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은 이란의 기뢰 부설 선박 16척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란은 공식적으로 강한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침묵이 상황의 단순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공간 자체가 이미 군사적으로 매우 복잡한 환경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작은 충돌 하나도 국제 에너지 시장과 군사 균형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형적 특성
많은 언론 보도는 이 해협의 '폭'에 주목한다. 가장 좁은 구간은 약 39km 정도이며, 넓은 곳도 100km를 크게 넘지 않는다. 실제로 대형 유조선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항로는 훨씬 더 제한적이다. 선박들은 국제적으로 설정된 항로를 따라 이동해야 하며, 그 폭은 수 km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이 좁은 해상 회랑을 따라 하루 수십 척의 대형 유조선이 지나가는 구조다.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매우 취약한 구조다. 제한된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은 자연스럽게 공격의 표적이 되기 쉽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를 살펴봐야 한다. 바로 바다의 깊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수심은 75m에서 100m 정도로 알려져 있다. 숫자만 보면 상당히 깊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건물 높이로 비교하면 대략 30층 아파트 정도에 해당한다. 올림픽 경기에서 사용하는 공식 수영장의 깊이가 보통 2~3m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영장 30~40개를 위로 쌓아 올린 높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군사적 기준에서 보면 이 정도 수심은 결코 넉넉한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잠수함 작전에 있어서는 상당히 제약이 많은 환경이다. 수심이 얕으면 잠수함이 은폐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 수중 지형이 단순해지면서 소나 탐지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기동 반경이 제한되기 때문에 대형 잠수함의 작전 운용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서해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서해의 평균 수심은 약 50m이며 가장 깊은 곳도 약 110m 정도다. 이론적으로는 잠수함 작전이 가능하지만 실제 군사 환경에서는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평가된다. 수심이 얕을수록 은폐와 기동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호르무즈 해협 역시 대형 잠수함이 자유롭게 활동하기에는 어려운 해역으로 분류된다. 이란은 바로 이 지형적 특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왔다.
작지만 똑똑한 이란 잠수함
120톤 급으로 일반적인 1천 톤 이상 급 잠수함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크기만 보면 소형 연안 잠수정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러나 바로 이 작은 크기가 호르무즈 해협 같은 환경에서는 큰 장점이 된다. 가디르급 잠수함은 얕은 해역에서 기동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수심이 낮은 바다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소형 선박이나 해안 지형을 활용해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 잠수함은 어뢰 발사관 2문을 갖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해상 교통로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한 전력이다. 이란은 현재 이런 소형 잠수함을 약 20척 안팎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② 이란은 이와 함께 자체 개발한 파테(Fateh)급 잠수함도 운용하고 있다.
파테급은 중형 잠수함에 가까운 전력으로 약 200m 이상의 깊이에서 작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란 해군 잠수함 전력의 진전된 단계로 평가된다. 다만 수심이 얕은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그 활용도가 제한적일 수 있다.
③ 또 다른 전력은 러시아에서 도입한 킬로(Kilo)급 잠수함이다.
1990년대 초 이란이 구입한 잠수함으로 현재 3척 정도가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천 톤에 달하는 이 잠수함은 이란이 보유한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크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대형 잠수함은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얕은 해역에서는 작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좁고 수심이 제한된 해역에서는 기동 자체가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 해역에서 작전 중인 미국 잠수함에 대한 정보는 공개된 것이 많지 않다. 그러나 현지 상황을 고려할 때 버지니아급 잠수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 잠수함은 7천800톤급으로 좁고 얕은 해역에서는 기동과 은폐 측면에서 제약이 크다. 이렇기 때문에 이란 해군 잠수함을 상대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란의 해군 전략은 명확하다
좁고 얕은 바다. 그러나 그곳을 지나는 것은 세계 경제의 에너지 동맥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단순한 해상 통로가 아니라 세계 안보의 '병목지점'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