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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성공회 첫 여성 최고성직자 멀랠리 대주교 공식취임

영국 성공회 첫 여성 최고성직자 멀랠리 대주교 공식취임
▲ 영국 성공회 세라 멀랠리 대주교 취임식

영국 성공회(국교회)의 세라 멀랠리(63)가 25일(현지시간) 켄트주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제106대 캔터베리 대주교로 공식 취임했습니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영국 성공회 최고 성직자이자 실질적 수장이며, 각국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세계 성공회 신도 8천500만 명을 이끄는 영적 지도자로 여겨집니다.

1534년 헨리 8세 국왕이 로마 교회와 결별하는 수장령을 선포해 성공회 시초를 마련한 이후 여성이 이를 맡은 것은 처음입니다.

영국 성공회는 1994년 여성 사제 서품을 허용했습니다.

가톨릭 시기를 통틀어도 597년 성아우구스티누스를 시작으로 앞선 캔터베리 대주교 105명 모두 남성이었습니다.

멀랠리 대주교는 올해 1월부터 106대 캔터베리 대주교를 맡고 있으나 공식 취임식은 이날 열렸습니다.

그는 2002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2018년 최초의 여성 런던 주교가 됐습니다.

성공회 명목상 수장인 찰스 3세 국왕을 대신해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참석했습니다.

키어 스타머 총리, 마이클 포사이스 상원의장, 린지 호일 하원의장도 자리했습니다.

세계 성공회뿐 아니라 가톨릭교회, 정교회 등 여러 교파 대표들도 참석했습니다.

캔터베리 지역에 수막염이 유행해 취임식이 축소될 거란 관측도 있었지만 변동 없이 열렸습니다.

멀랠리 대주교가 간호사로 오래 일했던 점을 고려해 캔터베리 지역 간호사와 간병인들도 초청받았습니다.

멀랠리 대주교는 취임식에 앞서 현대 들어서는 처음으로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캔터베리 대성당까지 6일에 걸쳐 140㎞로 도보로 순례했습니다.

그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대주교라는 직책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면서 최초의 여성 대주교라는 의미를 깨닫게 됐고 제 사역을 지지해온 여성들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멀랠리 대주교가 이끄는 성공회는 동성 결합 축복 문제, 교회 내 아동 성학대 사건 대응 등 해결해야 할 많은 현안이 있습니다.

교회 내 보수파 중심으로 여전히 여성 사제 서품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상당합니다.

전통적인 취임식 절차에 따라 멀랠리 대주교는 성당 문을 지팡이로 세 차례 두드리고 입장했으며 수세기 동안 대주교가 앉았던 성아우구스티누스의 좌석에 착석했습니다.

우르두어, 스와힐리어 등 세계 다양한 언어로 기도와 성경 봉독, 찬송가 낭송도 이어졌습니다.

멀랠리 대주교는 첫 강론에서 "돌아보건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다졌고 예수를 따르겠다고 다짐한 10대 시절의 나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멀랠리 대주교는 "우리 교회 및 공동체에서의 행위와 무대응, 실패로 해를 입은 사람들의 고통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오늘, 그리고 날마입니다 우리는 희생자 및 생존자들을 우리 마음과 기도에 담습니다.

계속해서 진실과 정의, 행동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간 가디언은 이를 두고 교회 내 학대 문제를 인정한 것이라며 전임 저스틴 웰비 대주교가 교회 관련자의 아동 학대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논란 속에 사임했다고 짚었습니다.

멀랠리 대주교는 중동 전쟁으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언급했으며 분쟁 지역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습니다.

예루살렘 대주교, 멜라네시아 대주교 등이 전쟁 또는 전쟁에 따른 항공 차질로 불참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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