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소재로 한 파격적인 작품들로 현대미술계의 악동이라고 불리는 데이미언 허스트가 서울에 왔습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커다란 상어입니다.
죽은 상어를 포르말린 용액이 담긴 유리 수조 안에 넣은 작품으로, 죽음에 대한 실존적 질문을 던집니다.
백금으로 만든 사람의 두개골 형상에 실제 죽은 사람의 치아를 넣고 8천6백여 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했습니다.
인간의 욕망과 삶의 허무에 대한 성찰입니다.
수천 마리 죽은 나비의 날개를 붙여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재현하기도 했습니다.
데이미언 허스트는 이렇게 죽음의 문제를 도발적으로 제기합니다.
[이사빈/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 죽음 자체를 전시함으로써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재정의한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색채의 실험에 중점을 뒀던 초기의 페인팅 작품부터, 죽음을 유예하려는 인간의 헛된 노력을 풍자하는 약국 시리즈, 그리고 찰나의 아름다움과 삶의 덧없음을 담은 최근의 벚꽃 회화까지 폭넓게 조명됩니다.
특히 런던에 있는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와 현재 진행 중인 창작의 현장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데이미언 허스트/작가 : 이번 전시는 지난 40년 동안 제가 걸어온 예술 인생을 총망라 하여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상업성 짙은 작가의 전시에 30억 원이 넘는 정부 예산이 투입된 데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송수정/국립현대미술관 전시과장 : 실제로는 다 알지만 그리고 미술사의 도판에도 나오지만, 우리는 저 진본을 얼마나 봤을까?]
현대미술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의 작품을 실물로 본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시를 기다렸다는 듯 개막 첫날 아침부터 미술관 앞엔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김승태/서울 도봉구 : 좋아하는, 한 번은 보고 싶었던 작가님의 전시라서 좀 기대감을 안고 일찍 왔습니다.]
[강혜숙/서울 동작구 : 약간 혐오감이나 불편함을 느꼈는데 그게 작가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나 싶고, 제 개인적인 감정으로는 좀 경외감을 느끼고 있어요.]
지난해 호주 출신의 조각가 론 뮤익 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3만 명이 다녀갔습니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시가 어느 정도 관람객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취재 : 이주상,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오영택, VJ : 오세관,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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