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해외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리스크를 반영해 1조4천억원대 공사손실충당부채를 설정했습니다.
한수원의 대규모 손실은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전력 공급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전기요금 인상 등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습니다.
오늘 한전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수원 해외 사업 부문의 공사손실충당부채는 1조4천34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3분기(5천446억 원)와 비교했을 때 불과 한 분기 만에 3배 가까이 폭등한 수치입니다.
공사손실충당부채란 향후 공사를 마칠 때까지 예상되는 총비용이 총수익을 초과할 경우 그 예상되는 손실액을 부채로 인식해 미리 회계에 반영하는 항목입니다.
확정적인 적자는 아니지만 현재의 데이터상 손실이 예상되는 금액을 장부에 미리 기재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 약 1조2천146억원은 한수원이 2022년 수주한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에서 발생했습니다.
엘다바 사업은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의 자회사가 주도하는 원전 프로젝트입니다.
해당 원전은 러시아의 노형인 VVER-1200 기술을 기반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모든 기자재가 러시아의 표준 규격을 충족해야 합니다.
한수원은 이 사업에서 기자재 공급과 터빈건물 시공 등을 맡았으나 러시아 규격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가 낮아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대러 제재 상황에서 이 규격을 충족하는 자재를 조달할 수 있는 해외 공급처가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결국 자재 수급난과 가격 폭등이 겹치며 사업비가 대폭 증가했고, 한수원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한수원의 공사손실충당부채에서 나머지 2천200억원은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사업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사업은 유럽 현지의 엄격한 인허가 절차와 설계 승인 방식을 간과한 공정 설계로 인해 공사가 1년 넘게 지연 중입니다.
설계가 확정되고 승인을 얻은 뒤 공사에 착수하는 유럽식 절차 대신 우선 공사부터 착수하려는 국내식 방식을 고수하다 발생한 차질입니다.
한수원의 이러한 대규모 손실은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모기업인 한전의 실적 악화로 직결됐습니다.
이미 200조원이 넘는 부채에 시달리는 한전 입장에서 자회사의 해외 사업 부실은 재무 구조 개선의 발목을 잡는 돌발 변수가 됐습니다.
이는 전력 공급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전기요금 인상 압박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해외 신시장 개척을 위한 야심 찬 도전이었지만 철저한 리스크 검토 없이 강행된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민생 경제에 부담을 지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한수원 측은 이번 손실을 해외 원전 시장 확대를 위한 '비싼 수업료'로 규정했습니다.
생소한 기술 규정과 절차를 경험하며 확보한 노하우가 향후 원전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자산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부채 설정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수적으로 산정한 수치"라며 "비용 관리와 자구 노력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