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요르겐센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을 상쇄하기 위해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거나, 러시아와 에너지 거래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유럽 일각에서 커지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은 이런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EU 에너지 수장이 밝혔습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단 요르겐센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에너지 장관 회동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러시아의 에너지를 다시는 수입하지 않기로 EU 차원에서 결정했다"며 "이런 기조를 고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유럽이 러시아의 잔혹하고, 불법적인 전쟁 자금을 간접적으로라도 지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요르겐센 집행위원은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해 왔고,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으로 하여금 우리를 협박하고, 에너지를 무기화하도록 만들었다"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 우리는 앞으로 러시아에서 한 방울도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는 법안을 지난 1월 확정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서도 비슷한 금지 조치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내달 총선을 앞두고 열세에 몰린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대러 에너지 제재 중단을 요구한 데 이어,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도 유럽이 러시아와 관계를 정상화해 값싼 에너지에 다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해 EU의 기조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EU와 가스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놨고, 미국 역시 폭등한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날 EU 에너지 장관 회의를 앞두고 탈탄소화가 유럽 경쟁력의 토대라며 EU의 기후 목표 달성 의지가 후퇴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하는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 EU 회원 5개국의 공동 서한도 공개됐습니다.
반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폴란드, 체코 등 EU 일부 회원국과 산업계 일각은 중동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배출거래제도(ETS) 등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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