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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관리에 오만 끌어들이는 이유는?…통행료 실효성·명분 때문

이란이 호르무즈 관리에 오만 끌어들이는 이유는?…통행료 실효성·명분 때문
▲ 호르무즈 해협

이란 정부 측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오만과 공동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이 나와 그 배경이 관심이 모입니다.

이런 구상은 1일(현지시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처음 들고나왔습니다.

그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 해협이 이란과 오만 영해에 있다면서 전쟁 뒤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양국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이튿날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도 평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규율하는 프로토콜 초안을 마련 중이고, 준비의 최종 단계라며 더 구체화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가장 폭이 좁은 구간은 약 21해리(약 40㎞)입니다.

국제법상 인정되는 양국의 영해(해안선에서 12해리)의 합보다 해협 폭이 좁아 공해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해협을 통과하는 배는 반드시 이란 또는 오만의 영해를 지나야 합니다.

양국은 1974년 협약을 통해 등거리 원칙에 따라 영해를 중간선으로 나눴습니다.

전쟁 전까지 이 해협에선 국제해사기구(IMO)가 지정한 통항분리구역(TSS)에 따라 선박이 통항했습니다.

해협의 폭은 좁고 통과하는 대형 선박은 많기 때문에 사고 방지를 위해 바닷길을 구분한 것입니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 안으로 들어오려면 이란 영해에 근접한 북쪽 수로를, 나갈 땐 오만 영해에 근접한 남쪽 수로를 이용했습니다.

충돌 방지를 위해 이 두 수로 사이엔 약 3㎞의 완충 지대를 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폭이 좁은 데 대형 선박이 운항할 만큼 수심이 깊은 수역은 폭이 10㎞ 정도여서 남·북수로 모두 폭이 3㎞에 불과합니다.

이란이 오만과 공동 관리를 들고나온 건 이런 해협의 특성을 고려한 선제 제안으로 보입니다.

이란은 해협 통행료 부과를 제도화할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이란 영해를 피해 오만 영해를 지나는 수로가 통행료 면제의 우회로가 될 수 있습니다.

초대형 선박에 적합한 심수항로는 오만에 가깝기도 합니다.

종전 뒤 이란이 통행료를 받기 위해 오만 영해를 지나는 배를 무력으로 위협한다면 오만에 대한 주권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온전히 통제하려면 오만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전쟁 전까진 이 해협에선 통과통항권이 적용됐습니다.

타국의 영해를 지나는 선박·항공기가 신속히 통과만 한다면 연안국인 이란, 오만이 이를 중단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이제 이 해협에 대한 관리 권한을 주장하면서 무해통항권 적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국의 안전을 해친다고 판단하면 선박 통항을 일시 중단하거나 진입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연안국의 영해에 있는 선박까지 공격하면서 해협 통항을 막고 있습니다.

해협 통과를 허락한 소수의 선박은 기존 TSS가 아닌 이란 본토와 라라크 섬 사이의 이란 영해 안쪽으로 선박을 유도해 '검문 검색식'으로 통항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란 측에서 이 해협을 오만과 공동 관리하겠다는 것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이 해협을 통과통항권이 용인되는 국제공역이 아닌 무해통항권이 적용되는 해역으로 규정해 합법적 통제의 명분을 쌓기 위해서로 보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영해로 둔 오만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전후 이란의 통제권은 약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활한 외교 관계를 중시하는 오만으로선 이란의 '통항 프로토콜' 제안을 거부할 수도 있지만 호르무즈 통항 신속 재개가 당면한 전 세계적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서 중재자로서 이란과 협상에 적극 나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란은 오만을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끼워 넣어 미국의 제재 해제를 노렸을 수도 있습니다.

호르무즈 통행료가 공식화하면 이란과 많게는 수십억 원씩 금융 거래를 해야 할 판인데 이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입니다.

오만이 이 통과료를 수납하는 통로가 될 수 있고 이란엔 이런 간접 거래에 대한 미국의 제재 유예 또는 면제를 요구할 논리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나 이란, 오만의 통항 프로토콜은 사전 허가제가 될 가능성이 큰데 이럴 경우 이 해협으로 석유를 수출해야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 산유국의 생명줄을 이란, 오만이 쥐게 되므로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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