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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주사에 1천만 원, 그리고 우리의 기준 [취재파일]

3분 주사에 1천만 원, 그리고 우리의 기준 [취재파일]
3분 남짓 만에 A 씨는 주사를 모두 맞았습니다. 그날 양팔에 맞은 주사는 약 1천만 원. 간호사가 A 씨의 양팔 쪽을 오가며 주사를 놓는 모습을 바라보던 A 씨 어머니 박순배 씨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습니다. 주사를 모두 맞은 뒤, 진료실에서 모녀와 함께 인터뷰를 했습니다. 어머니와 나란히 앉은 A 씨가 자주 눈길을 아래로 떨어뜨렸습니다. "집을 팔아서 치료비를 마련했다"고 어머니 박 씨가 말할 때도 그랬습니다. 주제넘게도, 그 순간 좁은 진료실 안에 가득 차 있던 감정은 서로에 대한 미안함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처음부터 아이에게 이 치료제를 쓰지는 못했다고 말하는 박 씨와, 어머니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에 더 말을 보태지 않으며 조용히 듣기만 하던 A 씨. 왜 미안함은 이들만의 몫일까. 주사를 맞고, 진료실을 나서고, 팔짱을 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던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집 팔아서라도 딸 치료를"


A 씨는 저인산혈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습니다. 국내에 약 150명 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유전자 변이로 인해 우리 몸에 있는 인산이 빠져 나가면서 뼈가 점차 물러지는 증상을 보입니다. 어린 시절, A 씨의 다리가 한쪽으로 많이 휘면서 어머니 박 씨는 이상함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생활을 해왔지만, 대학생 때부터 증세는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자꾸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서, 걷는 걸 잘 못하고 누워 있는 시간이 많더라고요. 등도 새우처럼 굽기 시작하더니 밤에는 잠도 못 자고 자꾸 깨서 온몸이 아프다는 거예요."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이 심해지자, A 씨 진료를 보던 병원 담당 교수가 박 씨에게 '큰 결정을 내리셔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고 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걸 알지만 지금 상황에서 아이(A 씨)를 살릴 수 있는 건 그 치료제밖에 없으니 결심을 하시고 시작을 해보시면 어떻겠느냐' 말씀을 주셔서…. 다시는 (A 씨가) 일어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이제는 집을 팔아서라도 치료를 해야 되겠다 해서 시작을 하게 됐죠."

'저인산혈증' 환자 A 씨, 어머니 인터뷰

그렇게 한 달에 한 번 맞게 된 이 새로운 주사제의 가격이 A 씨의 경우(주사제 용량은 환자의 몸무게에 따라 다르고, 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약 1천만 원이었습니다. 건강보험 혜택은 A 씨에겐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주사제는 성장 지연 등의 임상 증상이 있는 만 12세 미만 환자에게 기본적으로, 나아가 만 18세 미만의 경우에는 골 성장 진행이 확인된 경우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애초 성인의 경우에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닐 뿐더러, 성인이 되기 전부터 주사를 맞더라도 만 18세가 되면 건강보험 적용이 중지됩니다. '말이 안 된다'고, 박 씨는 말했습니다. "소아 때는 아프고 성인이 돼서 덜 아프고 이러지 않거든요. 만약에 내 자녀가 이런 희귀질환으로 아프다고 하면 제가 했던 것처럼 집을 팔든 뭐 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마련을 하셔서 아이를 살려야겠다 생각을 하고 치료를 하시는데, 내가 아프다고 우리 가정을 팽개치면서까지 성인 환자 분들이 치료를 하실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닌 거잖아요, 사실은." 박 씨는 답답함에 국가인권위원회 문도 두드렸습니다. 성인 환자들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침해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담아 진정서를 제출한 겁니다.

▶ 주사 한 번에 "1천만 원이요"…성인 환자들 '끙끙' (1/31 8뉴스)
 

"나이 구분? 의학적 이유 없다"


나이를 기준으로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가리는 것에 의학적인 이유가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해졌습니다. 급여(건강보험) 중지 기준에 만 18세가 명시돼 있는 것에 의학적인 이유가 있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유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딱 잘라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조건은 사실 의학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가 없고, (성인에 대해서도) 임상적 유용성은 굉장히 많이 좋은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부담스러운 비용에 치료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환자들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이 교수는, 급여 기준 설정에 대해 이런 말을 보태고 싶다고 했습니다. "한 명 한 명에 들어가는 비용은 조금 많을 수도 있지만, 이들의 기능이 떨어지면 가족 중에 누군가는 붙어줘야 됩니다. 왜냐하면 혼자 독립적인 생활을 못하고 경제력도 안 되고. 그런데 이 한 사람을 저희가 제대로 교육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게끔 하면 사회의 한 인력으로서 내는 그런 생산성은, 그 한 사람을 살려냄으로 해서 전체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정말 그건 돈으로 셀 수 없는 큰 기여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사람의 삶이 바뀌면서 사회적 기능을 할 수 있는 그런 효과까지 생각한다면 이거는 (사회가 지출하는 비용이) 비싸다고만 할 수는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소아 환자 대비 성인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이 불충분하여 소아에게만 급여가 설정"되었었다고 설명했는데, "최근 성인 투여에 관한 임상적 유용성이 추가되어 급여 기준안을 보건복지부에 검토보고하고 후속 단계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해외 사례를 검토해 봤을 때 주요 국가들은 모두 성인을 대상으로도 국가가 지원하고 있단 겁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당하기엔 역부족…결국 포기한 치료제


