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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악몽에 짓눌린 20대…"정신적 고통" 안락사 허용

'집단 성폭행 피해' 스페인 여성 안락사…아르헨 언론 주목

그날의 악몽에 짓눌린 20대…"정신적 고통" 안락사 허용
▲ 자료화면

집단 성폭행 피해와 하반신 마비를 겪으며 장기간 법정 공방을 벌여온 스페인의 20대 여성이 결국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현지 시간 26일 아르헨티나 주요 매체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의 25세 여성 노엘리아 카스티요 라모스가 병원에서 의료진의 조력을 받아 안락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엘리아는 지난 2022년 남성 3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같은 해 10월 건물 5층에서 투신했으며, 이 사고로 척수 손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이후 만성 신경통과 요실금 등 극심한 신체적 고통은 물론 심각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녀는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수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노엘리아는 지난해 안락사를 공식 신청했고, 카탈루냐 평가위원회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종교단체의 지원을 받아 절차 중단을 요구하면서 사건은 장기간 법정 다툼으로 번졌습니다.

스페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거쳐 유럽인권재판소까지 사건이 올라갔지만, 모든 사법기관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했습니다.

노엘리아는 생전 인터뷰에서 "더 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고 평화롭게 떠나고 싶다"며, "가족의 행복이 내 삶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지난 2022년 집단 성폭행 피해 외에도 어린시절부터 매우 불우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정신 건강 문제를 겪으면서 어려서부터 상당기간을 보호시설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스페인에서 안락사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최고 사법 단계까지 이어진 사례로 기록되며 국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말기 환자가 아닌 20대가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사유로 안락사를 승인받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반대 측은 정신적 고통을 근거로 한 안락사 허용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찬성 측은 전문가 평가를 통해 자발성이 확인된 만큼 개인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는 의료진이 약물을 투여해 죽음을 돕는 적극적 안락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번 사례를 둘러싼 '죽을 권리' 논쟁은 더욱 확산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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