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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본에 호르무즈 '해상 연합' 지지 요청…일본은 답변 보류"

"미, 일본에 호르무즈 '해상 연합' 지지 요청…일본은 답변 보류"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을 요구한 가운데 미국이 일본 측에 이 해협에서의 안전한 항해를 위한 '해상 태스크포스(TF)' 지지를 요청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5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통화에서 미국, 이스라엘이 이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작전과 별개로 구성할 '해상 TF' 연합에 동의해 달라고 언급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 연합의 구체적 활동 내용은 짧으면 며칠, 길면 몇 주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장비 파견을 약속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위대와 함정 파견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해상 TF 참가국을 에너지 조달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나라들로 한정했다며 관계국이 단합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은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 지역에 의존합니다.

아울러 헤그세스 장관은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될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도 해상 TF 연합에 대한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요청한 연합 지지에 대해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단 답변을 보류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 구상에 협력하는 것을 하나의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생각을 나타냈으나, 일부 국가는 참여에 신중한 편이라고 신문이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기인 2019년에도 호르무즈 해협 항해를 위한 '호위 연합'에 협력해 달라고 각국에 요청했으나, 일본은 이란과 우호적 관계 등을 고려해 이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호위함을 파견했습니다.

또 미국은 조만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해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점을 호소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자 한다는 점을 일본 측에 설명하고 지지 표명을 요청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습니다.

미국은 영국 등과 공동 성명 발표를 조율 중이며 일본 외에도 한국, 중국, 프랑스, 인도 등에 지지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미국은 중국이 이에 찬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에 함정 파견을 요청했지만,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평화 헌법 등을 고려했을 때 일본이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호위함을 파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는 집단 자위권과 외국 군대 후방 지원 등을 규정한 안전보장 관련법, 일본 관계 선박 등을 지킬 수 있도록 한 자위대법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란 공격에 위법성이 있다는 평가가 있고 일본 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아 선뜻 집단 자위권 등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요미우리는 "호위함을 파견해 자위대와 이란이 전투를 벌일 경우 헌법 9조가 금지한 무력행사를 범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혹은 무력행사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는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합니다.

아사히신문도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요청 이전부터 자위대 파견을 논의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투가 지속된다면 파견이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일본은 며칠 앞으로 다가온 미일 정상회담에서 의제가 중동 문제에 집중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협력을 위한 여러 안건을 준비해 왔는데, 자칫 (의제가) 이란 일색이 될 것 같다"고 마이니치에 털어놨습니다.

중국과 대립 중인 일본은 본래 다카이치 총리의 첫 미국 방문에서 5천500억 달러(약 820조 원) 대미 투자 안건 논의, 희토류를 비롯한 경제 안보 협력 등을 통해 미일 동맹이 변함없이 굳건하다는 점을 알린다는 구상을 해 왔습니다.

중동 정세가 악화하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정부 내에는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었지만, 이란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마이니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함정을 파견하는 것은 일본에 벽이 높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장소에서 일본의 (함정 파견) 대응을 강하게 요구할 경우 양국 협력에 틈이 생길 수 있다"고 해설했습니다.

이어 "주일, 주한 미군 부대와 장비가 중동으로 이전되기 시작해 동아시아 안보가 약화할 수 있는 상황도 만들어지고 있다"며 일본 정부도 안보 측면에서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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