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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이상이 A?" 하버드대, 'A학점 20% 상한제' 추진

"절반 이상이 A?" 하버드대, 'A학점 20% 상한제' 추진
▲ 하버드

미국 하버드대학교가 과목당 최고 학점인 A를 받을 수 있는 학생 비율을 대폭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전체 성적의 절반 이상이 A학점일 만큼 이른바 '성적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자 억제 카드를 꺼낸 겁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내용의 학사 개편안을 보도했습니다.

하버드대 교수진은 다음 주 과목당 A학점 비율을 제한하는 안건을 두고 투표를 진행합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과목별로 A학점을 줄 수 있는 학생은 20% 수준으로 묶입니다.

학교 측은 이번 조치를 통해 A학점 비율을 지난 2011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실제 지난 2024에서 2025학년도 학기 하버드대 전체 성적 가운데 약 60%는 A학점이었습니다.

이는 20년 전인 2005에서 2006학년도 학기의 25% 수준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뛴 수치입니다.

대학 당국은 학내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학생들이 학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도록 독려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어맨더 클레이보 학부교육 담당 학장은 "학교는 성적 인플레이션을 억제해 학위 가치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하버드의 명성을 지키기 위한 조치이며 결국 학생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틴 푸크너 교수 역시 현재 성적 평가 시스템의 맹점을 지적했습니다.

가장 우수한 학생들에게 오히려 불공평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조슈아 그린 교수는 "A학점이 너무 흔해 낮은 성적이 낙인처럼 여겨진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이 낯선 과목을 탐구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만 키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합니다.

치열한 경쟁을 부추겨 오히려 학문적 탐구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하버드 학부 학생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합니다.

응답자 800여 명 가운데 무려 94%가 A학점 상한제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제도 시행 이후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학습량은 적고 채점에는 관대한 수업에만 수강생이 쏠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학생은 "쉬운 대체 과목을 놔두고 굳이 난도 높은 과목에서 A를 받기 위해 노력할 동기가 줄어들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A등급을 부여하는 기준 자체가 이미 자의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근본 원인을 놔둔 채 상한제만 도입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당초 학교 측은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시험만으로는 성적 차이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다는 학생들의 우려가 쏟아지자 제도를 한 차례 늦추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교수 투표가 통과되더라도 실제 상한제는 오는 2027년 가을에야 첫발을 뗄 예정입니다.

그 전까지 학교 측은 수업 과정 재설계 등 보완 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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