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 정세의 거대한 지각 변동은 일본과 독일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전범국이라는 역사적 멍에를 메온 두 나라가 최근에는 재무장이라는 위험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글로벌 판, 곽상은 기자가 그 변화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다카이치 총리의 압승은 일본 안보 정책의 대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평화헌법' 뒤에 숨죽였던 일본은 이제 '전쟁 가능 국가'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국가 안보정책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습니다. 국가는 스스로의 손으로 지켜야 합니다. 스스로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 나라를 도와줄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장기전을 대비해 탄약 군수 공장을 국유화하고, 1960년대부터 지켜 온 핵무기는 소유도, 생산도, 반입도 안 한다는 비핵 3원칙을 재검토하며 핵무기 반입을 허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독일 메르츠 총리는 유럽 자체 핵우산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패전의 대가로 분단을 겪고 통일과 함께 '핵무기 영구 포기'를 선언했던 독일에서는 핵 논의가 금기시되어왔지만, 그 금기가 사실상 깨진 겁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독일 총리 : 미국과 유럽의 동맹 관계는 변했습니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던 과거의 향수에 더는 머물 수 없습니다.]
독일은 국방예산을 단숨에 32%나 증액해 영국·프랑스와의 국방비 격차를 벌렸고, 2035년까지 현역 병력을 26만 명 안팎으로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15년 전 폐지된 징병제 부활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전환의 배경에는 안보를 거래의 대상으로 여기는 트럼프의 미국이 있습니다.
일본 한 여론조사에서 유사시 미국이 일본을 지켜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긍정 답변은 역대 최저치인 15%에 불과했습니다.
독일에서도 미국은 신뢰할 만한 파트너인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은 15%에 그쳤습니다.
역시 역대 최저치입니다.
여기에 미러 간 핵무기 감축 협정 뉴스타트까지 지난 5일 종료되며, 각국의 군비 경쟁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반길주/국립외교원 교수 : (국제 질서가)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기제는 약화 되고 모든 것을 무력과 공세적인 정책을 통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단 독일과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군비 지출을 촉진 시키는 게 있죠.]
일본은 중국, 독일은 러시아에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걸 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손 놓고 있을 리 없습니다.
결국에는 모든 나라가 군비 증강에 나서지만, 모두의 안보가 더 취약해지는 안보 딜레마에 빠질 거라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디자인 : 홍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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