이렇게 나이를 기준으로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갈리는 질환이 우리나라에 저인산혈증 하나만 있는 건 아닙니다. 역시 유전자 이상으로, 뼈와 치아 등 형성에 필요한 인산분해효소가 떨어져 골절, 성장 지연, 치아 탈락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저인산효소증도 비슷한 경우입니다. 현재 공식적인 환자 통계도 존재하지 않는 이 희귀병의 건강보험 적용 조건에는, 방사선 사진에서 저인산효소증의 특징적인 골 증상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등의 임상적 조건을 포함해, 치료 시작이 만 19세 미만이어야 한다는 것도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2024년, 40대 중반의 나이에 저인산효소증을 진단받은 김현주 씨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지역의 의료진도, 지역의 건강보험공단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병명을 처음 진단 받았을 때는 그야말로 막막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포기하고 싶었어요. 내 삶을 포기하고 싶어서.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까 애들이 보이더라고요." 휠체어를 타고, 뼈가 부러질까 하루하루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며 일상을 버티고 있는 김 씨는, 유일한 치료제인 주사제는 포기한 상황입니다. 역시 몸무게에 따라 용량에 차이가 있어 환자마다 가격에 차이는 있지만, 1년에 수억 원에 달할 수도 있는 치료제를 스스로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비타민 D하고 칼슘제. 좀 어지럽다고 하면 철분제. 이 정도만 치료를 받고 있고요. 약 비용 때문에 그냥 저는 그 정도만 밸런스만 유지를 하고 있고요." 설상가상, 김 씨 딸도 같은 질환을 진단 받아 현재 병원의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 딸을 생각하면 멈출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도 상처를 받아봤거든요. '나이가 있으니까 좀 아프다가 그냥그냥 세월이 흐르면 되지'라는 말도 들어요. 제가 (휠체어로) 이동을 하다가 불편한 사람들이 있으면 '왜 나왔어. 그냥 집에만 있지' 소리까지 듣거든요. 그래서 더 활동을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활동을 해야 제가 조금이라도 벌어서 병원이라도 가보자 (하거든요). 내가 50살이라고 했잖아요. 50살에 20년을 보태봤어요. 우리 자녀들에도 20살을 보태봤어요. 그럼 내 나이가 되잖아요. 그때는 이미 늦잖아요. 그러니까 이번에 말이 나왔을 때 제도 개선이 됐으면 하는 희망이 있어요."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이 치료제에 대해선 아직까지 "성인 환자에 대한 의학적 근거(유효성 및 안전성 연구)가 불충분하다"는 입장, 김 씨의 기다림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의 한계, 그래서 '기준'


'저인산혈증' 환자 A 씨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SBS 8뉴스가 보도된 뒤 기사에는 여러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 가운데 "의료보험의 재원이 유한하다는 게 문제"라는 댓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습니다. 건강보험 재정에는 한계가 있고, 모든 질환의 모든 의료비를 지원해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고, 매우 필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나이'라는 기준이 다소 불합리한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과거 이런 기준과 관련해 법적 판단에 이른 사례도 있습니다. 지혈에 어려움을 겪는 질병인 혈우병 치료제와 관련한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은 겁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이 한정돼 있다는 이유로, 고가인 혈우병 치료제의 급여, 즉 보험 적용을 적절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 '1983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로 급여 적용 대상을 제한했습니다. 이를 두고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환자들이 낸 헌법소원에서 헌법재판소는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환자의 출생 시기는 부모의 혼인, 임신, 출산과 같은 우연한 사정에 기인하는 결과의 차이일 뿐, 이런 차이로 인해 환자들에 대한 요양급여 필요성이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면서, 보건복지부의 조치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한 겁니다. 물론 이 사례가 이번 기사에서 소개한 사례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 당국이 긋는 '기준'의 의미는 환자들에게 이렇게 크게 다가올 수 있단 점에서 다시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질환 기준' 없는 '재난적의료비 지원 사업'


그래서 또 하나, 주목했던 '기준'은 바로 재난적 의료비였습니다. 이렇게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의료비의 경우 가정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겠죠. 이런 이들을 위한 제도가 바로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입니다. '질병·부상 등으로 가구의 부담 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겪는 가구에 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이 역시 신청을 하는 사람에게 모두 지급하는 건 아닙니다. '기준'이 있습니다. 소득, 재산, 의료비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또는 기준 중위소득 100%인 이하인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2026년 기준 중위소득 100%는 1인 가구 기준 256만 원, 2인 가구 기준 419만 원, 4인 가구 기준 649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소득이 이 아래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만 기준 중위소득 100~200%는 개별적으로 심사해 따져본 뒤 결정합니다). 재산 과표는 7억 원을 넘지 않아야 하며, 쓰인 의료비는 가구 연소득의 10%를 넘어야 합니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할 때, 소득에 따라 의료비 본인 부담금의 50~80%를, 연 최대 5천만 원까지 지원하는 게 바로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입니다.

