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악성 민원에 폭행까지…처우 개선에 장관도
운동장을 걸어오다가 난데없이 얼굴을 강타당하고, 순식간에 머리채를 쥐어뜯깁니다. 흉기를 든 재소자에게 여러 번 경고하지만, 별 소용이 없습니다. 급증하는 정신질환 재소자들의 난동에도 교정시설 내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 난동을 막아내는 건 오롯이 교도관들의 몫입니다.
[최장훈/서울구치소 교도관 : (턱을 맞아서) 15일 동안 밥을 못 씹은 적도 있었고요. 하루하루가 영혼이 갈려나가는 느낌이었어요. 매일매일 전쟁을 치른다고….]
24시간 재소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실전처럼 사격 훈련까지 합니다.
[김지훈/서울구치소 교도관 : 기본적으로 저희는 사격술을 매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군에서 정기적으로 사격 훈련하는 거하고 거의 같습니다 실제로 군부대에 들어가서 저희가 사격 훈련을 하고요.]
2. 업무 강도 커지는 교도관 숫자는?
업무 강도가 커지는 만큼 근무하는 교도관들도 늘어났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교도관 숫자를 보면 2015년 1만 4천800명, 지난해 1만 5천500명입니다. 정신질환 재소자가 2배 늘어나는 동안 관리자 숫자는 사실상 제자리라 교도관들의 업무 강도, 스트레스 지수가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지난 4년간 교도관에 대한 폭행은 50% 넘게 늘었고, 무려 6천800명이 재소자의 고소·고발에 시달렸습니다.
[최용욱/서울남부구치소 교도관 : 몽둥이에 머리를 맞아서 그 트라우마가 좀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방어하려고) 머리로 손이 먼저 올라가고….]
매년 평균 10명의 교정 공무원이 일하다 숨지는 가운데 교도관들의 자살 시도는 일반 성인의 4.8배에 달합니다.
[송영삼/재향교정동우회장 : 후배들 중에는 안타깝게도 자살한다거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서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그런 사례도….]
교정시설 안에서 근무하는 몇 안되는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신질환 재소자뿐만 아니라 교도관들의 심리 상담까지 맡고 있습니다.
[이한성/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교도관 역시) 폐쇄된 공간에서 폭력적인 장면에 많이 노출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심각한 불안, 공황 증상처럼…]
3. 교도관들에게 가장 힘든 건?
군·경찰·소방과 함께 4대 제복 공무원이라 불리지만, 교도관들은 상대적 무관심이 가장 힘들다고 말합니다.
[천동성/퇴직 교도관 : 영화관 할인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할 때 '우리도 제복 공무원인데 왜 안 해주냐' 이러면 그때서 이제 '아, 교도관도 제복 공무원이지?' (하고 그제서야) 이런 것을 포함시켜 준단 말이에요.]
5급 이상 교정공무원이 3.2%에 불과할 정도로 승진 기회가 제한된 압정형 직제 구조도 이들을 힘빠지게 하는 요인입니다. 그럼에도 교도관들을 버티게 하는 건 수용자를 교화시키고, 사회를 지켜낸다는 사명감입니다.
[천동성/퇴직 교도관 : 굽은 나무 펴기보다 힘드는 일 굽은 사람 바로잡기 우리가 맡았네 죄 있다 버리지 말고 때묻은 손길 씻어주는 우리는 민주 교도관 이게 이제 <교도관의 노래> 일부 가사예요. 여기가 무너지면 계속 재범률이 높아지는 거예요. 교도관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부는 근무 체제 정비와 교도관 심리 상담 제도화에 나서는 한편 군·경·소방처럼 장기 퇴직 교도관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는
법안도 추진 중입니다.
[최용욱/서울남부구치소 교도관 : 사기 진작이죠. 호국원에 죽어서 묻혀야 되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그래도 내가 교정직 교도관으로서 어떤 자긍심을 갖고 수용자를 대하고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거기에 따라서 조금 더 우리 교도관에 대한 인식을 좀 높게 가져주고 하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천동성/퇴직 교도관 : 제 아들도 교도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들이자 후배죠. 이렇게 후배 세대들이 교도관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도록 처우가 개선되고 여러 환경이 좋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말 교도소 현장 방문에서 절박한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정성호/법무부 장관 (지난달) : (과밀화 등으로) 어쩔 수 없이 가석방을 늘리고 있잖아요. 잡아넣기만 하면 뭐하냐고요. (재범을) 막아내는 데가 이 교정인데, 우리 교정 현실에 관심을 좀 가져주세요.]
교도관들을 때리고, 물건을 부수고, 난동을 부리는 정신질환 재소자들의 모습. 이 영상들이 자칫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나쁜 영향을 주는 건 아닐지 저희도 고민이 깊었습니다. 그럼에도 정신질환자의 치료 이탈 문제, 무너지는 교정 현실과 안타까운 악순환의 실태를 보여주기 위해 저희는 법무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 내용을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정신질환자가 곧 범죄를 저지른다는 편견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합니다. 이런 인식은 환자의 치료 이탈을 부추겨 범죄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단 건데요. 치료를 피하다가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세밀한 관리가 필요한 한편, 이런 재소자들을 마주하는 교정당국과 교정공무원들의 처우 개선에도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취재 : 권민규,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채지원,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동영상 기사
![[단독] 계산대 들어와 '벌렁'…편의점 난동 부린 '만취 미군'](http://img.sbs.co.kr/newimg/news/20250827/202104960_300.jpg)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