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파라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좌식 12.5㎞ 결승에서 한국 김윤지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여름엔 물살을 가르고, 겨울엔 설원을 누비는 꿈 많은 장애인 스포츠 스타 김윤지(BDH파라스)에게 한계는 없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패럴림픽에 출전한 열아홉의 강철 소녀는 자신의 두 번째 경기에서 '금빛 질주'를 펼치며 한국 여자 선수 사상 첫 동계 패럴림픽 개인전 금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썼습니다.
김윤지는 오늘(8일)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좌식 12.5km에서 38분 00초 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동계 패럴림픽 역사상 한국 여자 선수가 개인 종목에서 획득한 사상 첫 번째 금메달이자 우리나라의 역대 원정 동계 패럴림픽 첫 금메달입니다.
경기를 마친 뒤 만난 김윤지는 "저도 진짜 제가 딸 줄은 몰랐다"며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하면 제가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정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열심히 훈련했지만 그게 꼭 금메달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렇게 예상치 못하게 금메달을 따게 돼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감격스러워했습니다.
이어 "특히 한국 여성 최초의 금메달이라 대한민국 체육계에도 큰 의미가 있는 기록인 것 같아 너무나 영광스럽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2006년생인 김윤지는 여름에는 수영, 겨울에는 노르딕스키 선수로 활약하는 보기 드문 '철인'입니다.
선천적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를 앓고 태어난 그는 세 살 때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하며 처음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에 들어선 김윤지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20년, 노르딕스키에 입문했습니다.
설원 위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스키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지 2년 만인 2022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이미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동·하계를 통틀어 최우수선수(MVP)를 세 차례나 거머쥐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던 김윤지에게 한국은 좁았습니다.
패럴림픽을 앞두고도 월드컵 무대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예열을 마쳤던 그는 마침내 세계 최고의 무대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를 울리며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강렬하게 각인시켰습니다.
김윤지는 경기 후반부에 "'이제 어느 정도 메달권이구나'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사격 한 발의 실수가 워낙 크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하려 했다"며 "코스에서 기록을 재는 분들의 소리를 듣고 '모르겠다, 그냥 끝까지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달렸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경기 시작 전 관중석의 태극기를 보니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 한국도 잘할 수 있는 나라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더 힘을 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대회마다 특유의 밝은 미소로 경기에 임해 외국 선수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스마일리'(Smiley)라는 별칭으로 통합니다.
이러한 낙천적인 성격은 곧 흔들리지 않는 실력이 됐습니다.
전날 첫 경기 사격에서 5발 중 4발을 놓치는 실수를 했던 김윤지는 절대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패럴림픽 두 번째 경기 만에 당당히 시상대 맨 위를 차지하며 전날의 아쉬움을 완벽히 털어냈습니다.
기록 면에서도 압도적이었습니다.
김윤지는 2위 아냐 비커(독일)를 12초8 차로 따돌렸고, 3위 켄달 그레치(미국)와는 36초 차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패럴림픽에서만 총 20개(금 10·은 7·동 3)의 메달을 수확한 '살아있는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미국)조차 김윤지보다 47초8 뒤진 4위에 머물렀습니다.
김윤지는 "저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 많이 즐기려고 하고 있다"며 "저는 어제 경기도 즐겼고 오늘 경기도 즐겼다. 특히 어제는 다섯발 중 네발이 빗나가니 안 웃을 수가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첫 금메달로 기세를 올린 김윤지의 시선은 이제 다관왕으로 향합니다.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전 종목에 출전하는 김윤지는 모레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시작으로 남은 4개 종목에서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섭니다.
김윤지는 "바이애슬론보다 크로스컨트리가 조금 더 자신이 있어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며 "장담은 못 하지만, 다관왕을 할 수 있도록 컨디션 조절을 잘해보겠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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