다만 질환 기준은 따로 없습니다. 모든 질환이 대상입니다. 지난 2023년,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중증 질환 한정이던 지원사업 대상이 외래에서도 모든 질환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러면서 연도별 수혜대상자 및 지원금액도 껑충 뛰었습니다. 2021년 16,684명에게 441억 여 원 지원됐던 재난적의료비는 2023년엔 33,518명에게 1,006억 원이 쓰였습니다. 이듬해인 2024년엔 50,711명으로 지원대상자가 늘었고, 지원 금액도 1,581억 원이 됐습니다. 이런 보장성 확대가 제도의 정책적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에서 실증적인 분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비만, 원형탈모 치료비도 재난적 의료비?


국민건강보험 (사진=연합뉴스)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중증 외 질환'에 대한 재난적의료비 지원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중증 외 질환자 82,246명에 대해 지원을 한 금액이 모두 2,195억여 원이었습니다. 2023년 524억 여 원, 2024년 883억 여 원, 2025년 8월까지 787억 여 원으로 지원 규모는 점차 증가 추세입니다. 가장 많은 금액이 지원된 질병은 '기타 척추병증'으로 289억 여 원이었고, 158억 여 원의 '기타 추간판장애'가 그 다음, '무릎관절증'이 154억 여 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모두 근골격계 질환입니다. 또 감염성 질환인 옴에 1천여 만 원, 비만에 4천 4백만 원, 원형 탈모 1천 7백여 만 원이 지원된 사실도 확인됩니다.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자를, 건강보험연구원의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의 적용기준 평가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는 5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암·중증질환 외래환자군, 장기입원 중증질환군, 소득 100% 초과 고액중증질환군, 소득 50% 이하 소액의료비 발생군, 척추질환 입원수술군이 그 5가지입니다. 2018년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저소득층 소액의료비 발생군(32.2%)이었습니다. 그 뒤는 장기입원 중증질환군(30.5%)이었고, 척추질환 환자군(16.4%)가 세 번째였습니다. 그런데 2023년엔 2위와 3위의 순서가 바뀝니다. 척추질환 환자군(31.7%)이 장기입원 중증질환군(18.3%)을 앞지른 겁니다. 소득수준이 100% 이하이면서 심장·뇌혈관·뇌출혈, 희귀질환, 중증난치질환으로 본인 부담금 200만 원을 넘는 의료비를 쓰고 있는 사람보다, 척추질환으로 입원 또는 외래 치료를 받으면서 본인 부담금이 2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인 대상자들이 더 많이 재난적의료비 지원 사업의 수혜를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고액 비급여 대상자 선별해 지원해야"


연구진은 벨기에와 우리나라의 사례를 비교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소수 대상자에게 고액 의료비를 지원해주기보다는 다수의 대상자를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공적건강보험과 실손보험, 기타 의료비 지원 사업에서도 보장받지 못하는 영역에 놓인 소수 대상자, 그리고 급여가 아니지만 질병의 적절한 치료에 필수적인 고액 비급여를 사용하는 대상자를 선별하여 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제도로 개선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건강보험연구원의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적정 보장을 위한 정합성 분석》 보고서도 비슷한 맥락의 지적을 이어갑니다.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을 인지하고 있는 병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저소득층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진료를 받을 경우,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의료기관보다 더 높은 의료비(입원 의료비 36% 이상, 외래의료비 13% 이상)를 발생시키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관련 모니터링을 도입하는 한편, 중증·희귀질환 중심으로 협력기관을 승인하고, 특히 외래의 경우 고액중증질환에 선별적으로 의료비를 적용하자는, 즉 2023년 대상 확대 이전으로 기준을 재적용하자는 제언도 내놓았습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묻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경증 질환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제도를 개선하려고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인의 몫만으로 돌리기엔


아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에서 낙오되고 소외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그런 낙오와 소외의 이유로 '소수자'라는 게 작동해서도 안 될 겁니다. 건강보험 적용 확대(비급여의 급여화), 희귀질환 산정특례제도 확대 등 각종 제도가 밟아 온 방향 역시 그런 단순한 명제를 뒷받침합니다. 개인과 개인이 서로에게 미안해하며 그 모든 책임을 나눠 감당하기엔, '그림의 떡'이라고 하소연하고 싶을 정도로 의료비의 경제적 장벽이 너무 높습니다. 낙오되지 않을 방법이 없다는 이들의 짐을 어느 정도 나눠질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은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지점이 있는지, 늘 고민을 이어가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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