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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의 인간 흡혈, 18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부터 시작된 듯"

"모기의 인간 흡혈, 18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부터 시작된 듯"
▲ 말라리아

모기가 인간의 피를 빨아 감염병 매개체로 자리 잡는 진화는 180만 년 전 동남아시아에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도착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밴더빌트대 우파사나 샴순데르 싱 박사와 영국 맨체스터대 캐서린 월턴 박사팀은 27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동남아시아에서 채집한 고병원성 르고스피루스군 모기 11종의 DNA를 분석, 인간 선호성 진화가 호모 에렉투스 흡혈에서 시작됐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알려진 3천500여 종의 모기 중 인간 피를 선호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특정 종의 모기가 사람 피를 좋아하는 인간선호성(anthropophily)은 말라리아 원충 등 병원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연구팀은 모기의 인간선호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리고 어떤 환경적·생태적 조건이 그 발달을 촉발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모기 매개 병원체로 인한 질병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1992~2020년 동남아시아 말레이반도·보르네오·수마트라·자바 등 순다랜드(Sundaland) 지역에서 채집한 르코피루스군(Leucosphyrus group) 모기 11종, 38마리의 전체 DNA 염기서열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확보한 고신뢰도의 핵 단일복사 상동 유전자 2천657개와 13개의 미토콘드리아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 정보 등을 이용해 분자시계를 분석하고 조상 형질을 추적하는 방법으로 이들 종의 진화사를 재구성했습니다.

동남아시아 르코리루스군 아노펠레스 모기(Anopheles mosquitoes) 일부 종은 강한 인간선호성을 보이는 인간 말라리아 원충 매개체로 꼽힙니다.

반면 다른 종들은 주로 비인간 영장류(NHP)의 피를 빨아 NHP 말라리아 원충을 옮깁니다.

분석 결과 인간선호성을 가진 모기들의 조상은 530만~260만 년 전 열대우림으로 덮여 있던 순다랜드에서 종 분화를 일으킨 원숭이 흡혈 모기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르코피루스군 일부 종의 인간선호성은 290만~180만 년 전 사이에 순다랜드에서 한차례 진화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 시기는 약 180만 년 전 이 지역에 호모 에렉투스가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이른 시기와 겹치며, 호모 사피엔스가 도착한 7만6천~6만3천 년 전보다 훨씬 이른 것입니다.

또 이는 아프리카의 주요 말라리아 매개종인 감비아얼룩날개모기(Anopheles gambiae)와 콜루치얼룩날개모기(Anopheles coluzzii) 계통에서 인간선호성이 진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50만9천~6만1천 년 전보다 더 이릅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들은 모기의 흡혈 대상 선호성 변화에 체취 감지 수용체 유전자에서의 복수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 연구는 르코스피루스군 모기의 사람선호성이 순다랜드에서 한번 생긴 뒤 유전자 교환을 통해 여러 종으로 퍼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180만 년 전 순다랜드 지역에 호모 에렉투스가 상당히 많이 존재해야 가능했을 것이라며 이 결과는 동남아시아에 초기 인류가 도착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제한적인 화석기록을 독립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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