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는 배현진 징계 심의…비당권파는 고성국 징계
배현진 의원이 오늘 오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징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진술했습니다. 당권파인 이상규 성북을 당협위원장이 징계 사유로 제시한 것은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 의원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에 반대하는 당협위원장 21명의 성명을 서울시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외부에 알렸다'는 것입니다. 배 의원은 자신이 성명 발표를 주도하거나 강압한 바 없고, 찬성한 위원장의 의견만 성명에 포함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전례처럼, 배 의원도 중징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습니다. 실제로 배 의원은 자신의 당원권이 정지되지 않을까 염려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서울시당 위원장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되고, 만약 당권파 인사로 시당 위원장이 교체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 지역 공천권을 당권파가 틀어쥐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염려되는 것은 윤리위가 제명과 탈당이 문제가 아니라 저의 당원권 정지 결정 내려서 한창 서울시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시당의 공천권 심사를 일제히 중단시키고 6개월간 쌓아온 조직을 해산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공천권은 중앙당 지도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과 시민의 것이다. 저를 정치적으로 단두대에 세워서 마음에 맞지 않는 껄끄러운 시당 위원장을 징계할 수는 있으나 민심을 징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배현진 의원, 오늘 국민의힘 중앙윤리위 출석 발언)
배현진 "당원권 정지로 서울 공천 심사 중단 염려"…중앙당의 공천권 확대 논란
국민의힘에서는 이미 기초단체장 공천 권한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인구가 50만 명 이상이거나 최고위가 의결한 자치구·시·군의 기초단체장에 대해서는 시도당이 아니라 중앙당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할 수 있도록 하는 당 정책위의 개정안이 그제 제시됐습니다. 이 안대로 되면 서울 강남이나 송파, 강서구와 경기도 수원, 화성시 같은 큰 규모의 기초단체 23곳의 단체장 후보에 대해 장동혁 지도부가 직접 공천권을 행사하게 됩니다. 국민의힘 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어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내 민주주의와 지방 분권이라는 가치에 역행한다는 게 반대 이유입니다. 장동혁 대표가 반대파인 친한계를 몰아내거나 영향력을 위축시키는 데서 나아가 자신의 권한을 비대하게 하려는 것에 대한 반발과 제어로 보이지만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서울시당 윤리위, 고성국 씨에 '탈당 권유' 의결…"국민적 갈등 조장"
국민의힘 당권파 정도의 권력은 아니지만, 비당권파의 징계 반격도 밤새 있었습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는 극우 성향 유튜버 고성국 씨에 대해 '탈당 권유'를 의결했습니다. 징계 회부 사유는 전두환 씨 사진 당사 게재 주장, 오세훈 서울시장 컷오프 주장,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 옹호였습니다. 핵심 사유인 전두환 씨 사진 당사 게재 주장에 대해 시당 윤리위는, 고 씨의 주장이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 행위를 헌정 질서를 파괴한 범죄 행위로 확정한 대법원 확정 판결과 충돌하며, 국민의힘 정강 정책 전문은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등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피청구인의 주장은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부정함으로써 국민적 갈등을 첨예하게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중징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다른 징계 사유를 포함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성국 당원의 행위는 5·18 민주화운동 폄훼에 해당하는 전두환 미화 발언에 그치지 않고, 법원 난입 폭력 사태 옹호를 통한 법치주의 부정, 현직 단체장에 대한 근거 없는 공천 배제 선동 등 복수의 중대한 징계 사유가 병합되어 있다. 또한 징계 절차 개시 이후에도 반성 없이 동일한 행위를 반복하며 개전의 정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 의결 사항 중)
이의신청 반발…중앙윤리위에서 징계 번복 가능성
고 씨는 즉시 이의신청하겠다며 반발했습니다. "자격 없는 윤리위원장이 평당원 소명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불법 결정이므로 승복할 수 없다"고 했는데, 서울시당 윤리위원장은 친한계인 김경진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입니다. 고 씨는 시당 윤리위가 절차를 촉박하게 진행한 탓에 소명서를 제출하고 윤리위에 출석할 시간을 얻지 못했다는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구체적 징계 사유를 적시하지 않아 소명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주장도 하고 있습니다. 고 씨가 이의를 신청하면 징계 문제는 중앙윤리위로 넘어가게 됩니다. 중앙윤리위가 이의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하게 되면 시당 윤리위의 의결을 취소하고 다시 의결할 수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제명한 곳이 중앙윤리위이기 때문에, 고성국 씨에 대한 징계 수위는 시당 윤리위의 결정에서 번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장동혁 대표가 당 윤리위는 독립기구라 강변하지만, 어차피 엄정한 사법 기관도 아닌 정당의 윤리위는 정치적 자장(磁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장동혁 대표 체제 아래 국민의힘의 중앙윤리위는 당 내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정적을 제거하는 용도로 쓰일 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정치적 살인"이라고 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어제 "이른바 숙청정치, 정치적 반대자를 당 밖으로 내모는 형태의 이것은 정치가 아니다. 정치의 일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장동혁 대표가 태도를 바꿀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어제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을 때, 장 대표는 "윤리위에서 다룰 사안이고, 윤리위에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처리할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장 대표는 이미 윤리위 징계를 통한 정치적 반대자의 축출 내지는 위축에 상당한 효능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 상황에 대해 반발과 반대, 걱정의 목소리는 당 내에 있지만 정치적 동지가 잘려 나가는 '징계의 흐름'을 바꿔낼 정치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친한계라는 국민의힘 비당권파의 속성이자 한계 같기도 합니다. 당이 이렇게 흘러가면 지방선거에서 필패라고들 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보자면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 대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당 대표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당 내 권력 지형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고히 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비당권파의 견제를 받지 않는 당 권력의 소유자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 자체의 세(勢)는 잔뜩 오그라든 뒤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다는 게 장동혁 대표의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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