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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도 자제"…기름값 폭등에 직격탄 맞은 섬 주민들

"외출도 자제"…기름값 폭등에 직격탄 맞은 섬 주민들
▲ 지난 9일 인천 백령도 한 주유소 기름값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치솟은 가운데 육지보다 비싼 기름값에 전국 도서 지역 주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섬 주민들은 육지보다 유류 의존도가 높아 기름값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습니다.

오늘(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섬(다리 연결 제외) 지역 주유소 217곳의 보통 휘발유와 경유의 L(리터)당 평균 가격은 각각 1천912.5원, 1천965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1천904.3원)과 경유 가격(1천927.4원)보다 8.2원, 37.6원 비싼 수준입니다.

전날 기준 제주도 부속 섬 중 주유소가 있는 제주시 우도와 추자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각각 2천90원과 1천990원으로, 제주지역 평균(1천907원)보다 83∼183원 비쌌습니다.

특히 우도 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그동안 본섬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본섬보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제주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도에서 관광업체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기름값이 2천 원을 웃돌면서 우도 주민은 물론 관광객 부담도 커졌다"며 "요새 꽃샘추위로 날이 추워졌지만, 난로 한 번 켜는 것도 고민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를 제외하고 섬 인구가 가장 많은 경남 지역 섬 주민들도 시름이 깊습니다.

통영 욕지도에 사는 한 모(60) 씨는 "원래도 기름값이 비싼 편인데 최근 휘발유 가격이 200원 이상 오른 것 같아 생활하는 데 부담이 크다"며 "욕지도뿐 아니라 한산도 등 통영 내 다른 섬에 사는 주민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경북 울릉지역 주유소 3곳의 휘발유 가격은 L당 1천969∼1천989원, 경유는 1천875∼1천975원으로 1곳의 경유 가격을 제외하고 모두 전국 평균보다 50원 이상 비쌉니다.

울릉군 주민 이 모 씨는 "울릉지역은 육지보다 기름값이 더 비싸기 때문에 기름값이 오르면 피부로 와닿는다"며 "그런 만큼 차를 이용한 외출도 자제하는 등 어떻게든 기름을 적게 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류를 이용해 난방하는 가구들도 등유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기준 충남 보령지역 실내 등유 L당 평균 가격은 1천494.2원으로, 중동 전쟁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1천218.2원)보다 22.7% 상승했습니다.

보령시 오천면 호도의 주민 170명은 매월 한 차례 육지 주유소로부터 난방유를 단체로 구매하고 있으나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달 등유 1드럼(200L)을 25만4천 원에 구매했으나, 이달에는 28만8천 원에 공급받을 예정입니다.

가구당 월평균 2드럼을 사용할 경우 6만8천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정지현 이장은 "섬이라고 해서 뭍보다 더 비싸게 구매하지는 않지만, 농사와 어업이 모두 비수기라 한 달에 7만 원가량을 더 지출하기는 상당한 부담"이라며 "중동 사태가 길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 옹진군도 구체적인 등유 보일러 가구 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다수가 유류를 이용해 난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월 말 기준 옹진군 전체 1만2천287세대 가운데 액화석유가스(LPG) 배관망이 설치된 세대는 2천829세대이며, 나머지 세대는 등유 보일러나 전기 패널, LPG 용기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백령도 주민 30대 이모 씨는 "평소에는 한 달 정도 쓸 수 있는 등유 1드럼을 27만 원에 넣었는데 지금은 40만 원이 넘었다"며 "주민들이 너무 비싸다고 반발하자 주유소에서 가격을 조금 내렸지만, 여전히 부담이 크다"고 했습니다.

옹진군은 최근 기름값 상승과 관련해 각 면에 주유소와 판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가격 동향을 파악하도록 지시하는 등 자체 점검에 나섰습니다.

어민들은 월초 단가 계약으로 인해 아직 유가 폭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어업용 면세유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심명수 전북 군산시 비응어촌계장은 "현재 사용하는 면세유가 소진되고 다음 달 공급되는 면세유 가격에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다봤습니다.

그는 "어민들이 면세유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에 한계가 있어 출어 횟수도 많이 줄어들 수 있다"며 "지난해에는 전북도의 유가 보조가 있었지만, 올해는 관련 예산이 없어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쟁 여파로 이미 그물 가격은 인상됐습니다.

석유를 활용해 만드는 그물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가격을 올리면서 국내 수입업자들의 부담도 함께 커지는 상황입니다.

명성환 전남근해유자망협회 회장은 "24m짜리 그물이 3만 원이었는데, 최근에는 3만5천 원으로 올랐다"며 "당장 조업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물 가격이 올라 어민들이 힘들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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