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파병 요구를 받았던 나라들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의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트럼프는 주일미군을 언급하며 일본이 나서주길 바란다고 압박했습니다. 회담이 끝난 뒤 다카이치 총리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확실하게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준모 특파원의 리포트부터 보시고, 이어서 도쿄를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카이치 총리는 악수를 하려던 트럼프를 와락 껴안았습니다.
회담도 덕담으로 시작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세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줄 수 있는 건 도널드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에 적극적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4만 5천 명의 주일미군이 있어요. 우리는 일본에 많은 돈을 씁니다. 그런 관계이기 때문에 (호르무즈 문제에) 일본이 나서도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동맹국과 정보 공유 없이 미국이 시작한 전쟁임을 지적하는 일본 측 기자의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왜 유럽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이란 공습 전에 알리지 않았죠?) 기습을 원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일본보다 기습에 대해 더 잘 아는 나라가 있나요? 일본은 왜 진주만 공습을 알려주지 않았죠?]
2차 대전 때 일본이 미국을 기습한 진주만을 언급하자, 다카이치도 눈을 크게 뜨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습니다.
다카이치는 공개 석상에서는 이란을 규탄하며 트럼프를 편들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절대 허용해선 안 되기 때문에 일본도 그들에게 촉구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거부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일본 법률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자세하고 확실하게 설명했습니다.]
대신 차세대 원전 건설 등 2차 대미 투자 액수를 1차 사업의 두 배가 넘는 총 730억 달러로 올려 트럼프에 선물 보따리를 안겼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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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다카이치 총리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받아들였을까요. 도쿄를 연결하겠습니다.
문준모 특파원, 비공개 회담에서 트럼프의 반응이 전해진 게 있습니까?
<기자>
비공개 회담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가 아무 말 없이 넘어간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안전에 더 공헌하라는 직접적인 요구가 있었다고 하고요, 여기에 다카이치 총리는 호르무즈의 안전은 중요하지만, 일본 법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설명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가 어떻게 답했는지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문제를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 문제보다 오히려 대미 투자 같은 경제 협력 분야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 분위기이고요, 중국을 염두에 둔 안보 협력 방안도 일본 측이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일본 측에서 우려했던 방위비 증액 이슈도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일본에서는 이번 회담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미국 측이 업무 오찬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회담 결과에 대한 우려도 나왔었는데요.
회담이 예정됐던 1시간에서 30분 더 연장되고, 화기애애한 만찬장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정말 대단한 여성입니다. 백악관에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트럼프와 제 친구 아베 전 총리의) 말을 이곳에서 다시 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일본이 돌아왔습니다.]
다카이치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파병 요구는 막아내면서 동맹에 금 가는 건 피해야 하는 난제가 있었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이 나옵니다.
다만 일본의 뼈아픈 과거인 진주만을 트럼프가 거론한 데 대해선 전직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유감스럽다며, 불만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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