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기들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1분기에 겨울철 해외여행 성수기와 화물 수요 강세 등으로 외부 충격에도 전년 동기 대비 선방한 경영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다만 2분기 이후부터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고환율 등 악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서 급격한 실적 악화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최근 두 달 치 증권업계 전망을 분석한 결과 주요 상장 항공사들은 올해 1분기 작년 동기와 비교해 늘어난 매출에 흑자를 거뒀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4조 2천704 억 원에 영업이익 3천80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 8%, 8.4% 상승한 수치입니다.
여객 부문에서 일본과 중국 노선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중동 전쟁으로 장거리 노선에서는 반사이익을 누렸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습니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 공항 운영 차질이 인천공항 등 아시아 허브로의 수요 재편 효과로 이어졌고, 반사 수혜로 대한항공의 미주, 유럽 노선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화물 부문도 반도체 등 고단가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며 수익성이 높아졌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중동 전쟁 이후 항공 화물 운임이 오르는 점도 수익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표인 '발틱 항공화물 운임지수'(BAI)는 지난달 30일 기준 2천396으로 이달 초보다 19.4% 뛰어올랐습니다.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1분기 매출 5천153억 원에 영업이익 516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34% 증가하고, 당시 영업 적자 326억 원을 냈던 데서 흑자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제주항공은 무안공항 사고 직후인 지난해 1분기 운항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급을 줄이면서 실적이 뒷걸음질 쳤으나, 올해 1분기는 여객과 화물 실적이 모두 성장하면서 경영 상황이 개선됐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항공은 1∼2월 국제선에서 149만 8천여 명(24.2%↑)이 이용해 LCC 1위를 기록했고, 화물도 전년 동기보입니다 14.2% 증가한 1만 6천673t을 운송했습니다.
통합 LCC 출범을 앞둔 진에어는 일본 등 단거리 노선 중심의 여객 호황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4천210억 원으로 0.8%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영업이익은 410억 원으로 29.7% 줄지만, 지난해 2∼4분기 이어진 적자는 끊어낸다는 전망입니다.
증권가와 항공 업계에서는 중동 전쟁발 위기가 본격적으로 닥치는 2분기부터는 항공사들이 일제히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부담으로 반영되기까지 1개월가량의 시차가 있는데, 유가 상승이 전쟁 직후인 지난달 초부터 본격화했기 때문입니다.
또 애초 2분기는 방학이 끝나고 긴 연휴가 없어 항공업계 비수기로 꼽히는데, 올해는 고유가와 고환율로 고정 비용이 늘어나는 데입니다 여행 비용 부담 증가에 따라 수요가 위축될 수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할 전망입니다.
비상경영에 들어간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은 4조 2천6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하지만, 고유가 타격 등에 영업이익은 3천248억 원으로 1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대한항공의 연간 예상 유류 소모량은 약 3천50만 배럴로 유가 1달러 상승 시 연간 3천50만 달러(약 46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합니다.
현재 글로벌 항공유 가격이 전쟁 이전보다 100달러 이상 올랐는데, 비슷한 수준의 유가가 연중 지속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연간 손실 규모가 4조 5천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대한항공은 다른 항공사보입니다 화물 매출 비중(지난해 기준 약 27%)이 높은 만큼 운임이 오르며 유가 타격이 상대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최근처럼 운임 상승 폭보입니다 항공유 가격과 환율이 더 빠르게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운송 효율을 높이기도 여의찮습니다.
최지운 연구원은 "3월 항공유 가격 급등이 대한항공의 2분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환율, 신규 기재 도입 등에 따른 비(非) 유류비용 증가까지 감안하면 연간 영업이익률은 전년(9.3%) 대비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제주항공의 경우 2분기 매출은 4천16억 원으로 20.8% 오르지만, 영업손실 296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제주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기준 유가가 5% 오를 경우 연간 영업비용이 약 236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의 100%를 넘는 유가 급등세에는 손실이 수천억 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제주항공에 대해 1분기는 강한 일본 노선 수요 효과를 누렸지만 2분기는 유류비 상승과 맞물려 부진한 실적이 전망된다며 유가 변동에 따라 하반기 실적도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에어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2% 늘어난 3천740억 원에 영업손실 37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동의 긴장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 만큼 정부가 하루빨리 실질적인 지원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업계가 건의한 비축 항공유 활용 및 수출 제한 등을 통한 수급 안정화, 코로나19 당시 지원 사례 재검토 등을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와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유례없이 심각한 악조건에서 개별 항공사의 자구책만으로는 버틸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중동전쟁발 '진짜 위기'가 시작되는 2분기에 골든타임을 놓치면 산업 기반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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