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에서 귀국한 우리 국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에 발이 묶여있던 한국인 관광객 일부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습니다.
이들은 애초 지난 2일 오후 6시 도착 예정이었으나, 현지 공항 폐쇄와 결항 사태로 인해 예정보다 만 사흘 정도 늦게 대만 타이베이를 경유해 이날 오후 3시 40분 귀국했습니다.
입국한 단체관광객은 하나투어 패키지여행 고객으로 모두 36명입니다.
입국한 관광객들은 현지에서 직접 목격한 포격 상황과 고립됐던 긴박한 순간들을 전했습니다.
강원 속초에서 딸과 함께 여행 중이었다는 김 모(65) 씨는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 관람 도중 겪은 상황을 증언했습니다.
김 씨는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물관 바로 앞 바다에 미사일이 떨어졌다"며 "갑자기 '쾅' 소리가 난 뒤 붉은 불빛이 보이고 검은 연기가 났다"고 현지 상황을 생생하게 설명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람객들은 급히 피신했으며, 예정된 투어 일정은 모두 중단된 채 두바이 숙소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경북 구미에서 온 이 모(66) 씨 역시 "호텔 방에서 밖을 보는데 '왱' 소리가 나더니 탄이 터졌다"며 직접 촬영한 현장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씨는 "원래 2일에 왔어야 했는데 3일간 현지에 더 머물렀다"며 "공습경보는 따로 없었지만,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고, 아랍어로 된 문자가 왔으나 내용을 알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연된 사흘 동안 관광객들은 여행사의 지시에 따라 호텔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사실상 고립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인천 송도의 김 모(69) 씨는 "숙소에서 움직이지 말고 창문에서 떨어져 있으라는 안내 사항이 수시로 왔다"며 "아침은 호텔 조식을 먹고 점심과 저녁은 배달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북 정읍에서 온 직장인 문 모(57) 씨는 "한국의 연휴 기간(2월 28일∼3월 2일)과 겹쳐 한동안 여행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불안했다"며
"현지 상황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인지하게 됐고, 숙소 옆에서도 소리는 계속 들렸으나 심적인 불안감이 컸을 뿐 거리는 대체로 평온해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귀국 항공편에 몸을 실은 순간에도 긴장은 계속됐다고 합니다.
김 모 씨는 "자정쯤 공항으로 향하는데 호텔 주변에도 탄이 몇 번 떨어졌고, 부르즈 할리파 인근에도 하나 날아 들어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새벽 4시 반 비행기를 탔는데 미사일 경로를 피해 오만해와 인도 쪽으로 돌아가는 경로를 유심히 지켜봤다"며 "인도 정도 가니까 '이제 벗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입국장 밖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던 서 모(28) 씨는 "어머니로부터 주변에 연기가 나고 공기가 빨갛다는 연락을 받고 걱정이 많았다"며 "정부 차원의 전세기 안내 등은 따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두바이 현지에는 여전히 귀국하지 못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상당수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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