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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쇼크로 '나프타' 품귀…"한국·일본 석유화학 위기 심화"

오일쇼크로 '나프타' 품귀…"한국·일본 석유화학 위기 심화"
▲ 9일 전남 여수시 석유화학단지 공장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아시아로 가는 중동산 원유의 호르무즈해협 운송로가 막히면서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표준어:납사)'의 품귀 사태가 벌어져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석유화학업계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습니다.

FT는 지난달 28일 전쟁 개시 전에도 한국과 일본의 석유화학업체들이 중국 경쟁업체들의 만성적 설비 과잉 탓에 시설 가동을 줄이고 있었으며 이번에 '나프타' 품귀까지 겹쳐 더욱 힘든 상황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FT가 인용한 유류 관련 정보업체 '스파르타 커모디티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양국 모두 '나프타' 사용량 중 약 3분의 2씩을 수입으로 충당하며, 페르시아만에서 오는 물량의 비중이 한국은 60%, 일본은 70%입니다.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부 장관은 수급 차질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생산 '나프타'의 수출을 제한하고 필요시 정부 비축유 방출 때 '나프타'를 함께 공급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습니다.

스파르타 커모디티스의 수석분석가 호르헤 몰리네로는 "이미 뒤집히고 있던 배에 빙산이 부딪치는 것과 같다"며 "이란 사태 악화는 이미 위태로운 상황에 의미있는 수준의 부담을 더 얹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P 글로벌 에너지에 따르면 지난달 이래 '나프타' 가격이 50% 급등해 톤당 875달러에 이르렀지만,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통행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공급 확보 자체까지 어려워졌습니다.

한국 최대의 단일 에틸렌 생산 업체인 여천NCC는 지난주 "불가항력"(force majeure) 상황을 선언하고 최소 가동 수준으로 생산량을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사흘간 롯데케미칼과 LG화학 역시 고객사들에게 불가항력으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고객들에게 통보했습니다.

아직 불가항력을 선언하지 않은 생산업체들도 가동률을 기존 80∼90%대에서 약 60% 수준으로 낮추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 케미칼과 미쓰이 화학이 생산량을 줄였으며, 이데미츠코산은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시설 두 곳의 가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경고했습니다.

씨티그룹의 일본 소재 애널리스트들은 4월 중순까지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복수의 에틸렌 시설이 생산 감축이나 가동 중단 위험에 처할 것"이며 에틸렌, 프로필렌, 부탄 등 제품들이 타격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나프타' 재고는 2주 분량이고, 일본의 경우 20일분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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