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2차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일본 오타니 쇼헤이가 솔로 홈런을 친 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과 자축하고 있다.
2006년 1회 대회가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창설 초기부터 야구 강국인 미국과 일본 위주로 대회가 진행된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2006년과 2009년 대회에는 같은 팀끼리 여러 차례 맞대결하는 복잡한 대진표가 화제가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일본을 두 번씩 꺾었지만, 두 대회 모두 일본이 우승했습니다.
당시 '대회 조직위원회가 미국과 일본이 한 번 패했다고 해서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복잡한 대진을 구성했다'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올해 WBC 대진은 단순한 편입니다.
20개 참가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8강부터 단판 승부로 우승팀을 정하는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그러나 올해 대진표에도 이상한 전제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바로 미국과 일본이 나란히 8강에 진출할 경우 두 나라는 결승에 올라야 맞대결하게 돼 있는 겁니다.
이번 대회 개막 전 발표된 대진표를 보면 8강 4경기에는 1∼4번 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4강 대진은 8강 1번과 2번 경기 승자, 3번과 4번 경기 승자가 각각 대결하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8강 1번과 4번은 C, D조에서 올라온 나라들의 경기, 2번과 3번은 A, B조에서 올라온 나라들의 경기라고만 표기가 돼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B조, 일본은 C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렀으므로 미국은 8강 2번 또는 3번 경기에 배정되고 일본은 1번 또는 4번 경기에 배정돼야 합니다.
보통 국제대회의 경우 C조 1위와 D조 2위의 경기는 8강 토너먼트 대진 어디로 들어간다고 구체적으로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올해 WBC는 이걸 미리 정해놓지 않고, 미국이 8강에 오르면 조별리그 순위와 무관하게 8강 2번 경기에 배정하고, 일본 역시 무조건 4번 경기에 배정한다는 단서만 달아놨습니다.
이런 전제 조건이 붙은 나라는 미국과 일본뿐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이 모두 8강에 들면 조별리그 성적과 무관하게 두 나라는 결승까지 가야 만나는 대진이 성사될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대회 도중에 정해진 대진표를 바꿔치기한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미국과 일본에만 이런 전제 조건을 붙인 것은 공평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WBC는 2023년에도 같은 조건으로 대회를 운영했고, 결국 미국과 일본이 결승에서 만나는 대진이 성사됐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중심이 되고, 많은 일본 기업이 대회의 글로벌 파트너를 맡은 만큼 두 나라에 어느 정도 특혜가 돌아가는 측면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