 인프라를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했고 이란은 강경한 보복을 경고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극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이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희박해 보이는 상황에서 양측은 중재국으로부터 최단 15일에서 최장 45일에 이르는 1단계 휴전안을 수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미국 동부시간 화요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제시했습니다.
당초 6일로 예고했던 인프라 타격 시점을 7일로 늦추며 막판 협상 타결을 종용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협상 타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타결이 무산될 경우 대규모 폭격을 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들이 화요일(7일) 저녁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발전소는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고 다리도 하나도 서 있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 그들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곳의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특히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압박하며 "빌어먹을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미친놈들아,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거친 비속어까지 동원했습니다.
미군 인명 피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으며 이란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격추된 미군 F-15E 전투기 조종사 구조 성공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는 분석과 군사 작전의 어려움을 실감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공존합니다.
미국의 전례 없는 압박에도 이란은 물러서지 않고 전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간 목표물에 대한 공격이 반복될 경우, 우리의 다음 공격 및 보복 작전 단계는 훨씬 더 파괴적이고 광범위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이란은 이스라엘의 자국 석유화학 단지 타격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을 명분으로 삼아, 주말 사이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의 핵심 에너지 시설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쿠웨이트 석유공사(KPC) 본부를 비롯한 정유 및 전력망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UAE 루와이스의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 역시 가동이 멈춰 섰습니다.
이에 더해 이란은 미국에 협력하는 전 세계 인공지능(AI) 및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을 향한 보복 조치까지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테크 대기업이 투자한 시설들과 주변국의 주요 교량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습니다.
물리적 타격을 넘어 사이버 공간 및 미래 첨단 산업 전반으로 전쟁의 불씨를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일단 휴전 후 종전을 논의하는 2단계 중재안을 수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즉각 휴전 후 종전을 비롯한 최종 합의를 이어가는 방식의 2단계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휴전이 이뤄진다면 양측은 이후 15∼20일에 걸쳐 최종 합의를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이날 미국과 이란이 45일간 휴전 기간을 거쳐 전쟁 종식을 논의하는 합의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휴전 후 종전 협상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재국들이 제안한 휴전 기간에 관해서는 15∼20일과 45일로 보도가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 이란 측 고위 관계자는 파키스탄이 제안한 수령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일시적인 휴전과의 교환이라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란은 이라크 선박이나 식량·사료 등 인도주의적 화물에 한해서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선별적 개방' 방침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제재 면제 기준이 모호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해운사들이 억류 위험을 무릅쓰고 항해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양보 없는 치킨게임에 글로벌 경제는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가 묘연해지면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와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모두 이날 오전 8시 현재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소폭 증산에 나섰지만, 하루 1천200만 배럴 이상 묶여버린 공급망 차질을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확전의 공포가 시장을 덮치면서 뉴욕 증시의 3대 주요 지수 선물 역시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다시 1,510원대에 올라섰습니다.
코스피는 상승 출발한 뒤 장 초반 1%대 올라 5,400선을 회복했습니다.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